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독립 사업 조직 CIC 2곳 출범 등 조직개편 잇따라직급 축소·연공서열 폐지·포상 확대 등 인사제도도 바꿔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은석 대표 취임 이후 7개월 여 사이 2개의 CIC(Company in Company)를 구성했다. CIC는 사내에 구성된 독립 사업 조직으로 생산, 마케팅, 영업 등 밸류체인을 모두 갖추고 있다. 말 그대로 ‘회사 안의 회사’로 독립된 사업구조를 갖춘 조직이다.
첫 CIC는 지난 3월 만들어진 화이트바이오CIC다. 화이트바이오는 친환경 소재사업을 의미하는 단어로 CJ제일제당이 미래 먹거리로 낙점해 지난해부터 집중 투자하고 있다. 두번째 CIC는 이달 출범한 건강사업CIC로, 추후 단순히 건강기능식품에만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과 관련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 대표가 CIC 조직을 선보인 것은 이들이 신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주도적인 의사결정으로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 대표는 이번 CIC 구성을 포함해 올 들어 여러 차례 조직을 개편했다. 최근에는 최근 B2B(기업간거래) 사업 확대를 위해 기존 담당급 조직을 본부단위로 승격·확대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이미 지난해 말 취임 직후에도 한 차례 조직 개편을 한 바 있는데 이후 7개월 여 사이에도 여러 차례 추가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조직개편이 1년에 한 차례 정도 이뤄진다는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이는 수시로 조직 구성을 바꿔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최 대표는 최근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는 '프론티어 랩스' 프로젝트와 사내벤처 프로그램도 도입했다. 최근 CJ제일제당이 식품 전략기획실에 신설한 ‘뉴 프론티어(New Frontier)팀’은 사내 벤처 캐피탈(CVC) 역할을 하며 스타트업 투자에 나선다. 또 사내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신선한 아이디어를 가진 직원들이 100일간 기존 업무에서 손을 떼고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실제 사업화 할 수 있는 초기 투자금도 지원한다. 이는 모두 새로운 미래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최 대표는 단순히 조직 개편과 성장동력 마련에만 나선 것이 아니라 ‘공정한 기회 제공’과 ‘성과에 따른 합리적 보상’을 골자로 한 인사제도 개편도 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7단계 직급 체계를 3단계로 축소하고, 기간을 채워야만 승진할 수 있는 연공서열 방식을 폐지했다. 또 성과급 체계도 개편해 성과가 뛰어난 직원에게 성과급 이상의 보상을 제공하기로 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의 입사 5년차인 한 직원이 지난 1일자로 한 태스크포스(TF) 리더가 되면서 스페셜리스트(Specialist, 기존 사원·대리)에서 프로페셔널(Professional, 기존 과장·부장)로 승진한 사례가 나왔다. 또 일본 시장에서 음용식초 브랜드 ‘미초’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프로젝트 구성원 13명은 3억5000만원을 포상금을 받았다.
이처럼 최 대표가 직급개편, 사내 독립조직 구성과 사내벤처 활성화 등 조직문화 전반에 대한 개혁에 집중하는 것은 회사 안팎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보다 기민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최 대표는 최근 임직원들에게 “그 동안 인프라에 대한 투자는 꾸준히 해왔지만,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마지막 퍼즐은 결국 ‘사람과 (조직)문화’”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경영 방침인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기업은 기업 특성상 보수적일 수밖에 없어 대부분 의사결정이 느리다”며 “CJ제일제당은 2018년께 유동성 위기를 겪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쓰는 등 격변기를 겪어본 만큼 기민한 조직문화에 대한 필요성과 의지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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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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