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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동안 1800배 성장···LG화학 여수공장을 가다

[르뽀]40년 동안 1800배 성장···LG화학 여수공장을 가다

등록 2015.03.01 21:10

강길홍

  기자

LG화학 여수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제공LG화학 여수공장 전경. 사진=LG화학 제공



LG화학은 지난해 인기 드라마 ‘미생’을 패러디한 바이럴 영상 ‘화생’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로봇연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장수원이 주인공으로 등장한 이 영상에서 장수원은 연기보다 화학 소재 등장하지 않는 광고를 찍기가 더 어렵다며 힘들어 한다. 그러곤 “화학 없이 산다는 게 말이 안되잖아요. 이 프로젝트는 기획 자체가 잘못된 겁니다”라고 일갈했다.

실제로 우리 생활 주변에서 화학 소재가 쓰이지 않은 제품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화학에 대해 막연히 몸에 해롭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막상 화학 소재가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LG화학은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소재를 만드는 기업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화학의 여수공장은 바로 이러한 꿈을 실현하기 위한 전진기지다. 지난달 27일 방문한 LG화학 여수공장에서 이러한 꿈이 무르익어가고 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여수공장은 꿈이 현실이 된 공간이기도 하다.

여수 공항에서 버스로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LG화학 공장은 1976년 허허벌판에 지어진 5000톤 규모의 PVC(폴리염화비닐) 공장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화치·용성·적량 등 3개 단지가 약 290㎡에 걸쳐 자리 잡고 있으며 연간 914만톤이 넘는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연평균 22%씩 성장해 1800여배 이상 생산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이날 용성단지에 도착해 둘러본 공장은 각종 저장탱크와 분해로, 제품 출하장 사이는 미로처럼 얽혀 있는 파이프들로 이어진 모습이었다. 저장탱크는 원료의 특성에 따라 볼형, 원형, 탑형 등 다양했다. 화학 성분의 특성상 눈으로 제품이 만들어지는 공정을 확인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LG화학 여수 NCC공장은 각종 저장탱크와 분해로가 미로처럼 얽혀 있는 파이프들로 이어진 모습이었다. 분해로 내부는 800℃에 달해 뜨거운 열기로 활발한 '화학적반응'이 이뤄지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사진=LG화학 제공LG화학 여수 NCC공장은 각종 저장탱크와 분해로가 미로처럼 얽혀 있는 파이프들로 이어진 모습이었다. 분해로 내부는 800℃에 달해 뜨거운 열기로 활발한 '화학적반응'이 이뤄지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사진=LG화학 제공



직원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은 컨트롤센터였다. 이곳은 만에 하나 공장에 폭발이 일어나도 견딜 수 있도록 ‘벙커’ 수준의 내구성을 갖췄다고 한다. 내부로 들어서자 40대의 모니터가 설치된 컨트롤룸에 4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었다.

직원들의 표정은 다소 여유로웠는데 거의 모든 작업이 자동화돼 있어 기계를 만지는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간혹 생산량이 설정값 이상으로 변하면 조절하는 정도다. 컨트롤룸의 시스템 운영체제는 지나해까지 도스(DOS)를 사용하다 윈도우 버전으로 교체했다고 한다.

생산현장이라고 할 수 있는 NCC(Naphtha Cracking Center) 공장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GS칼텍스에서 공급 받은 원유를 분별증류해 나온 납사(Naphtha)를 들여와 800℃ 이상의 고온에서 열분해 과정을 거쳐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가 되는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곳이다.

17기의 분해로가 나란히 서 있었지만 사람의 모습을 찾기는 힘들었다. 내부온도가 800℃ 이상에 달하는 17기의 분해로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간접적으로 활발한 ‘화학적반응’ 일어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었다. 분해로 안을 관찰할 수 있는 해치를 열어도 시뻘건 불길이 구불구불 설치된 파이프들을 달구고 있는 모습만 볼 수 없었다.

LG화학 NCC공장 기술팀 변용만 부장은 “분해 과정을 눈으로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납사가 파이프를 지나가며 에틸렌 등의 기초유분으로 분해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SAP(고흡수성수지, Super Absorbent Polymer) 공장의 분석실에서 SAP의 흡수성 실험을 체험할 수 있었다. SAP는 자기 무게의 최대 1000배에 달하는 물을 흡수하는 백색 분말 형태의 합성수지 제품으로 유아 및 성인용 기저귀, 여성용품, 전선 방수제 등의 원료로 주로 사용된다. 사진=LG화학 제공SAP(고흡수성수지, Super Absorbent Polymer) 공장의 분석실에서 SAP의 흡수성 실험을 체험할 수 있었다. SAP는 자기 무게의 최대 1000배에 달하는 물을 흡수하는 백색 분말 형태의 합성수지 제품으로 유아 및 성인용 기저귀, 여성용품, 전선 방수제 등의 원료로 주로 사용된다. 사진=LG화학 제공



다음으로 NCC공장과 같은 용성단지에 위치한 SAP(고흡수성수지, Super Absorbent Polymer) 공장으로 이동했다. SAP은 자기 무개의 최대 1000배의 물을 흡수하는 백색 분말 형태의 합성수지 제품이다. 유아 및 성인용 기저귀, 여성용품, 전선 방수제 등의 원료로 주로 사용된다.

LG화학은 지난 2008년 SAP 사업 진출 후 2년 주기로 SAP공장을 하나씩 늘려 현재는 7만톤 규모의 김천공장을 포함해 연간 28만톤의 SAP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12%로 4위로 도약했다.

현재 LG화학은 SAP 공장 3개를 갖고 있지만 지속적인 시장의 성장을 예측하고 현재 제4공장을 짓고 있었다. 올해 하반기 본격 가동을 목표로 현재 진행하고 있는 8만톤 규모의 증설이 완료되면 LG화학은 총 36만톤의 대규모 일관 생산규모를 갖추게 된다.

석유화학산업은 저유가와 중국의 자급률 상승,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으로 등에 따른 위기론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LG화학 여수공장은 한 발 앞선 투자와 제품 차별화를 통해 외부 위협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미래 준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화학 여수공장 주재임원 유재준 상무는 “LG화학 여수공장은 한발 앞선 준비와 선제적 대응으로 어떠한 환경에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추어 왔다”며 “1976년 공장 설립이래 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 온 저력을 바탕으로 지금의 상황도 정면돌파로 이겨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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