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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못하는 연기돌 안방점령 ‘의미없다~’

[홍미경의 삐딱하게] 연기 못하는 연기돌 안방점령 ‘의미없다~’

등록 2014.11.10 12:25

수정 2015.04.07 11:56

홍미경

  기자

“나 무한동력의 시우라구”

역대급 발연기 대사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서 아이돌 시우역을 맡은 엘의 얘기다. 엘은 까칠한 성격의 인기 아이돌 멤버 시우로 분해 극의 갈등을 유발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보는 사람마저 민망하게 만드는 책 읽는 듯한 대사톤과 발연기로 극의 흐름을 똑똑 끊어 먹고 있다. 때문에 그와 맞붙는 신을 연기 해야 하는 연기초보 해령과 크리스탈은 도매금으로 ‘발연기’ 대열에 합류하기고 했다.

이들 아이돌 출신의 연기자들은 팬들의 인기와 화제를 동시에 불러 일으킨다는 점에서 드라마 제작사들의 캐스팅 영순위에 꼽힌다. 무엇보다 중국, 일본 등 해외 시장에서 아이돌 연기자들이 뽑아내는 소구력으로 인해 인기 아이돌 캐스팅은 필수가 돼 버렸다.

해외에서야 이들의 어설픈 대사와 발성 등 어색한 연기가 감춰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상황이 다르다. 국내 팬들이 공감하지 못하고 재미있어 하지 못한다면 제 아무리 비싼 가격에 수출을 한다 해도 의미 없다.

이 가운데 지상파 드라마 시청률이 하향평준화 되면서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종편, 케이블, DMB 등 드라마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라고 하지만 지상파 3사 드라마의 평균 시청률이 한 자릿수를 오락가락 하는 수준이라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화제를 끌어 내고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 시킬 수 있는 연기돌의 드라마 영입은 하나의 돌파구로 보일 수 밖에 없다. 물론 연기돌로 변신해 성공한 가수들도 많고, 발연기로 시작해서 진정한 배우로 거듭난 스타들도 많다. 때문에 연기돌들의 발연기를 비판만 할 문제는 아니다.

문제는 자세다. 연기를 하겠다고 나섰다면 기본적으로 본인의 캐릭터에 임하는 자세다. 예를 들어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서 천재 작곡가 윤세나 역의 크리스탈과 ‘가족끼리 왜이래’ 박형식을 보자.

크리스탈은 첫 지상파 주연작이면서 여배우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한 멜로 드라마 속 여 주인공이다. 다소 어설픈감이 없지 않지만 사랑에 눈뜬 여인의 설레는 표정이라든지, 실의에 빠져 방황하는 모습 등에서 섬세한 감정 연기는 몰입도를 높여준다는 평이다. 또 박형식 역시 편안한 생활연기에 철부지 막내아들의 모습 그리고 첫사랑의 감정을 표현한 풋풋한 모습은 어색한 대사들도 그냥 봐 넘겨 줄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또 MBC ‘내 생애 봄날’의 수영(최수영)을 보면 준비된 연기돌의 자세가 얼마나 절실한지 단박에 알 수 있다. 수영은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대선배 감우성에게 “많은 사람들이 편견을 갖고 있는 배우라 안타깝다”는 극찬을 들을 정도로 캐릭터에 매료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수 출신의 비(정지훈)은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드라마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 촬영전 발성과 대사톤 연기 트레이닝을 다시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국내 작품은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연기를 인정 받을 만큼 배우로서 손색이 없는 원조 연기돌이다.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비의 자세는 현재 연기돌로 활약 중이거나 앞으로 연기자의 꿈을 가진 아이돌들의 좋은 귀감이 될 것이다. 부디 시청자들이 TV에 연기 잘하는 배우들만 나오길 바라지 않게 되길 바란다.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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