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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현우 “‘정도전’ 유동근 선배님과 꼭 연기해 보고파, 사극의 감성 끌린다”

[인터뷰] 지현우 “‘정도전’ 유동근 선배님과 꼭 연기해 보고파, 사극의 감성 끌린다”

등록 2014.08.22 08:26

홍미경

  기자

 지현우 “‘정도전’ 유동근 선배님과 꼭 연기해 보고파, 사극의 감성 끌린다” 기사의 사진


로코에 최적화된 배우 지현우가 군 제대와 함께 그의 장기를 살린 로맨틱 코미디로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종영한 KBS2 ‘트로트의 연인’은 지현우가 안방극장에 오랜만에 선사한 정통 로맨틱 코미디였다.

군 복무 기간 동안의 공백을 무색하게 만들 만큼 완벽한 연기에 한층 남자다워진 외모에서 또 다른 지현우를 만난듯 팬들은 열광했다. 한낮의 태양이 여전히 뜨거웠던 지난 8월의 어느날, 가로수길 엔티크한 분위기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치열한 20대를 지나 30대에 들어선 그는 가로수길의 트렌디한 숍 보다는 그날 인터뷰 장소였던 엔티크하고 감성어린 카페가 참 잘 어울린다. 그래서 지현우와의 대화는 잔잔한 강물처럼 고요하면서도 깊은 울림으로 다가왔다.

“로코에 잘 맞는 배우라는 평가는 우선 조각처럼 잘생기지 않아(이런 망언을), 한 번 대시 해볼 수 있는 가능한 남자 같은 느낌 때문 아닐까요? 주변에서 만나 볼 수도 있는 남자 스타일 이라서, 나도 저런 남자와 연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가능성 주니까 그런 것 같아요”

 지현우 “‘정도전’ 유동근 선배님과 꼭 연기해 보고파, 사극의 감성 끌린다” 기사의 사진


지현우는 아직도 모르는 것 같다. 그의 눈웃음이 팬들의 마음을 얼마나 두근거리게 만드는지. 중저음의 꿀보이스가 얼마나 매력적으로 다가오는지 말이다. 때문에 ‘트로트의 연인’에서 그가 깐죽거리고 오만방자하게 굴어도 귀엽게만 보였던 이유다.

“군대 이후 변화? 눈빛이 달라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치아 교정을 하니 젖살이 빠져 보여 남자다워 졌다고 한다. 그 탓인 것 같다. 팬들이 좋아도 한다. 군 입대전 발음이 새는 것 같아 교정을 고려했는데, 군대에 가 있는 동안 할 수 있었다. ‘꼴’ 이라는 허영만 선생님 책 봤는데 관상학 적으로 이가 가지런한 것이 좋다고 한다”

흔히 국방부 시계는 느리게 간다고 한다. 지현우 역시 오랜만에 찾아온 남는 시간 동안 책을 많이 읽었다. 조정래, 김훈 등 굵직한 국내 작가들의 대하소설들을 독파했다. 깊어진 그의 눈매가 단순히 외모의 변화만은 아니라는 증거다.

그는 전역과 동시에 드라마에 복귀했다. 팬과 시청자 입장에서는 빠른 복귀가 반가웠다. 지현우는 KBS2 ‘올드미스 다이어리’, SBS ‘달콤한 나의 도시’, MBC ‘메리대구 공방전’ 등 입대 이전에도 로맨틱 코미디에 강세를 보였다. 복귀작으로 그의 전매특허를 십분 살릴 수 있는 로코를 선택했다. 트로트라는 이색 소재를 차용한 ‘트로트의 연인’이 바로 그것.

 지현우 “‘정도전’ 유동근 선배님과 꼭 연기해 보고파, 사극의 감성 끌린다” 기사의 사진


지현우는 이 드라마에서 잘 나가는 톱가수 장준현으로 분해 어떤 사건으로 인해 한 순간 추락하지만 지춘희(정은지 분)라는 여자를 만나 트로트 가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캐릭터를 맡아 코믹과 로맨스 그리고 진지함을 오가며 그의 장기를 한껏 살려 안방극장 복귀에 성공했다는 평을 받았다.

“전역 후 빨리 복귀 하고 싶다기 보다는 타이밍에 맞춰 작품이 들어왔다. 너무 뜸들였다가 (복귀)하게 되면 감 찾는데 오래 걸릴 것 같았다”면서 “‘트로트의 연인’ 스태프들과는 전작(‘부자의 탄생’)에서 이미 만난 분들이라서 낯설지 않게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또 제대 후 첫 드라마가 어려운 장르가 아닌, 편안한 음악 드라마라 선택하게 됐다”

“트로트는 음악인이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려서부터 연주 해 왔다. 가장 좋아하는 트로트는 ‘해뜰날’인데 할머니가 자주 들어 남다른 의미 있는 노래다. 특히 어릴적 트로트 들으면 잠이 잘왔다”

‘트로트의 연인’은 극 초반 트로트라는 소재와 지현우-정은지 커플의 코믹 케미로 안방극장에 경쾌한 웃음을 안기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극 중반 이후 뻔한 전개와 막장 코드로 인해 식상한 로코라는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드라마 끝내고 보니 아쉬움이 많다. 처음 감독님과 얘기 나눌 때 의도와 다르게 흘러가서 아쉬움 많이 남는다. 초반 밝고 경쾌하게 가다가 나중에 기억상실 등 때문에 극이 무거워져 아쉽다. 특히 처음 감독님과 얘기 나눌 때는 시청자들에게 전달해 주자가 모티브였고 정은지와 아웅다웅하며 편안한 음악 드라마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쉽다”

 지현우 “‘정도전’ 유동근 선배님과 꼭 연기해 보고파, 사극의 감성 끌린다” 기사의 사진


“배우가 대본에 대해서 크게 왈가왈부 할 수 없다. 감독님과 작가의 선택으로 간 것이다. 극 후반으로 갈수록 감독이 생각하는 멜로의 감성적인 부분이 서로 달랐던 것 같다. 나는 ‘달콤한 나의 도시’ 같은 느낌의 경쾌한 멜로를 원했고 감독님은 진지하고 애틋한 멜로를 원했던 것 같다”

“군 대에서 연기에 목말랐던 만큼 제대 후 첫 작품에 대한 애착이 컸다. 특히 애초에 작품에 대해 이야기 나눌 때는 캐릭터가 전형적인 로코에 코믹한 느낌을 좀더 부각시켜 마치 ‘메리대구 공방전’의 대구 같은 이미지가 컸다. 일본 코믹 드라마속 캐릭터 느낌을 살려 최대한 휙휙 변하는 캐릭터로 가자 싶었다. 그런 배역이라면 공백 기간이 좀 있더라도 무리 없이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극 중반 이후 캐릭터가 너무 진지해지고 달라져 혼돈스럽기도 했다”

“제대 후 중압감 탓이었는지 너무 잘하려고 하는 마음이 발목을 붙잡기도 했다. 감독님 오케이 사인이 떨어져도 모니터 후 왠지 아쉬우면 한 번 더 하고 싶다고 할 정도였다. 또 작품하면서 이렇게 시청률을 신경 써 본적 처음이다. 결국 시청률 많이 나오고 아니고 문제를 넘어 작품이 겨줄 여운이 생각과 달라 아쉬움 크다”

이번 작품에 대한 그의 애착은 OST에서도 드러났다. 지현우는 직접 작사 작곡하고 노래까지 부른 ‘하우종일’을 통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 가슴에 콕콕 박히는 가사에 달콤한 고백송은 여심을 흔들었다.

“음악은 연기 외에 또 다른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현장에서 촬영하면서 틈틈이 썼다. 춘희(정은지 분)에게 불러주는 녹화 전날 완성해서 녹화날 불렀다. 바쁜 촬영 스케줄로 힘들었지만 욕심이 났다. 춘희만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 달라는 제작진의 요구에 가사 하나 하나까지 신경썼다. 만족스럽다”

 지현우 “‘정도전’ 유동근 선배님과 꼭 연기해 보고파, 사극의 감성 끌린다” 기사의 사진


상대역인 정은지는 그가 오랜만에 만난 연하의 파트너. 군대에 있을 때 정은지가 활발하게 활동한 탓에 정은지라는 배우에 대해서는 이번 드라마 촬영때 알게 됐다. 하지만 음악인이라는 공통점 때문인지 금새 친해졌고 때문에 알콩달콩 발랄한 로맨스를 보여주기에 그만이었다.

“정은지와의 호흡 좋았다. 어린 친구랑 작품을 한 것이 처음이다. 감수성이 좋은 배우다. 어떤 감독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성장할 수 있는 여부가 달라지는 친구다. 배역이나 스토리를 제대로 이해를 시켜주고 소통이 잘되면, 금새 따라올 친구다. 에너지가 있어서 앞으로 좋은 배우가 될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연기를 많이 안해봐서 본인의 색깔이 너무 강하다. 기본적인 연기를 익히면 앞으로 배우로서 더 성장할 것 같다. 가식이나 머리로 연기하는 것이 아닌 가슴으로 연기하는 배우다”

극중 상대역인 정은지 외에 신성록과의 남남 케미 역시 극 내내 화제가 됐다.

“성록이 형도 전작(‘별에서온그대’ 소시오패스 역)의 이미지 벗고 싶어했고 본인 스스로도 코믹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나와 장난치듯 코믹하게 연기하는 것 좋아했다. 그럴때 마다 주위에서 둘이 잘 어울린다고도 말해 주더라. 성록이 형은 멋진 배우다. 특히 ‘트로트의 연인’에서 유일하게 일정한 톤을 유지했던 캐릭터였다. 느끼하지 않게 멋지게 잘 표현해 보기 좋았다”

“군대 갔다온 전후 달라진 것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것이 연기구나, 몰입해서 열정을 가지고 일할 수 있었던 상황을 내가 가볍게 생각했구나’싶은 마음이 들었다는 점이다. 군대에서 반복적으로 하는 작업들을 하면서 더욱 깨닫게 됐다. 그래서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장르의 작품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다. 실제로 무거운 작품이나 남자들만 나오는 작품 해보고 싶다. 또 악역도 해보고 싶다. 장르로 치자면 정통사극, 수사물, 메디컬 드라마, 법정드라마 등 말이다. 특히 사극의 아날로그한 감성이 참 좋다. ‘하오체’ 등 사극 말투 개인적으로 좋다”

 지현우 “‘정도전’ 유동근 선배님과 꼭 연기해 보고파, 사극의 감성 끌린다” 기사의 사진


“군입대 직전 작품인 tvN ‘인현왕후의 남자’ 감독님이 최근 시작한 tvN ‘삼총사’를 하시는걸 보니 감회가 남다르다. ‘삼총사’ 같이 시즌제 느낌의 일주일에 한 편 하는 작품 탐난다. 작품의 질이 좋아진다. 일주일에 두 시간 방송과 한 시간 방송 질이 다르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지상파에 비해)케이블 드라마가 좋다”

“특히 복무하면서 책을 많이 읽었다. 김진명, 조정래, 김훈 등 대하 장편 소설을 접하면서 사극에 대한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생각이 남달라졌다. 또 군대에서 가장 재미있게 본 드라마가 KBS ‘정도전’이었다. 유동근 선배님의 이성계 역할 굉장히 멋졌다. 유동근 선배님 이외 ‘정도전’ 출연 배우들 보면 진심으로 연기하는 것이 느껴져, 저런 현장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 같았다. 특히 유동근 선배님과 꼭 연기 해 보고 싶었다”

지현우는 군대에서 경험한 뮤지컬에도 푹 빠졌다.

“뮤지컬 이나 연극도 해보고 싶다. 무대는 배우의 힘이 크다. 방송은 어떻게 만들어 주느냐, 편집에 따라 달라지기도 하는데 무대는 배우의 에너지로 관객 이끌어 가야 하니까 더 좋은 배우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작품 많이 보고 싶다. 군대에서 뮤지컬 했었다. 작품 하면서는 힘들었는데 이현, 김무열, 이특 등 만나서 재미있게 했다. 그 때문에 더 무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김무열 무대에서 진짜 멋지다”

지현우는 ‘트로트의 연인’을 끝내고 이제 제댈 된 휴식기를 보내려고 한다. 혼자 여행도 가보고 요가 등 정신적인 수행을 하는 운동도 하면서 지현우라는 배우를 좀더 갈고 닦을 것이라고. 그리고 연말쯤 팬들 곁으로 돌아올 계획을 가지고 있다.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작품 하고 싶다. 실제로 무거운 작품은 안해봤다. 남자들만 나오는 작품 혹은 악역도 해보고 싶다. 또 정통사극, 수사물, 메디컬 드라마, 법정드라마 등 장르 드라마가 많이 나와 관심이 간다. 아날로그 느낌이 좋다. 복고풍의 드라마 ‘육남매’ ‘서울의 달’ 등 보모님들에게 선물할 수 있는 드라마 하고 싶다.

“연애? 흘러가는 데로 하고 싶다. 자연스럽게. 결혼 계획 아직은 없다. 우선 더 어른이 되야 할 부분이 있다. 어른스러워져야겠다. 혼자 여행도 다닐 줄 알고, 시간되면 공부도 하고 등이 지현우라는 인간을 좀도 갈고 닦을 필요가 있다. 군대가면 사람이 작아진다. 자신감을 채우고 내 자신을 응원해주면서 한 단계 발전된 지현우를 보여주겠다. 기대해 달라”

‘트로트의 연인’을 끝내고 제대 후의 휴식을 제대로 만끽해 보겠다는 지현우를 다시 만나는 건 아마 올 연말쯤이지 않을까 싶다. 좋은 작품을 만나 더 일찍이면 더 좋고.

홍미경 기자 mkhong@

뉴스웨이 홍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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