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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석원, 올해 스크린 도약···영화 '대호'서 새롭게 변신

[NW인터뷰 ②] 정석원, 올해 스크린 도약···영화 '대호'서 새롭게 변신

등록 2015.01.09 06:00

홍미경

  기자

겨울의 하늘은 회색빛으로 스산하기 짝이없다. 그래서 겨울을 보내는 사람들의 마음은 조금은 음울하다. 왠지 쓸쓸해 보이는 눈빛의 정석원에게는 겨울 남자의 내음이 강하게 풍긴다. 하지만 지난 7일 오후 오후 강남구 역삼동 모 카페에서 만난 그의 얼굴에서는 사로잡힘에서 벗어난 홀가분함 그 자체였다.

정석원은 지난해 12월25일 종영한 MBC '미스터 백'을 통해 권모술수에 능한 얄미운 악역 정이건 역을 맡아 필모그래피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드라마에서 밉상인 정이건은 당치도 않은 과욕으로 인해 씁쓸한 실패의 잔을 마셨다. 하지만 이제 현실 속 그는 가능성의 잔을 들고 있다.

배우 정석원이 배우가 되기 전과 후에 대해 진솔한 속내를 들어보기로 했다. 어릴적 액션키드를 꿈꿨던 이야기부터 최근 크랭크인 한 영화 '대호'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사진=  7일 오후 서울 역삼동 모 카페에서 배우 정석원과 인간 정석원을 만났다 / 이수길 기자 leo2004@사진= 7일 오후 서울 역삼동 모 카페에서 배우 정석원과 인간 정석원을 만났다 / 이수길 기자 leo2004@


◆ 무술감독 꿈꾸던 액션키드

아주 어릴적 부터 무술감독을 꿈꿨다. 각종 운동은 물론이고 커서는 술, 담배, 여자친구도 안만났다. 그 흔한 라면도 안먹고 오로지 꿈을 향해 앞으로만 달렸다. 군대도 해병대에 갔다. 나를 더 단련하기 위해서였다. 훈련중 소원을 외치는 상황이 오면 반드시 "무술감독이 되게 해달라'는 외침이 내 유일한 소원이었다. 단단한 것이 최고라고 믿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다 보니 부러지더라. 부러져 보니 뒤도 돌아보게 되고 내 주위에 사람도 없고 시야도 좁아져 있음을 깨달게 됐다"

인생에 회의가 들 무렵 정석원에게 배우의 기회가 주어진다. 배우의 길을 들어서자 마자 승승장구 거칠것이 없었다. 그렇게 많은 준비와 혹독한 시간을 보내며 준비한 무술감독은 여전히 멀게만 느껴졌지만 배우의 길은 쉽게 주어졌다. 어쩌면 처음부터 배우의 길이 정석원의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연기를 하면서 내 안에 갇힌 나를 찾았다. 나도 몰랐던 내 안의 또 다른 열정을 찾은 셈이었다. 하지만 신인 시절 내 모습은 지금 생각해 보면 웃음이 난다. 남중, 남고, 해병대, 액션스쿨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벤 격식 수식관계에 얽매인 내가 어색하고 불편하다는 사실을 느꼈다. 그때 제 눈에 보인 모든 사람들은 삶을 참 편안하게 바라보는 구나 싶었다. 무엇보다 연기하면서 나와 전혀 다른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는데 유연하지 못한 나의 사고와 몸으로는 어림없는 일이었다. 그런것들을 느끼면서 조금씩 변했다. 지금도 변하는 중이다"

"물론 격식과 틀에 갇혀 철저히 제한된 생활을 했던 내가 싫었던 건 아니다. 단지 배우의 길을 걷게 되면서 필요하다고 생각한 부분을 차용한 것이다. 그렇게 배우가 돼 가면서 충무로에서 조감독으로 일하고 있는 동생과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눴다. 나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이면서 작품을 만드는 연출자의 눈으로 객관화도 시킬 수 있으니 내게는 매우 좋은 조언자다"

사진=  7일 오후 서울 역삼동 모 카페에서 배우 정석원과 인간 정석원을 만났다 / 이수길 기자 leo2004@사진= 7일 오후 서울 역삼동 모 카페에서 배우 정석원과 인간 정석원을 만났다 / 이수길 기자 leo2004@


"오래전 부터 그리던 액션이 있는데 언젠가는 액션 작품을 꼭 만들고 싶다. 동생과 장난식으로 자주 이야길 나눈다. 동생이 저에 대해 잘 아니까 같이 하면 좋을 것이다. 물론 희망사항이다. 저도 동생도 아직 가야 할 길이 멀다. 둘이 작은 독립영화 한편 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다. 내가 그리고 싶은 액션은 엉망진창으로 싸우지만 그 안에서 남자들의 으르렁대는 기운이 드러나는 모습이 진짜 멋지다. 말로 설명하기 조금 어렵다"

그러다 불쑥 SBS '힐링캠프- 하정우편'이야기를 꺼냈다. '힐링캠프' '무릎팍 도사' 등 토크쇼를 즐겨봤거나 즐겨본다고.

"토크쇼는 한 사람의 일대기와 속내를 가장 잘 알아볼 수 있어서 재미있다. 같은 연예인이라도 나와 관계가 있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그사람의 속내까지 알기 어렵잖다. 얼마전 '힐링캠프' 하정우 선배님편을 보면서 배우도 하고 연출하는 모습에서 대단하다고 느꼈다. 엄청난 도전이자 자신의 일을 진정으로 즐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TV를 보며 나도 모르게 기립박수를 쳤다. 하정우 선배와 7년 차이가 나는데, 나도 7년 뒤에는 두 가지 일을 할 수 있으리라 희망을 품었다".

◆ 와이프 백지영과 알콩달콩 아직도 햄볶아요

정석원과 이야기를 나누며 아내인 백지영을 빼 놓을 수 없다. 이른 결혼과 자신보다 유명한 스타 아내를 얻은 기분은 어떨까?

또 "일찍 결혼해서 불편한 점? 아직까지 모르겠다. 서로 너무 바쁘고 일하는 스케줄이 달라 매일 얼굴 마주보는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결혼한것 같지 않고 아직도 연애하는 기분이다". 특히 난 꽃미남 스타도 아니고, 긍정적인 사람이다. 결혼 생활하면서 좋은점 밖에 없다. 마음도 편안해진다. 아직 너무 많다. 더 열심히 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 내 또래 남자들이 고민하는 결혼, 연애, 사랑에 대해 고민하지 않아도 돼 좋다"

이 자리에서 백지영이 모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정석원의 용돈이 한달 60만원이라고 얘기 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는 "지금은 조금 올랐다"고 답해 주위를 웃음짓게 만들었다.

사진=  7일 오후 서울 역삼동 모 카페에서 배우 정석원과 인간 정석원을 만났다 / 이수길 기자 leo2004@사진= 7일 오후 서울 역삼동 모 카페에서 배우 정석원과 인간 정석원을 만났다 / 이수길 기자 leo2004@


"예전에 운동만 할 때는 지출할 곳이 거의 없어서 와이프(백지영)에게 그 정도 받았다. 하지만 요즘 활동하면서 더 많이 올랐다. 와이프가 워낙 검소한 편이다. 하지만 요즘은 내가 쓰고 싶은만큼 쓰고있다. 저 역시 낭비하는 편이 아니라 운동복도 거의 입던것만 입고 운동화도 낡을때 까지 신는 편이다"라고 솔직하게 밝히면서 "운동할때 매일 똑같은 운동복만 입으니 지켜보는 친구들이 '연예인 맞냐'고 농담할 정도다. 친구들에게 운동복도 얻어 입기도 한다. 쇼핑도 거의 와이프것만 한다. 우리 부부 지출중 가장 많이 차지하는 건 음식이다. 나도 요즘엔 운동을 안하기 때문에 먹고싶은것 많이 먹고 술도 자주 마신다".

◆ 올해는 스크린으로 도약, 영화 '대호'에서 새롭게 변신

정석원은 현재 이미 크랭크인 된 영화 '대호'의 촬영을 앞두고 있다. 국민배우 최민식과 호흡을 맞춘다. 그로서는 배우로 입지를 다질 수 있는 기회다.

"최민식 선배님과는 대본 리딩때 뵙고 테스트 촬영때도 뵜다. 누구나 아는 것처럼 아우라가 장난 아니다. 위대한 인물이다. 살아 있는 전설이다. 그분과 본격적으로 촬영하기 전 학생들과의 강연 자리에 간 적 있다. 연기에 대해 영화에 대해 어떤 얘기를 하시는지 알고 싶어서 직접 찾아가 강의를 들었다. 배우의 자세에 대해 말씀하시는 것 가슴에 새겼다"

영화 '대호'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조선 마지막 호랑이와 그 호랑이를 잡는 조선의 마지막 명포수의 이야기를 담는다. 최민식은 전설의 명포수로 분하고 정석원은 일본군 소좌 ‘류’역에 캐스팅 되어, 호랑이와 사투를 벌이며 포수들과 군사 병력을 이끄는 냉혈한 인물을 그려낼 예정이다.

스크린과 브라운과 그리고 무대까지 종회무진 활약하며 배우로 훨훨 날 준비를 끝낸 정석원이 2015년 펼쳐낼 그림은 기대해 본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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