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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100일 ‘현대百 판교점’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오픈 100일 ‘현대百 판교점’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등록 2015.11.27 19:00

황재용

  기자

28일 100일 맞아···매출 2000억원 돌파하며 효자 등극‘직격탄’ 맞은 주변상권 고객 발길 끊어져 불만 터져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사진=현대백화점그룹 제공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100일 만에 현대백화점그룹의 ‘효자’로 자리 잡았다. 지난 8월 21일 수도권 최대 규모로 오픈 한 것. 하지만 주변상권이 파괴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유통업계와 현대백화점그룹 등에 따르면 판교점에는 지난 100일간 약 1000만명이 다녀갔으며 그중 400만명이 물건을 구입했다. 그룹이 예상한 이날 매출까지 포함한 총 매출은 2100억원에 이른다.

하루 최고 매출 기록은 83억9000만원(개점일 당일)이었고 주말 평균 매출은 30억원 정도다. 특히 2100억원이라는 수치는 지난 2009년 문을 연 국내 최대 규모 백화점인 신세계 부산 센텀시티점의 기록(1500억원)을 갈아치운 매출이다.

또 구매 고객은 20∼30대가 41%, 40대가 30%를 차지했다. 다른 백화점의 20∼40대 평균 비중이 40%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판교점은 젊은 층이 많이 다녀간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원정 고객들이 많았다. 구매 고객 중 절반에 달하는 약 200만명이 10㎞ 바깥 지역에서 찾아온 고객으로 집계됐다. 문화센터 이용자의 38% 역시 10㎞ 바깥에서 백화점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요한 것은 판교지역에는 다른 지역과 달리 대중교통수단이 부족한데 이런 상황에도 원거리 쇼핑객이 많았다는 것이다. 즉 판교점이 수도권 남부상권의 중심축을 판교로 가져왔으며 이것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판교점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였다. 브랜드와 문화공간의 차별화는 물론 가족 단위 고객을 위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과 맛집 등을 통해 휴식을 즐기는 라이프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렇듯 판교점은 오픈 100일 만에 현대백화점그룹의 효자로 등극했다. 이에 대해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매장이 단순한 구매 공간이 아니라 삶을 위한 공간으로 진화하면서 고객들이 많이 찾은 것으로 보인다. 고객 만족도를 높일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상권에서는 판교점의 이런 성과가 반갑지가 않다. 직격탄을 맞으며 상당수의 고객을 잃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백화점이 들어선 후 판교점에서 도보로 15분 걸리는 판교 백현동 카페거리에는 손님이 크게 줄었다. 가게의 매출이 반토막 났고 방문자가 줄자 텅빈 매장도 늘었다. 판교점에서 500m 거리에 있는 상가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게다가 손님이 줄면서 건물주들이 재계약을 할 때 월 임대료를 깎아주는 일이 발생하고 있으며 점포가 매물로 나와 있지만 실제적인 거래가 이뤄지지는 않는 상황이다.

즉 유통 공룡이 등장하면서 영세상인이 대기업과 경쟁하게 됐고 결국 판교점의 매출이 늘어난 만큼 이들의 수익이 줄어든 셈이다. 또 이로 인해 일부 상점 주인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백현동 카페거리 한 상점 주인은 “현대백화점 판교점이 오픈한 후 매출이 반으로 줄었다. 현재 운영이 어려줘 가게를 정리할지 고민하는 중”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카페거리를 자주 찾던 한 성남시민은 “판교점이 들어서기 전에는 이곳 카페거리와 주변 상가에 손님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까지 생겼다”고 토로했다. 이어 “판교점의 등장으로 쇼핑과 문화, 여가 등을 한 번에 즐길 수 있게 됐지만 주변상권이 죽어 지역경제에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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