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영인사 혁신방안' 발표'내부 중심 수직적 문화'를 '수요자 중심 수평문화'로간부 권한 하부 위임·정보 공유로 경직된 문화 철폐직원전문성·지역본부 경쟁력 강화·평가제도 손질
이번 경영인사 혁신방안엔 지난 4월 취임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경험에 기반한 경영방침도 반영됐다. 이 총재는 정례적으로 '총재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하는 등 내부 직원들과의 소통에 공을 들이고 있는데, 지난 10일 '한국은행 창립 72주년 기념사'를 통해 "서로 존중하면서도 업무에 관한 한 '계급장 떼고', '할 말은 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자"고 제안할 만큼 새로운 조직문화 확립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경영인사 혁신방안'엔 간부의 권한 하부위임, 정보공유 활성화를 통한 소통 강화, 전문성 제고, 지역본부 경쟁력 강화, 직원 평가제도 개편 등이 담겼다.
이번 혁신안은 지난 2020년 창립 70주년을 맞아 향후 10년을 시계로 하는 '한국은행 중장기 발전전략' BOK2030을 수립하고, 그 실천과제인 '건강한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글로벌 컨설팅사인 맥킨지에 조직문화 진단을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맥킨지가 한국은행이 지식·인재 중심의 건강한 조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 조직 및 인사제도 전반의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변화를 추진할 것을 권고하면서 한은은 2021년 직급별 대표와 집행간부로 구성된 '조직혁신추진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인 혁신방안 수립에 착수했다.
우선 권한의 대폭적인 하부위임을 통해 조직 역동성 제고에 나선다. 부총재보의 담당 부서를 기능과 업무 유사성을 기준으로 재분류하고 지정해 해당 기능에 대해서는 대내외적으로 한국은행의 최고책임자 역할을 수행하도록 한다.
이를 위해 각 직책별로 권한을 연쇄적으로 하위부임한다. 총재와 부총재의 역할을 부총재보에, 부총재보의 역할을 국장에, 국장의 열할을 부장에게 역할과 책임을 재조정하는 식이다.
부서규모와 업무 성격 등을 고려해 부 조직 설치가 필요한 경우 국-부-팀 체계를 적용하고 그 밖엔 국-팀 체계를 적용하기로 했다. 애자일 조직 활성화를 위해 국장에게 국내 TF를 구성, 부장에게는 부 내 반조직 구성 및 운영 권한도 부여한다.
한은은 "관리자들이 주어진 권한 범위 내에서 책임 경영을 수행하게 되면 의사결정 신속성 확보 등 업무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면서 "젊고 유능한 관리자가 배출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조직운영의 유연성도 함께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조직 내 정보공유 및 협업을 한국은행의 새로운 문화로 정착시킨다. 보안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모든 업무 성과는 전행적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직원들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일정 자격을 갖춘 직원이 자신의 전문분야를 선택하여 해당 부서에서 지속적으로 근무할 수 있는 전문가 경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3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해당 분야의 전문성이 검증된 인력을 보임하고, 일정 기간 성과가 저조하거나 리더십 리뷰 결과 등이 불량한 경우 직책 보임 해제도 가능하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특히 전문가 경로 직원 간 경쟁을 통해 직급 승진 등 인센티브가 주어진다. 또 동일 직급의 관리자와 유사한 수준의 보수와 전문분야 관련 국내 기관 근무 기회, 국내외 연수 기회 및 연구환경 등을 제공한다.
배준석 부총재보는 "이창용 총재의 경영 방침이 반영된 부분이 많다"면서 " 매주 이루어지고 있는 주간 현안 포럼의 방식 변화, 매주 금요일에 진행하고 있는 오피스아워 등 소통 방식의 변화 등이 이번 혁신 방안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소통이 결국 수평적인 조직 문화의 기반이 되고 또 그 수평적 조직 문화를 통해서 치열한 토론 등이 이루어지면 전문성 제고로 이어지게 되는 연결고리를 가장 중요시 했다"면서 "이러한 방식을 통해 나온 보고서를 대외적으로 공표해서 국민, 정부 등 정책 수요자들의 수요를 만족시키고 국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 경영 혁신 방안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지역본부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이번 혁신 방안에 포함됐다. 지자체, 기업 등 지역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조사연구를 강화하는 등 지역본부 조사연구업무를 대외지향적으로 확장하고 본부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은행의 차별화된 콘텐츠를 생산하기로 했다.
장기적으로는 지역본부를 광역본부 중심체제로 개편하여 현행 16개지역본부 조직체계를 7개의 광역본부, 9개의 지역본부로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직원 평가제도도 바뀐다. 종합기획직원과 일반사무직원, 일반기능직원, 전문직원 등 모든 직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종합기획직원의 경우 전문성 제고를 최우선 목표로 삼아 승진제도를 운용하는 한편, 승진 절차의 투명성, 리더에 의한 팀원 육성, 기존 승진시스템과의 연계성 등에 초점을 맞추어 승진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일반사무직원의 경우 직무권한을 확대하고 현재 종합기획직원이 수행하는 직무 중 일부(현업, 통계, 경영지원 등)를 부여하는 방안을 찾는다.
평가제도는 '동기부여'에 초점을 맞췄다. 엄격한 상대평가 방식이었던 점수부여 방식을 폐지하고 5개 성과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개편한다. 또 부서 및 팀에 대한 집단업적평가를 폐지하여 조직 내 서열화 분위기를 해소하고 평가등급 자체를 직원 본인에게 공개하여 평가 투명성을 높이기로 했다.
평가 횟수도 연 2회에서 연 1회 평가로 변경해 부담을 줄이고 관리자가 아닌 직원 상호 간 업무협조도 등을 평가하는 일하는 방식 리뷰(현 동료평가 대체)를 도입해 성과평가 때 참고자료로 활용한다.
한은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혁신방안을 순차대로 도입하기로 했다. 올해 중 직무권한 하부위임, 정보공유 확대 및 리뷰활성화, 일반기능, 전문직원 직급 신설 등을 우선 시행한다. 내년부터 국·부·팀제 확대, 전문가 경로 제도 1단계 시행 등을 시작으로 여타 제도(평가 등)도 순차적으로 개편하여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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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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