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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게임 끝나나···체질 개선 나선 이커머스

치킨게임 끝나나···체질 개선 나선 이커머스

등록 2022.04.21 11:16

수정 2022.04.22 11:15

조효정

  기자

쿠팡, 재무 전문가 제이슨 차일드 선임···수익성 개선롯데온·BGF 헬로네이처, 수익성 악화로 새벽배송 포기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승자독식을 노린 치킨게임을 지속할 여력이 없어진 이커머스 업계가 수익성 개선으로 전략을 선회하고 있다. '이유 있는 적자'를 만들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쿠팡마저 적자 개선에 발 벗고 나섰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14일(현지 시각) 보안 관련 미국 데이터분석 기업 'Splunk'의 CFO(최고재무책임자)이자 SVP(수석부사장)인 제이슨 차일드(Jason Child)를 쿠팡 이사회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했다. 차일드는 1990년 IBM 회계 인턴을 시작으로 재무 분야에서 30년 이상 경험을 쌓은 재무 전문가다.

쿠팡이 재무 전문가인 차일드를 이사회에 새롭게 선임한 이유는 수익성 개선 목적으로 풀이된다. 쿠팡은 매 분기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며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그만큼 영업적자도 함께 늘고 있다. 지난해에도 15억4259만달러(약 1조8627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내며 전년 대비 손실 폭이 3.3배 커졌다. 지난해 3월 상장 당시 69달러까지 치솟았던 쿠팡의 주가는 급등락을 거듭해 현재 16달러에 머물러 있다.

적자 해소를 위해 유료 멤버십 회원비를 2900원에서 4990원으로 올리거나 기존 프로모션을 종료하는 등 적자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2조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그동안 이커머스 업계는 시장 선점을 위해 빠른 배송이나 할인 쿠폰 등 무리한 '퍼주기식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업계 1위 자리를 다투는 쿠팡과 네이버이 워낙 굳건한데다, 신세계와 롯데 등 오프라인 유통 공룡까지 이커머스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어 특정 기업의 과점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이커머스 업체들의 적자 규모가 몇 년 새 눈에 띄게 불며 치킨게임을 지속할 여력이 없어진 데다, 시장이 커진데에 따라 틈새시장을 찾을 여지가 많아지며 업계는 내실 다지기에 나선 모습이다.

롯데쇼핑 통합 이커머스인 롯데온은 새벽배송을 포기하고 한정된 자원과 인력을 경쟁력이 있는 '바로배송'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BGF는 헬로네이처의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BGF네트웍스의 종속회사로 편입시키고 기업간거래(B2B) 사업으로 전환한다.

티몬은 '콘텐츠커머스'로 전면 전략을 수정했다. e커머스가 아닌 정보기술(IT) 플랫폼사를 지향한다는 목표다. 스토리 중심 '관계형 커머스' 구축에 주력한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티몬의 올해 1월과 2월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0%, 28% 증가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적자 규모를 줄인 위메프는 몸집을 키우는 직매입을 줄이고 최저 수수료 정책과 함께 플랫폼 고도화를 통한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위메프는 직매입 규모를 줄여 손익 개선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치킨게임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낸 일부 기업들은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지난해 거래액 2조원을 넘긴 컬리는 물류 인프라에 대한 공격적 투자와 마케팅으로 점유율 확대에 주력할 계획이다. SSG닷컴도 이달 통합 멤버십 출시를 시작으로 신세계그룹 온오프라인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등 외형확장에 보다 집중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적자 개선을 싫어할 경영진은 없다"며 "이커머스 시장 선점 업체가 어느 정도 정해진 이상 무리한 출혈 경쟁보단 잘하는 부문에 집중해서 실적을 개선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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