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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없나요"···잘 될수록 구인난 겪는 이커머스

"개발자 없나요"···잘 될수록 구인난 겪는 이커머스

등록 2022.05.04 10:15

수정 2022.05.04 15:25

조효정

  기자

주요 이커머스 기업, 개발자 채용 나섰으나 '태부족' 스톡옵션 찾아 성장 가능성 있는 스타트업 선호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이커머스 업체들이 개발자 구인난을 겪고 있다. 모순적이게도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개발자들은 입사를 기피하는 분위기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업체들이 잇따라 개발자 구인 경쟁에 뛰어들고 나섰다. 게임업계에서 촉발된 개발자 쟁탈전은 IT업계를 이어 유통업계 전반으로 퍼졌다.

특히 지난해 약 186조원이던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올해 212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경쟁의 성패를 좌우할 개발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배송 속도에서 큰 차별점이 없어진 현 상황에서 결제 오류‧오배송 등 시스템 불안정 문제를 없애고, 수익의 핵심이 되는 재고 관리 시스템을 좌우할 개발자 확보가 이커머스 경쟁력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이다. 여기에 자금력을 가진 대기업들이 가세하며 IT 인력 확보 전쟁이 치열해졌다.

SSG닷컴은 이베이코리아(현 지마켓글로벌)를 인수하며 IT 인재를 선제적으로 영입했다. 현재는 신입 개발자 '테크 루키'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채용 인원은 두 자릿수 규모로 인턴십 과정 없이 바로 정규직 입사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마켓컬리도 100명 이상의 경력직 개발자를 구인하고 있다. 티몬도 개발 직군 포함 세 자릿수 채용에 나섰다.

롯데온은 아예 개발자 키우기에 돌입했다. 최근 신입 IT 개발 인력 채용을 위한 '채용 연계형 교육생'을 모집하고 나섰다. 채용인원은 두 자릿수 규모 모집 분야는 IT 개발 직군이다. 3개월간 IT 전문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마친 후 실무에 투입된다. 교육비는 롯데온이 부담하며, 교육생에게는 교육 과정 중 매월 훈련 수당도 지급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하지만 '능력 있는' 개발자들 사이에서 대기업과 대‧중견기업으로 성장한 '네카라쿠배'(네이버‧카카오‧라인‧쿠팡‧배달의민족)는 더 이상 취업 선호 대상이 아닌 상황이다. 스톡옵션을 받을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좀 더 높은 연봉을 받는 대신, 리스크를 감수하며 성장 가능성이 큰 스타트업을 찾아 나서는 추세다. 개발자 공급보다 수요가 훨씬 큰 상황에서 충분히 감수할만한 리스크라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선 이커머스 기업들이 코로나 시기에 큰 성장을 이뤘으나 국내를 중심으로 커온 만큼 향후 성장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마존처럼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하기를 희망하지만, 국내 이커머스 서비스는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 적합하기 때문에 진출 가능한 국가 및 도시가 한정적이란 해석이다.

그나마 싱가포르, 일본 도쿄, 대만 등이 해외 진출이 용이한 곳으로 꼽히나 인도네시아와 싱가포르의 경우 손정의 비전펀드의 투자를 받은 퀵커머스‧이커머스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쿠팡이 일본 도쿄와 대만에서 베타 서비스를 론칭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이커머스 업계 개발자는 "스톡옵션 이슈로 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이 개발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컬리처럼 스톡옵션 배정이 끝난 기업은 성장 가능성이 있더라도 그 대상에서 제외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커머스 기업들이 해외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낮아지자 OTT 서비스, 해외직구 서비스 등을 론칭하며 스케일 아웃 대신 스케일 업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대기업과 다르지 않은 사업 전략에 소속감마저 낮은 실력 있는 개발자들은 새로운 산업에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관리직이 아닌 이상 개발자들은 영어 능력도 크게 요구되지 않아 캐나다와 미국계 기업으로 진출할 수 있다. 이들의 이커머스 업계 이탈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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