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MZ세대’ 전폭 지지... 인터넷은행의 폭풍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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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전폭 지지... 인터넷은행의 폭풍 성장

등록 2021.08.19 07:39

수정 2021.08.19 16:53

한재희

  기자

카뱅, 6개월 실적 만으로 작년 연간 순익 넘어26주 파트너 적금 등 특화 상품에 젊은층 지지케이뱅크도 올 2분기 첫 흑자···업비트 효과 ‘굿’

‘MZ세대’ 전폭 지지... 인터넷은행의 폭풍 성장 기사의 사진

인터넷은행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폭풍 성장하고 있다. IPO(기업공개)에 성공한 카카오뱅크는 MZ세대를 넘어 전세대를 아우르는 플랫폼이자 뱅크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케이뱅크 역시 올해 2분기 첫 흑자전환을 발판으로 성장을 예고했다.

18일 금융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나란히 역대 최고 상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올 상반기 순이익 1159억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훌쩍 뛰어넘었다. 케이뱅크는 2분기 첫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상반기 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분의 1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약진에는 M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다. 최근 출시한 ‘26주적금 with 해피포인트’ 상품을 보면 출시 이틀 만에 누적 계좌개설수가 15만좌를 돌파했다. 이보다 앞서 출시한 26주적금 with 이마트와 26주적금 with 마켓컬리는 각각 56만좌, 24만좌 판매돼 흥행에 성공한 바 있다.

이들 상품 흥행은 MZ세대들이 이끌었다. 이마트와 마켓컬리 상품의 가입 연령대 비중은 20·30대가 66%로 압도적이다. △20대 28% △30대 39% △40대 26% △50대 이상 7%였다.

지난해에는 14~19세 전용 상품인 ‘카카오뱅크 미니’를 선보이며 본인 명의 계좌나 주민등록증이 없는 10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체크카드와 마찬가지로 미니카드를 통해 온‧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고 전국의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수수료 없이 입출금이 가능하다.

카카오뱅크 미니는 출시 한 달만에 가입자 수 50만 명을 돌파했고 7월 말 기준 89만 명으로 집계됐다.

특화 상품을 앞세운 카카오뱅크는 앱의 순이용자수(MAU) 1400만이라는 기록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 청년전월세대출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2월 청년 전월세대출 상품을 출시하고 올해 상반기 현재 2만7335건, 1조3763억원을 집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든 은행권의 청년 전세대출에서 카카오뱅크가 금액 기준으로 2020년 39.8%, 2021년 상반기 현재 64.0%를 차지할 정도다. 지난 달 청년전월서 한도가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늘면서 신청자가 전월대비 30% 증가해 한때 심사가 지연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주목할 부분은 젊은 세대뿐 아니라 40~50대 비중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 고객 수는 전년 말 대비 127만명 증가한 1671만명을 기록했는데 상반기 신규 고객 가운데 40~50대 비중이 48%를 차지했고 60대 이상도 10%에 달했다.

이는 플랫폼 부문의 성장과 맞닿아 있다. 주식계좌개설 신청 서비스와 제2금융권 연계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40~50대 신규고객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주식계좌개설은 상반기 중에 129만3천60좌가 카카오뱅크를 통해 개설됐고, 연계대출 누적 실행 금액은 전년말 대비 1조원 이상 늘어난 3조1245억원을 기록했다. 제휴 신용카드 발급 실적은 누적 25만장을 나타냈다.

케이뱅크는 올해 2분기 출범 이후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1분기 12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낸 것을 감안하면 올해 상반기 누적 손실은 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49억원) 보다 5분의 1수준으로 줄었다.

케이뱅크 흑자전환은 국내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업비트와의 제휴를 통해 암호화폐 투자자를 고객으로 대거 확보한 영향이 컸다.

케이뱅크의 고객은 올 상반기에만 400만 명 증가하며 지난달 말 기준 628만 명을 넘어섰다.

업비트를 통해 암호화폐에 투자하려는 사람들이 케이뱅크에 계좌를 개설하면서 상반기에만 예·적금액이 7조5400억원 늘었다. 예·적금 잔액 중에서도 요구불예금 등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80%에 달했다. 업비트 입출금 계좌서비스 이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순수수료이익도 85억원 흑자를 냈다.

자금이 확보되자 대출 영업도 늘었다. 케이뱅크의 여신 잔액은 상반기에만 2조1000억원 증가한 5조900억원을 기록했다. 비대면 대출상품인 아파트담보대출은 출시 10개월 만에 누적 취급액이 7000억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지난달 유상증자를 완료하면서 외형 성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하반기 대출을 확대하고 실적 개선을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대출 여력도 충분하다. 금융당국이 제시한 BIS 자기자본비율 규제(8.0%)를 보면 자기자본의 10배 이상 대출이 가능한데 케이뱅크는 아직 자기자본 대비 대출 잔액은 두 배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MZ세대는 은행권 전체가 주목하는 세대”라면서 “인터넷은행들은 젊고 아이디어 상품으로 이들을 고객으로 끌어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성장세를 발판으로 앞으로 외연성장에 더 박차하를 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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