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 美테니스 브랜드 인수···김창수, 스포츠 패션 승부수

F&F 美테니스 브랜드 인수···김창수, 스포츠 패션 승부수

등록 2022.07.08 15:16

천진영

  기자

프리미엄 스포츠 라이프 즐기는 2030세대 겨냥 브랜드력·디지털 마케팅 등 전방위 노력 펼칠 듯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라이선스 명가' 에프엔에프(F&F)가 글로벌 테니스 패션 브랜드 '세르지오 타키니(SERGIO TACCHINI)'를 인수한다. MZ세대를 중심으로 테니스웨어가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자체 브랜드를 내세워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F&F는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테니스 브랜드 세르지오 타키니 인수 안건을 결의했다. 브랜드를 운영하는 세르지오 타키니 오퍼레이션(SERGIO TACCHINI OPERATIONS, INC.)과 브랜드 IP(지적재산권)를 보유한 지주사 세르지오 타키니 IP 홀딩스(SERGIO TACCHINI IP HOLDINGS, INC.) 지분 100%를 827억원에 취득키로 했다. 취득 예정일은 오는 20일이다.

미국에 본사를 둔 세르지오 타키니는 1966년 이탈리아의 테니스 챔피언 세르지오 타키니가 론칭한 브랜드다. 1990년대 노토리어스 B.I.G(Notorius B.I.G)나 엘엘 쿨 제이(LL Cool J) 등 유명 힙합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중심으로 서브컬처 아이덴티티 확립에 힘을 쏟았다. 2019년에는 캐주얼 라인업을 확대했으며, 뉴욕의 대표 디자이너 다오이 초우(Dao-Yi Chow)를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다.

이번 인수는 자체 브랜드를 확보해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구사하기 위함이다. 세르지오 타키니가 보유한 강점을 활용해 글로벌 패션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한층 끌어올릴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F&F의 해외 브랜드 인수는 이번이 4번째다. 2018년 이탈리아 프리미엄 패딩 '듀베티카'에 이어 2020년 프리미엄 캐주얼 '수프라' 인수, 지난해는 세계 3대 골프 클럽 '테일러메이드' 인수전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했다.

최근 골프, 테니스 등 프리미엄 스포츠 라이프를 즐기는 2030세대가 늘어난 가운데 세르지오 타키니가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할 것이란 해석에 힘이 실린다.

특히 테니스는 서구 상류 사회에서 시작된 '귀족 스포츠'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테니스 열풍은 테니스 패션의 인기와도 직결되는데, 여자 선수들의 경기복인 일명 '테니스 스커트'는 세로 주름으로 된 미니스커트로 걸그룹이나 치어리더의 단골 복장이었다. 고급스러운 스포츠 스타일 연출이 가능하고, 일상생활에서 착용하기도 부담이 없다.

이 같은 트렌드에 맞춰 스포츠 의류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면서 패션 사업 경쟁력 제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F&F는 라이선스 브랜드 MLB를 통해 중국 패션시장을 점령하며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잇따른 외연 확장으로 글로벌 영토 확장 기반을 구축한 가운데 '브랜드 헌터'로 불리는 김창수 회장이 MLB의 뒤를 이을 후속 브랜드 발굴을 위해 치밀하게 준비해온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F&F는 강력한 브랜드 파워, 효과적인 디지털 마케팅, 유행을 선도하는 디자인 등 전방위적 노력을 펼치며 또 한 번의 도약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조 클럽'에 진입한 F&F가 새 성장동력을 구축하면서 실적 상승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앞서 F&F의 작년 5~12월 누적 매출액은 1조892억원, 영업이익 3214억원을 기록했다. F&F는 작년 5월 F&F홀딩스로부터 인적 분할로 설립돼 단순 비교가 어렵지만, 1~4월 매출까지 감안하면 연간 매출은 약 1조4800억원, 영업이익은 4200억원으로 추정된다. 매출액이 1조원을 넘긴 것은 1992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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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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