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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놈이다’ 이유영, 순수와 공포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분방한 신예

‘그놈이다’ 이유영, 순수와 공포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분방한 신예

등록 2015.10.26 00:02

홍미경

  기자

영화 ‘그놈이다’ 이유영.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영화 ‘그놈이다’ 이유영.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 삼청동은 활기차고 에너지로 넘쳤다. 그런 기분 탓일까? 생동감이 넘치는 배우 이유영과의 만남은 마치 축제에 간듯 즐거웠다. 약 한 시간가량 기분 좋게 달뜬 기분으로 만난 그녀와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봄’으로 시작해서 ‘간신’으로 이어지 행보에 이유영을 향해 쏟아진 시선은 조금 남달랐을 것이다. 하지만 스릴러와 공포를 한데 섞은 ‘그놈이다’ 방향을 급선회하며 이 신인 여배우에 대한 평가 역시 가을 햇살에 익어가는 선홍빛 홍시만큼 뜨거워지고 있다.

“영화 크랭크업 후 5개월 정도 지났다. 촬영 당시 강렬했던 느낌이 사그라지는가 싶었는데 얼마 전 시사회를 보면서 다시 느꼈다”라면서 “보통 스릴러물 촬영하면 배우들이 힘들어 한다고 하는데 저는 촬영 현장에서 ‘컷’하는 순간 캐릭터에서 잘 빠져 나오곤 한다”

아직 신인이라는 꼬리표가 무색할 만큼 일과 일상을 분리하는 그녀의 모습에서 당찬 요즘 청춘들의 모습이 보인다.

“연기할 때는 역할에 몰입하고 이후에는 인간 이유영의 생활에 완전 젖어들고 싶다. 힘든 역할 한다고 해서 나 자신이 너무 몰입해 있으면 내 삶이 힘들어지는 것 같다. 그런 점이 싫었던 것 같다”

그런 탓일까. 이유영은 ‘그놈이다’ 시사회를 보는 내내 객관적인 시선이 되어 관객의 입장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고.

영화 ‘그놈이다’ 이유영.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영화 ‘그놈이다’ 이유영.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시사회를 보는데 내가 저런 역할이었구나 싶어지면서, 새삼 무서워졌다. 실은 촬영하면서 스릴러물인데 무섭지 않으면 어쩌나 걱정했다. 그런데 막상 보니 너무 무섭더라. 편집이랑 효과음이 더해지니 더 놀랍더라. 제가 찍었어도 적응이 안됐다. 전작들이 ‘봄’과 ‘간신’을 볼 때는 저만 보였다. 이 작품에서는 순수하게 관객의 입장이 돼 지더라”

‘그놈이다’에서 이유영은 죽음을 미리 보는 예지 능력을 지닌 여인 시은으로 분한다. 유일한 가족인 여동생을 잃은 장우(주원 분)와 함께 사건을 풀어나가는 역할. 범인이 누구인지 밝혀내기 위해 온힘을 다하는 장우의 시선으로 극은 시종일관 공포와 긴장감이 조성된다.

“시나리오 읽었을 때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구나 싶었다. 미스터리에 신비한 분위기 그리고 공포, 독특하고 흥미로운 소재(굿 장면, 기이한 현상)가 잘 어우러질까 걱정 있었다. 그런데 막상 영화를 보니 그게 잘 어우러져서 한 순간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더라. 거기에 추격씬과 액션씬까지 더해져 끝까지 지루할 틈이 없었다”

단 세 작품 만에 충무로가 주목하는 배우로 급성장한 이유영. ‘그놈이다’에서 죽음을 보는, 예지 능력을 지닌 캐릭터를 완벽하게 해냈다는 평을 받으며 차세대 충무로 유망주에 우뚝 섰다.

“일반적인 캐릭터가 아니라서 처음에는 막막했다. 환영을 보는 장면이나 귀신을 보는 장면도 그렇고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이고 실제로 보여 지는 것이 아니다 보니 여러모로 어려웠다. 영상자료를 통해 빙의 됐을 때 사람의 몸 상태가 어떤지, 귀신을 봤을 때 몸 상태와 호흡 상태 어떻게 변화 시켜야 할지, 눈빛 몸짓은 어떻게 할까 등 연구를 많이 했다”

사진=영화 '그놈이다'사진=영화 '그놈이다'


타인의 죽음을 볼 수 있는 예지력으로 마을에서 외톨이처럼 지내는 시은은 자신에게 가장 먼저 말을 걸어준 유일한 친구 은지의 죽음을 보지만 외면하고, 그 죄책감에 장우에게 다가선다.

“귀신을 본 경험 전혀 없다. 그렇지만 귀신이 있다고 믿는다. 무엇보다 사람 잘 믿는 편이다. 그래서 손해 보기도 한다. 사람을 잘 믿고 좋아하다 보니 상처 받는 적이 많다. 나는 진심으로 다가갔는데 알고 보니 그 사람은 다른 목적이 있었을 때 상처 받곤 한다.

극중 시은은 순수해 보이면서도 미스터리한 복잡한 감정을 지닌 여인. 이제 스물다섯이 여배우가 감당하기에 녹록치 않은 감정선 같다.

“귀신을 보는 행위 자체가 비현실적이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가짜로 보일 수 있을 것 같아 가장 적정했다. 때문에 촬영 내내 내면에 집중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현실감 있는 인물 만들기 위해 신 내림 받는 사람들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와 무당 분들 이야기를 찾아봤다. 그들의 삶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 제가 느낀 감정을 관객들이 시은이를 보면서 느끼도록 해 주고 싶었다”

첫 스릴러물 도전을 무사히 끝내고 평단와 언론에서 이유영에 대한 찬사가 쏟아졌다. 그녀 자신은 연기에 대해 만족할까?

“짧지만 영화 하면서 아쉬움이 없는 순간은 한 번도 없었다. 특히 이 영화는 아쉬움 너무 많았다. 그런데 저에 대한 아쉬움을 뒤로 할 만큼 영화가 너무 잘 나와 다행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아쉬움 뒤 시은 캐릭터를 무사히 해냈다는 뿌듯함과 만족감 동시에 생기기도 한다. 또 영화의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잡아가는데 있어서는 잘해낸 것 같았다. 물론 편집과 음향 등 감독님이 제 부족한 부분을 잘 채워주셨다”

영화 ‘그놈이다’ 이유영.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영화 ‘그놈이다’ 이유영. 사진=최신혜 기자 shchoi@newsway.co.kr


이제 갓 세 편의 영화를 끝낸 이유영에게 유해진, 주원 두 거물급 배우들을 감당하기에 버거웠을 것 같다.

“주원 오빠의 첫인상은 좀 차가워 보였는데 항상 웃는 얼굴로 촬영장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하곤 했다. 또 촬영전 준비 기간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제가 어떤 연기를 해도 다 받아주더라. 돌발 연기를 해도 거기에 맞게 리액션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유연한 배우구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싫은 소리 한 번도 안하더라. 제가 준비 될 때까지 기다려 주고, 그런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 보면서 많이 배웠다. 그리고 상대 배우가 연기 더 잘하도록 배려하는 배우다”

유해진, 주원 두 배우 사이에서도 기 눌리지 않고 당찬 눈빛의 존재감을 빛낸 이 배우를 브라운관에서도 볼 수 있을까 궁금해진다.

“드라마 너무 좋다. 기회 있으면 하고 싶다. 영화, 드라마 가리지 않고 하고 싶다. 드라마라면 밝고 저다운 역할 해보고 싶다. 풋풋한 대학생 캐릭터나 푼수 끼도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 가벼운 로맨스 장르의 편안하게 볼 있는 드라마라면 좋을 것 같다”

새하얀 도화지 같은 배우 이유영의 다음 행보는 홍상수 감독의 신작이다. 김주혁, 유준상, 권해요와 호흡을 맞췄다. 이번에도 쟁쟁한 배우들 사이에서 얼마나 반짝반짝 빛을 발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편 영화 '그놈이다'는 여동생을 잃은 남자가 죽음을 예견하는 소녀의 도움으로 끈질기게 범인을 쫓는 얘기를 그린 영화다.

하나뿐인 여동생을 잃은 남자 장우 역에는 주원, 이유도 없이 범인으로 몰린 남자 민약국 역에는 유해진이, 죽음을 보는 소녀 시은 역에는 이유영이 분한다. 오는 28일 개봉.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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