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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이은 빅2’ 이재용 vs 정의선

‘대를 이은 빅2’ 이재용 vs 정의선

등록 2015.11.03 08:19

수정 2015.11.03 10:20

강길홍

  기자

재계 1,2위 삼성·현대차 차기 총수 역할이재용 “과도한 의전 없애라” 실용주의정의선 “안티팬과도 대화해라” 소통주의이들이 꾸며갈 삼성과 현대차 미래 기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사진=뉴스웨이DB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사진=뉴스웨이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재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차세대 리더다. 국내 재계 1,2위인 삼성과 현대차의 후계자인 이들은 대를 이어서 재계 리더 빅2의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아버지 세대와는 다른 두 사람의 리더십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미 국내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총수 역할을 하고 있다. 아버지인 이건희 회장이 공백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사실상 그룹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그룹의 사업재편으로 아버지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구조 상으로도 정점에 올라 있다. 사실상 그룹의 오너가 된 것이다.

삼성그룹의 수장이 된 이 부회장의 리더십은 ‘실용주의’로 요약된다.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의 전면에 나선 뒤 가장 먼저 추진한 것도 바로 핵심 사업 분야는 키우고 부진한 계열사는 잘라내는 사업재편이었다. 물론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이기도 했지만 이를 통해서 삼성그룹은 문어발식 사업구조를 잘하는 사업 위주로 솎아냈다.

한화그룹과의 빅딜은 삼성그룹 사업재편의 백미로 꼽힌다. 삼성과 한화는 지난해 말 화학·방산 분야 계열사에 대한 ‘빅딜’을 단행했는데 이 부회장의 결단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약 2조원에 달하는 삼성과 한화의 빅딜은 외환위기(IMF) 이후 민간이 주도한 거래 중 최대 규모로 꼽힌다.

이 같은 거래는 김승연 한화 회장이 먼저 제안했지만 이 부회장이 판을 키웠다. 당초 한화 측은 방산 분야는 삼성탈레스만 인수하기를 원했지만 삼성 측이 탈레스 지분을 보유한 삼성테크원까지 거래에 포함시키자고 역으로 요청한 것이다. 협상이 빠르게 진행된 것도 두 수장이 직접 관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삼성그룹이 강남으로 둥지를 옮기고 있는 과정도 ‘이재용식 실용주의’가 발휘됐다는 평가다. 삼성그룹의 양대 축인 삼성생명은 서울 태평로 사옥을 매각하고 본사를 서초동 삼성타운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평로 옛 삼성 본관에 입주해 있는 삼성증권도 본사를 서초동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태평로는 삼성그룹의 뿌리와도 같은 곳이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대구에서 창업했지만 서울에서는 이곳에 터를 잡았다. 이건희 회장이 2008년 현재의 서초동 삼성타운으로 이전하면서도 태평로에 일부 기능을 남겨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계열사 대부분을 과감하게 강남으로 이전시키고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계열사들을 하나로 모아 의사결정의 속도를 높이고 경영의 효율성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실용성을 내세우면서 삼성이 유서 깊은 태평로의 상징성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강남으로 둥지를 옮길 수 이었다는 평가다.

현대차그룹의 확실한 후계자로 꼽히는 정 부회장은 지배구조 핵심에 있는 지분(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최근 현대차 지분 316만주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지분 승계 작업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분 승계 과정은 아직 더디지만 정 부회장은 착실히 경영수업을 받으면서 그룹을 이끌 리더십을 일찍부터 키워왔다. 정의선 부회장의 리더십은 소통주의로 요약된다.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의 리더십이 ‘불도저’였지만 정 부회장의 리더십은 좀 더 부드러워졌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가 최근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도 정 부회장이 적극적으로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정 부회장은 안티팬까지 끌어안기 위해 노력하면서 진정한 소통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인터넷 공간에서 현대기아차에 대한 소비자의 불만이 만연해 있는 원인이 그동안 고객과의 소통 의지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이 같은 국내 여론의 악화는 현대차의 글로벌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미친다. 현대기아차가 한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인 것이다.

이에 정 부회장은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하며 현대기아차에 대한 오해와 의혹을 적극적으로 해소하라는 특명을 경영진에 내렸다. 최근 현대차가 실시한 충돌실험은 이 같은 소통의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내수용과 수출용 차의 성능과 안전에 차이가 있다는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정면충돌 실험을 단행한 것이다.

현대기아차 고위 경영진도 고객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가 지난 27일 남양연구소에서 진행한 고객간담회에서 김충호 현대차 사장은 직접 고객과 대화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과거에 볼 수 없었던 풍경이다. 권문식 연구개발본부 부회장, 피터 슈라이어 디자인 총괄 사장, 곽진 국내영업본부 부사장 등도 차례로 고객 간담회에 참석할 계획이다.

정 부회장의 이 같은 소통 행보는 서서히 의미 있는 결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09년 77%였던 내수 점유율은 지난해 69%로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들어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내수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재계 서열 1,2위인 이 부회장과 정 부회장은 젊은 리더답게 아버지대와는 다른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그룹 경영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고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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