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분기 기업 실적 서프라이즈로 모멘텀 확보 ‘긴축리스크·인플레이션·中 경기 둔화’도 원인증권가 “신흥국 전반에 걸친 모습···상황 나아질 것”
미국 증시와 국내 증시가 최악의 탈동조화(디커플링)에 빠졌다. 미국 증시의 경우 기업들이 3분기 서프라이즈 실적을 기록, 여기에 인프라 투자 법안 통과 소식이 호재로 작용하면서 다우지수 등 주요 지수가 신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국내 증시인 코스피는 3000선 조차 유지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8일(현지시간)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4.27포인트(0.29%) 오른 3만6432.22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17포인트(0.09%) 상승한 4701.70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0.77포인트(0.07%) 오른 1만5982.36에 마쳤다.
이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8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다우지수는 2거래일 연속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반면 코스피는 지난 3일 종가 기준 3000선 붕괴 후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8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31%(9.07포인트) 내린 2960.20에 거래를 마쳤다. 9일 오전 11시3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3%(6.77포인트) 빠진 2953.43에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에선 미국과 국내 증시의 디커플링에 대해 3분기 실적시즌 기간에 미국 등 선진국의 실적 모멘텀이 상대 우위에 있었던 점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고 분석했다. 테이퍼링 등 긴축 리스크와 공급망 차질 등 병목 경제 현상과 인플레이션 리스크도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 경기 둔화도 문제다. 미국과 달리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산업이 경우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영향을 더 크게 받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 주식시장과 디커플링은 한국 주식시장만의 문제라기보다 신흥국 전반으로 확산된 움직임이며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과 경제를 둘러싼 각종 불확실성이 커진 것은 분명하다. 공교롭게 중국 리스크가 동반되고 있지만 2015년 말~2016년 초와 같이 신흥시장 신용위기 등 경제 불안을 걱정할 국면은 아니다”라며 “희망고문일 수 있지만 한-미간 디커플링을 초래했던 현상이 일부 완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외국인 보유 비중의 하락 폭 제한과 함께 한-미간 디커플링 현상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들의 실적 모멘텀이 회복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미 신흥국들의 실적 전망치 하향은 상당부분 주가에 반영돼 왔던 측면이 있다. 더 나아가 백신 접종 확대 및 위드코로나 돌입,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코로나 치료제 가시화, 주말 중 정해진 미국의 1조 달러 인프라투자 가결로 인한 신흥국으로의 인프라투자 모멘텀 확산 등을 고려 시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의 증시 전망에 대해 과도한 비관론을 갖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기업이익 전망보단 주주환원과 내년 통화정책 방향이 미국과 한국 주식시장 흐름의 차이를 만들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지수 등락률과 시가총액 증감률을 비교하면 주식시장의 공급 현황을 분석한 결과 ‘빅 IPO(기업공개)’ 속 수급이 국내 주식시장 하방 압력을 가하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지난해까지 국내 증시 지수 등락률과 시총 증감률은 큰 차이가 없었지만 올해 들어 3.3% 오르는 동안 10.9%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또한 기업이익을 주식시장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기는 어렵지만 방향성이 갈리고 있어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봤다.
통화정책 사이클이 엇갈린 점도 두 국가의 디커플링의 원인으로 꼽았다. 박 연구원은 “2022년 미국의 기준금리는 동결이 유력하지만 한국의 기준금리는 올해 11월 한번 인상된 뒤 내년엔 1.5%로 두 차례 더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주식시장은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대신 테마가 순환하며 종목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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