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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그룹 god 김태우는 왜 울어야 했나

[포커스]국민그룹 god 김태우는 왜 울어야 했나

등록 2015.04.11 08:00

수정 2015.04.11 08:56

이이슬

  기자

김태우 / 사진=이수길 기자  김태우 / 사진=이수길 기자


국민그룹 god(지오디) 막내 김태우는 그 어느 때보다 잔인한 봄을 보냈다.

10년지기 우정을 나눠온 가수 김태우와 길건이 하루 아침에 진실공방을 벌이며 얼굴을 붉혔다.

김태우와 길건은 하루 사이 기자회견을 열고 서로의 주장에 반박했다. 이는 가수 길건이 김태우가 경영하는 소울샵엔터테인먼트(이하 소울샵)를 상대로 지난해 11월 전속계약 해지에 대해 구두 합의한 후, 소울샵 측의 내용증명에 대해 길건이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하면서 갈등은 폭발했다.

길건은 2013년 7월 소울샵과 계약 후 1년 4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계약 해지를 결정했다. 이에 소울샵은 길건에 계약 해지에 따른 위약금 청구 내용증명을 보냈다.

당시 소울샵 측은 길건을 알리기 위해 노력했으나 가창력 있는 가수로서의 이미지가 부족해 활동에 많은 제약을 받았고 길건은 신인가수가 아님에도 뮤지컬 오디션에서 기본적인 가수의 자질조차 보여주지 못해 소속가수로서 소속사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고 주장했다.

길건이 매달 월 300만원을 차입해서 지불해 달라는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울샵 건물에서 자살을 하겠다고 협박했다는 게 소울샵 측의 설명이다.

길건의 입장은 탈랐다. 길건은 회사에서 음원을 내주지 않았으며, 시구 외에 아무런 활동을 지원해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2008년 이후 장시간 동안 가수 활동을 하지 않아 준비 기간이 많이 필요했고 본인 스스로도 가수로서의 객관적인 평가가 필요했다.

길건은 계약 이후 보컬(13개월), 안무(7개월) 트레이닝과 중국어 수업(8개월) 등 필요한 레슨을 받으며 앨범 발매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양측의 입장이 첨예한 대립을 보인 가운데 소울샵 측이 계약해지에 따른 배상금을 길건에 청구하면서 문제는 촉발됐다. 소울샵 측은 길건이 언론에 왜곡된 사실을 제공하며 감정에 호소해 계약해지에 따른 배상금을 지불하지 않으려 한다고 주장했다.

◆ 길건 “열심히 했지만, 일 없었다”

길건은 이러한 소울샵 측 주장에 부인하며 진실공방을 벌였고, 하루에 두 세차례 이들의 공식입장이 담긴 보도자료를 메일함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던 가운데 길건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마이크 앞에 앉았다.

지난달 31일 서울 대학로 유니플렉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길건은 소울샵 측의 주장에 반박했다. 그는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 소울샵은 내게 뮤지컬 오디션 준비도 시켜주지 않았다. 내게 대본 1장과 악보 1장만 줬을 뿐이었다”라고 말했다.

길건 / 사진=뉴스웨이 DB길건 / 사진=뉴스웨이 DB


길건은 오히려 소울샵이 가수 관리에 소홀했다고 주장했다. 길건은 “프로필 촬영에서 내 의상을 준비해주지 않았다. 44사이즈 옷에 몸을 구겨 넣으면서 프로필 촬영을 했다. 겉으로는 웃었지만 속으로는 오열을 했다. 이는 매니지먼트로서 소임에 충실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태우에게 폭언을 했다는 소울샵 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폭력을 휘두른 사실은 전혀 없다. 폭언은 했다. 10년간 믿은 친구에게 받은 배신감에 분노가 치밀어서 순간적으로 했다. 그래도 폭언까지 한 건 내가 잘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길건은 눈물을 보였다. 수입이 없는 동안 힘든 생활을 이어왔다는 그는 자신의 형편에 대해서도 읍소했다. 절박해보였지만 활동 준비와 과정에서 정말 열심히 참여했는지에 대해서는 쉬이 납득이 가지 않았다. 생활이 절박했다면 준비 과정에서 더욱 절박했어야 맞다.

◆ 김태우 “가족의 피해 원치 않아···조건 없이 계약 해지”

하루 뒤인 4월 1일 김태우 역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입을 열었다.

김태우는 서울 서초구 가빛섬 플로팅 아일랜드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길건과의 진실공방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분쟁 중인 길건과 메건리의 전속계약을 해지하도록 하겠다. 회사 차원에서 차용한 금액은 잘 조정할 예정이며 계약금과 투자금액에 대해서는 받지 않는 것으로 정리하겠다”고 밝히며 “길건과도 빠른 시일 내에 만나 오해를 풀고 합의점을 찾겠다”고 분명히 했다.

김태우 / 사진 = 김동민 기자김태우 / 사진 = 김동민 기자


다만 김태우는 가족이 대중의 구설에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서 힘들어했다. 그는 “가장 가슴이 아픈 것은 가족들이 많이 다쳤다는 점이다. 가족을 향한 나쁜 시선들이 나를 이 자리까지 오게 했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두 사람은 하루 차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위한 눈물을 보였다. ‘거짓말 탐지기를 동원하자’, ‘아르바이트 어플을 휴대전화에 다운받아 놓았다’고 말하는가 하면 CCTV를 현장에서 공개하는 등 밑바닥을 훤히 드러낸 진흙탕 싸움을 벌였다.

한때 무대에서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팬들의 환호성에 휩싸였던 김태우와 길건. 이들의 목놓아 우는 사진이 인터넷 포털사이트 메인을 하루 종일 장식했다.

◆ 勝자도 敗자도 없는 진흙탕 싸움, 10년 가수 명예 ‘와르르’

사건의 본질은 돈. 소속사의 무능함을 주장하며 전속계약 해지를 바랐던 길건에 소울샵 측은 길건의 불성실함 등을 이유로 해지 비용 지급을 요구한 것이 불씨가 되었다. 기자회견을 통해 길건은 전 소속사에 갚아 줬던 선급금 약 1200만원을 제외한 계약금 4000만원과 레슨, 품위유지 등 투자 금액에서 자유로워 졌다. 김태우는 길건의 돈을 포기했지만 가족과 자신의 명예를 지킨 셈.

누가 승자고 패자인지에 대한 여부는 더 이상 중요한 게 아니다. 길건과 김태우는 10년 넘게 가수로서 쌓아온 명예를 한 순간에 무너뜨렸다.

김태우는 국민그룹 god 막내로 활동하며 국내 시상식에서 수차례 수상의 영광을 누릴 만큼 왕성한 활동을 펼친 인기가수였다. 지난해에는 각자 활동하던 멤버들이 뭉쳐 신보를 발표하고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명불허전의 인기를 과시했다. 그런 그가 10년지기 가수와 진실공방을 벌이며 눈물을 보이는 상황까지 온 것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적지 않은 연예계 생활을 했을 김태우는 이러한 상황에서 현명하게 대처하는 법이 무엇인지를 모를리 없을 터. 그렇기에 이런 상황은 더욱 뼈아프다.

국민그룹 god 김태우는 왜 울어야 했나 기사의 사진


◆ 돈 문제 해결되며 마침표···김태우의 경영 미숙은 아쉬움

김태우는 길건이 소울샵으로 오기전 전(前) 소속사와의 분쟁 역시 본인이 나서서 해결했기에 누구보다 가수와 회사와의 관계에서의 분쟁점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뉴스웨이에 “소속 스타들이 하루아침에 회사를 나가겠다고 통보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경우 그동안 믿고 지원한 회사를 배신하는 것에 대한 괘씸한 마음이야 왜 없겠는가. 하지만 스타들의 사정을 회사가 왜 모를리 없다. 경제적으로 좋지 않은 스타에게 소송을 걸어 돈을 달라고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웬만하면 그냥 놓아 준다. 또 소송을 걸고 싶어도 이게 언론에 알려질 경우 회사와 스타 모두에게 이로울 것이 없기에 꺼리는 것도 사실이다”라고 업계 분위기를 전했다.

메건리, 길건 두 가수에게 김태우는 참 좋은 선배 가수 였을 것이다. 김태우는 평소 선후배들과 잘 어울리기로 유명하다. 길건과 10년 인연을 이어왔다는 것을 봐도 김태우의 평판이 평소 어땠는지 짐작이 가는 대목.

하지만 사건의 본질은 돈이지만 단초가 된 것은 가수 출신 경영자인 김태우의 경영 미숙에 있다는 점은 아쉽다. 김태우가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더 성숙한 경영자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한편 9일 김태우가 전속계약 분쟁을 빚었던 가수 메건리와의 소송을 취하하며 길건과의 분쟁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소울샵은 메건리에 대해 제기했던 연예활동금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다. 또 앞서 메건리의 지위보전 가처분 관련 결정에 대한 이의 신청 역시 취하했다. 이로써 메건리와 길건사이의 전속계약분쟁은 막을 내렸다.

이이슬 기자 ssmoly6@

뉴스웨이 이이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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