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바이오 말 많고 탈 많은 보툴리눔 3사···글로벌 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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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고 탈 많은 보툴리눔 3사···글로벌 시장 노린다

등록 2022.03.24 07:10

수정 2022.03.24 08:48

유수인

  기자

균주 소송 이긴 메디톡스 로열티 수익···新 톡신 제제 추가 개발대웅제약 '나보타' 미국 수출 활기, 연내 유럽·중국 진출휴젤, 중국서 시장점유율 올리고 있어···빅3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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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두고 치열하게 다투던 국내 대표 업체들이 해외 시장을 겨냥해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19년 기준 50억 달러 이상의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연 평균 13%의 성장률로 지속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약 1400억원 이상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안면미용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전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50% 수준을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 유럽 등 선진국뿐 아니라 아시아, 중남미 국가에서도 미용·성형을 위한 보툴리눔 톡신 시술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한국의 미용·성형 관련 인지도 및 브랜드 파워의 강화로 세계 시장에서 위상이 제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균주싸움 승소한 메디톡스, 새로운 톡신 제제로 글로벌 진출

메디톡스는 주력 제품인 메디톡신·코오톡스·이노톡스의 매출 회복과 소송비용 지출 감소, 로열티 수익 등을 토대로 글로벌 진출 및 신사업 추진에 매진하고 있다.

국내 보툴리눔톡신 시장을 선점했던 메디톡스는 대웅제약과의 미국 ITC(국제무역위원회) 소송, 잇따른 제품 허가취소 등의 이슈로 매출 부진을 겪으면서 휴젤에 1위 자리를 내준 상태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 2016년 미국에서 대웅제약을 상대로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를 도용했다는 소송을 제기한 이후 매년 수백억원대 비용을 지출했고, 이는 고스란히 판매관리비에 반영됐다. 엎친데 덮진 격으로 2020년에는 ▲무허가 원액 사용 제품 생산 ▲국가출하승인 받지 않은 제품 중국 수출 등의 이유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두 차례나 행정처분을 받았다. 이에 메디톡스의 매출액은 2019년 2059억원에서 2020년 1408억원으로 30% 이상 급감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37억원에서 628억원 감소한 371억원의 손실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다행히 메디톡스는 지난해 ITC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품 '나보타'의 미국 판매로열티를 받게 됐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의 미국 파트너사 에볼루스, 이온바이오파마 등에게서 일정기간 동안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받는다.

식약처 처분에 대해서는 법원이 회사의 집행정지 및 취소소송을 인용함에 따라 한시적으로 판매가 재개됐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주력 분야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매출 회복과 소송비용 감소, 정기 로열티 유입 등으로 수익성 개선과 안정적 재무구조가 마련되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메디톡스의 재도약을 위한 글로벌 진출 전략과 신사업 추진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메디톡스의 매출·영업이익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메디톡스의 매출액은 1849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약 345억원, 약 933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추가로 개발하는 등 글로벌 사업 확장을 본격 준비하고 있다. 또 기존 제품들의 피부, 성형 시장 외 다양한 치료제 분야로의 시장 확대를 위해 보툴리눔 톡신의 치료 적응증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연구개발(R&D)로 다양한 분야의 치료제 개발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회사 측은 "내년 출시가 목표인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 'MBA-P01'의 임상 3상이 차질 없이 순항하고 있다"면서 "상업화 권리를 가진 신제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의 선진국 진출도 가시화 될 예정인 만큼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의 최강자로 올라서는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고 강조했다.

◇대웅제약 '나보타' 미국 이어 유럽·중국 진출 목전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와의 분쟁 합의로 '나보타'의 북미시장 수출에 활기를 되찾았다. 또 올해 중 유럽과 중국 시장 진출도 앞두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나보타는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으면서 한국 보툴리눔 톡신 제제 중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메디톡스와의 법적 분쟁으로 수출이 중단됐으나 나보타의 미국 판권을 보유한 에볼루스가 합의에 나서면서 미국 내 소송이 취하되고 수출도 재개됐다.

미국 보툴리눔 톡신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로 나보타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나보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504억원 대비 급성장한 796억원으로 집계됐으며,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미국 등에서 보툴리눔 톡신 사업의 법적 불확실성이 모두 해소되면서 해외 매출도 60% 이상 대폭 늘어났다. 회사 측은 "지난해 2분기부터 미국에서 매 분기 최고 실적을 경신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대웅제약의 전체 실적에도 반영됐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1530억원으로 전년 1조554억원 대비 9% 증가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889억원, 순이익은 31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70억원에서 5배 이상 늘었다.

회사는 세계 2·3위 톡신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유럽과 중국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을 장악할 계획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유럽과 중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면서 "올해 매출 신장이 가장 크게 기대되는 분야"라고 밝혔다.

◇국내 1위 휴젤, '학술 마케팅'으로 중국서 입지 ↑

메디톡스를 제치고 국내 보툴리눔 톡신 제제 시장 1위에 올라선 휴젤은 글로벌 빅3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휴젤은 지난해 11월 강원도 춘천 소재 거두공장에 대한 유럽연합(EU)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승인을 획득했다. 이번 GMP 인증으로 휴젤의 유럽 시장 진출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앞서 휴젤은 2019년 6월 유럽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을 목표로 유럽의약품청(EMA)에 품목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EMA는 승인 절차의 일환으로 거두공장의 EU GMP 인증 적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휴젤 거두공장은 내수용 보툴리눔 톡신 제제 '보툴렉스'와 수출용 '레티보' 생산을 맡은 휴젤의 제2공장으로, 연간 500만 바이알(병)을 생산할 수 있다.

휴젤은 가장 먼저 진출한 중국에서도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국내 기업 최초로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진출한 휴젤은 올해 시장점유율 15~20% 달성을 목표로 중국 의료인을 위한 현지 학술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휴젤은 강점인 근거 중심의 '학술 마케팅' 전개를 통해 국내외 현직 의료진과의 접점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또 휴젤은 레티보의 미국 FDA 심사 완료도 앞두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3월 FDA에 레티보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 같은 해 8월 '거두공장'에 대한 현장 실사 등을 순조롭게 완료했다. 회사 측은 "중국에 이어 내년 유럽, 미국 진출까지 글로벌 빅3 시장 진출의 마지막 카운트다운을 시작했다"며 "기존 28개 진출국에 빅3 시장을 추가하며 전 세계 톡신 시장의 95%를 커버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 회사가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는 해외 매출 비중 80% 달성을 현실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휴젤은 지난해 245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사상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6% 이상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4% 이상 증가한 971억원을 기록했으며, 순이익은 60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보툴렉스'가 전체 매출액의 절반에 달하는 124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본격적인 시장 확대에 나선 중국과 라틴아메리카 시장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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