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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깜짝 금리 인하···美 성장률 호조에도 불안감 여전

ECB, 깜짝 금리 인하···美 성장률 호조에도 불안감 여전

등록 2013.11.08 12:44

박일경

  기자

ECB, 7일 0.25%P↓···年 0.25% ‘사상 최저치’美, 3분기 성장률 선전에도 4분기 우려 부각돼英 BOE, 예상대로 금리 동결·자산매입규모 유지

미국 국내총생산(GDP) 추이. 사진=국제금융센터 제공미국 국내총생산(GDP) 추이. 사진=국제금융센터 제공


유럽중앙은행(ECB)이 7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0.50%에서 0.25%로 0.2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ECB가 유럽경제의 현 상황을 물가안정보다는 경기부양이 우선이라고 진단한 것으로 보인다.

디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는 분위기로 내수가 부진한 상태에서 유로화 강세까지 더해져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면 유럽경제의 회복 속도를 더욱 더디게 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8일 로이터, 블룸버그, 파이낸셜타임즈, 월스트리트저널 등 해외외신에 따르면 ECB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내린 것을 두고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다음 달에나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던 시장은 ‘놀랍다’는 반응이다. 시장은 대체로 동결로 내다봤다.

금리 인하의 방향성은 어느 정도 예측했지만, 시기가 이처럼 빠를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블룸버그가 ECB의 11월 금융통화정책 회의에 앞서 애널리스트 70명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금리 인하를 예견한 경우는 단 3명에 불과했다. ECB는 그동안 12월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주요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해왔기 때문이다.

ECB의 이번 금리 인하에는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0.7%로 최근 4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ECB는 물가상승률을 관리 상한선인 2.0% 내로 억제하는 것을 원하지만, 상한선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을 가장 이상적으로 보고 있다.

이날 ECB는 인플레이션 둔화 등을 이유로 예치금리를 0%로 유지하고 초단기대출금리는 0.75%로 0.25%포인트 낮췄다.

모뉴먼트시큐리티 스티븐 루이스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금리 인하를) 미뤘다가 물가상승률이 더 떨어진다면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ECB의 금리 인하 결정의 배경으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 확대에 따른 유로화의 강세에 대응하려는 조치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ECB는 최근 이탈리아 재무장관과 프랑스 산업장관으로부터 유로화 강세에 대응해 경기부양에 나서라는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그러나 이날 있은 기자회견에서 “오늘 결정에 (유로화 강세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으며, 언급도 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는 “통화정책 기조는 경기수용적일 것”이라며 “저인플레이션 기간을 줄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만 말해 환율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ECB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지 않았다면 언제든지 유로화 강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시장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날 미국 달러화 대비 유로화 환율은 ECB 발표 전 1.3520달러에서 발표 직후 1.3329달러로 하락했다가 결국 1.3513달러에서 1.3419달러로 0.70%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아이엔지(ING)는 이번 ECB 결정에 대해 “디플레이션 위험과 유로화 강세가 금리 인하의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ECB의 금리 인하가 경기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주변국의 잠재적 디플레이션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라는 대변인 논평을 내놨다.

ECB의 깜짝 금리 인하에 미국의 3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2.5%) 대비 연율 2.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예상치인 2.0%를 상회하자, 시장은 초반에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뉴욕지수는 장 초반 ECB가 예상 밖의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과 미국의 3분기 GDP성장률이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온 것에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웰스파고 시큐리티(Wells Fargo Securities) 실비아(Silvia) 이코노미스트의 “재고는 크게 증가했지만 소비 수요는 크지 않아 4분기 주문 및 생산은 감소할 전망”이라는 말처럼 4분기 미국의 GDP성장률이 크게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다시 부각되며 초반 기대감이 상쇄됐다.

미국 증시는 장 중반 이후 전날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보이는 등 최근 크게 오른 데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옴에 따라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연 0.5%로 동결하고, 자산매입규모도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지나치게 이른 긴축정책으로 최근의 성장세를 위축시키고 싶지 않은 때문이란 분석이다.

세계경제가 여전히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아직은 회복세에 들어섰다고 장담하기 이르다는 지적이다.

박일경 기자 ikpark@

뉴스웨이 박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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