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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금리 인상 ‘카운트다운'··· 국내 증권사 악재

美금리 인상 ‘카운트다운'··· 국내 증권사 악재

등록 2015.09.08 08:25

김민수

  기자

기준금리 인상시 채권가격 하방 압력 심화국내 증권사 채권운용수익 감소 불가피할 듯“단기간 영향 제한적일 것” 반론도 적지 않아

美금리 인상 ‘카운트다운'··· 국내 증권사 악재 기사의 사진

美금리 인상 ‘카운트다운'··· 국내 증권사 악재 기사의 사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하면서 그 동안 저금리 효과 속에 고공행진을 보이던 채권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채권운용 수익을 기반으로 상반기 큰 폭의 실적 호조를 보인 국내 증권사들이 하반기에는 반대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는 모습이다.

◇低금리에 채권가격 강세··· 증권사 실적 이끌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증권사들은 4년째 제자리를 맴도는 박스권 장세와 개인투자자 이탈로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대규모 조직 개편은 물론 증권사 설립 후 처음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업계 전체가 인력 감축 및 비용절감 노력에 매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들어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하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되는 양상이 전개됐다. 뚜렷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브로커리지 영업이 호조를 보였고, 거래량도 큰 폭으로 늘어나는 등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금리 하락추세에 따른 채권 관련 이익이 증권사 실적 회복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기준금리 인하가 시중금리 하락을 촉발시켰고, 이는 곧 채권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채권 운용수익을 크게 증가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국내 증권사들의 채권 관련 이익은 2조원을 상회했다. 2분기 역시 국고채 금리 상승 기조 속에서도 8311억원의 운용 수익을 시현하는 등 올해 상반기 국내 증권사 실적에서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美 기준금리 인상 임박··· 채권가격 하락 이미 시작

반면 하반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면서 채권시장은 벌써부터 큰 폭의 움직임이 나타나는 양상이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16일과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꾸준히 밝힌 만큼 빠르면 9월, 늦어도 12월에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내년으로 늦출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담당하는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한 때 5100선을 상회하던 중국증시도 최근 급락하며 3000선마저 위협당하는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며 글로벌 자금이 신흥국시장에서 선진시장으로 이동하며 달러 강세를 촉발하는 등 세계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때문에 시장 일각에서는 미 연준이 당초 스케줄대로 9월 금리인상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일부 연준위원들이 잇따라 9월 기준금리 인상이 시기상조라는 발언을 내놓는 것 역시 이 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실제 금리 인상 시점과 무관하게 채권시장에서는 이미 이를 반영한 투자심리가 전개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중앙은행이 설정하는 기준금리와 달리 시중금리는 향후 전개 방향을 감안해 도출되는 만큼 금리 인상 효과가 선반영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채권 금리는 미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에 따라 연동되는 게 사실”이라며 “금리인상 자체는 시장에서 부담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완만한 금리인상이 구체화될 경우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실적 기대감 여전” 반론도

하지만 여전히 국내 증권사들의 하반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가 우세하다. 채권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감소는 피할 수 없겠으나 국내증시에서의 거래량 호조가 여전한 만큼 실적 방어가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국내증시의 단기 폭락에도 일평균거래대금은 9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난 7월 기록한 11조원에 비해서는 다소 줄어든 것이지만, 올해 초 7조원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원재웅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증시 일평균거래대금이 9조원 수준을 유지한다면, 증권사 리테일 사업주의 순익분기점 돌파는 어렵지 않다”며 “최근 급락장 속에서도 고객예탁금과 신용융자잔고가 여전히 충분한 만큼 하반기에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미국이 기준금리을 인상한다 하더라도 국내 시중금리까지 영향을 미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현재 우려가 과도하는 지적도 나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한 나라의 장기금리를 결정하는 주된 요인은 결국 시장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의해 자율적으로 결정된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되지만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더라도 국내 채권시장에 곧바로 영향을 주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수 기자 hms@

뉴스웨이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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