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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오(6/45) 흥행 속 이변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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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육사오(6/45)'의 흥행은 이변이었다. 올해 최대 화제작 가운데 하나인 영화 '헌트'를 물리치고 연이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연일 폭발적 흥행세를 거듭했다. 사실 올해 극장가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범죄의 재구성', '타짜', '전우치' 그리고 7년 전 '암살'에 이르기까지 흥행 불패의 신화를 쓴 최동훈 감독의 7년 만의 신작 영화 '외계+인'은 참패를 면치 못했다.

그 제작비는 무려 330억 원 이상이었다. '우아한 세계', '관상', '더 킹'의 한재림 감독의 연출작 '비상선언'도 마찬가지였다. 300억 원의 제작비에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등 화려한 캐스팅은 빛이 바래고 말았다. '한산-용의 출현'은 이순신이라는 전국민적 캐릭터와 '명량'의 후광 효과로 손익 분기점은 넘겼지만, 전작만 못하다는 평가가 인색하지 않았다.

'명량' 제작비 148억 원의 두 배가 넘는 300억 원의 제작비는 특수시각효과에 투여되었다. 의외의 히트를 한 영화 '헌트'의 제작비는 그나마 다른 영화의 제작비보다 적어 233억 원에 이른다. 손익 분기점 420만은 문제없었다. 하지만, 만약 '육사오(6/45)'가 없었다면 일찍 달성했을 것이다. 그러나 영화 '육사오(6/45)'는 애초부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화려한 캐스팅이나 대규모 제작비와는 거리가 멀었다. 현란한 시각적 효과도 많이 기대할 수가 없다. 제작비는 50억 원 정도로 손익 분기점도 165만 명에 불과하다. 이런 영화가 어떻게 킬러 콘텐츠가 된 것일까?

우선 관객의 욕구와 타이밍 배치가 주효했다. 이 영화는 유일하게 코미디 코드를 듬뿍 배치했다. 다른 개봉작들은 대형작들일 뿐만 아니라 심각하고 진지하기만 하다. 웃겨야 하는 영화가 황당하고 무거웠다. 조커가 '와이 소 시리어스(Why so serious)?'라고 할 법했다. 물론 진시하고 둔중한 영화도 필요하지만, 그에 상응해서 이를 풀어줄 수 있는 코미디 영화가 관객에게 필요한 것이 8월의 영화 소비 코드다. 이는 2014년 영화 '명량' 흥행 뒤에 '해적'이 히트한 이유였다.

당시 '해적'이나 '군도'는 너무 진지하고 심각하기만 했다. '한산'은 당연히 진지할 것이고 '헌트'까지 진지한 마당에 진중함을 유쾌하게 풀어줄 영화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이를 '육사오(6/45)'가 맡았다. 또한, 대중문화 콘텐츠의 본질을 잘 구현했다. 언뜻 '육사오(6/45)'는 남북한 병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공동경비구역 JSA' 의 아류작으로 보였다. 실제로 제작진은 밝은 패러디 영화라고 당당하게 밝혔다.

하지만, '공동경비구역 JSA'유형의 영화보다 더 진일보한 함의를 갖고 있었다. '공동경비구역 JSA'이 인간애가 녹아 있지만 '육사오(6/45)'는 밝고 경쾌할 뿐만 아니라 대중적 주목도를 높이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발상 자체가 실존적이다. 누구나 관심을 두고 있는 1등 당첨 로또 복권이 휴전선을 넘어 북으로 날아가면서 남북 병사 사이에 벌어지는 헤프닝은 매우 기발하다.

상황 설정을 통한 하이 컨셉 영화의 정수를 보여준다고 하겠다. 누구에게나 상상력을 자극하지만, 그 결말도 궁금할 수 없게 만든다. 적절하게 군대 유머와 화장실 개그를 섞어 버무린 점은 패러디 콘텐츠의 B급을 넘어선다. 이런 장치와 클리셰의 차원이 아니라 나름 사회적 가치와 남북 관계에 함의를 주기도 한다.

주제의 맥락이 지금 세대와 상황에 잘 맞다. 철저하게 현실적인 맥락에서 남북한 병사의 협력을 말한다. 공동경비구역이 아닌 공동급수구역(JSA)에는 유엔군조차 없다. 겨울철에 물이 부족한 남북한의 현실적 생존의 문제를 같이 해결해왔다는데 착안을 했다. 또한, 초급 장교나 병사들이 남북한 공통으로 생활인들이자 서민이라는데 영화 서사의 동인(動因)이 된다.

로또 복권은 그러한 현실적인 관심과 이익을 극대화한 매개물이다. 하지만, 혼자만의 이익을 추구해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상황이 더욱 몰입을 유도한다. 로또 복권을 찾기 위해서는 남한 병사의 도움이 필요하고, 남한 병사들은 북한의 로또 공여가 없다면 아무리 남한의 당첨액이라도 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서로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존재한다. 신뢰의 구축을 위해서 서로에게 보장책이 필요해진다. 이는 앞으로 남북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실용적인 젊은 세대도 공감할 수 있게 구현했다.

특히, '육사오(6/45)'의 갈수록 커지는 입소문 효과는 그 결말 때문일 것이다. 결말은 폭소가 연발하는 가운데 대중적 스토리텔링의 종결자로서 해피엔딩이다. 더구나 돈을 밝히지 않아야 한다는 황금을 돌같이 보라는 교훈적인 수준이 아니라 기분 좋게 상식적으로 결말이 맺어지기 때문에 버벌(Verbal) 마케팅 효과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늦여름 휴가와 추석 연휴 시즌에 맞물리면서 기분 좋은 영화를 보려는 행보 와중에 적절한 선택을 유도하게 한다.

'육사오(6/45)'는 고경표, 이이경, 음문석 등 화려한 캐스팅도 없다. 신선한 얼굴들이 익숙한 대형 배우들의 그만한 연기력보다 빛을 발했다. 역사적 캐릭터나 전작의 후광 효과, 물량 공세의 마케팅 효과도 기대할 수 없었다. 언론에서도 거의 주목을 하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일 수밖에 없던 점도 있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그간 상영되지 못한 영화들이 대거 몰려 개봉을 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혈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티켓 파워와 제작 물량이 우월해도 결국 관객은 니즈와 수용에 좌우될 수밖에 없다.

요컨대, '육사오(6/45)'는 관객들이 기대하는 것과 그것에서 좀 더 진일보한 연출과 설정에 부응한다. 어디선가 본듯하지만, 그것에만 그치지 않는 것이 대중문화 콘텐츠라는 점을 매우 잘 적용하고 있다. 특히 젊은 관객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군대와 남북 관계의 전국민적 보편적 소재를 신세대다운 접근으로 문화의 세대 가교역할도 해내고 있다. 물론 권위 있는 영화 시상식은 이 영화를 외면할 것이다. 그런데도 관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그것에 완전하게 복무했기 때문에 만족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하나의 고전으로 남을 것이다. 누가 주목하지 않아도 결국 그 고전을 만드는 것은 일반 관객이자 평범한 시민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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