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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그룹, 이베이코리아 품는다···온·오프라인 1위 유통기업으로

미래 유통시장 생존 위한 투자시간 단축 필요 판단
그룹 역사상 최대 M&A 단행 ‘온라인 대전환’ 나서
마트·백화점·이커머스 합쳐 국내 유통업 통합 1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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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확정하고 국내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틀어 확고한 1위에 올라선다.

이번 인수합병(M&A)은 신세계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로, 그만큼 이커머스 역량 강화에 대한 그룹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오프라인 유통기업에서 온라인·디지털 기업으로의 대전환에 나서 미래 시장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마트, 이베이코리아 지분 80% 3.4조원에 인수 = 이마트는 이베이 미국 본사(eBAY INC.)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지분 양수도 계약(SPA)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마트는 이베이 본사와 이베이코리아 유한책임회사 지분 매매에 관한 주요 계약조건에 합의했으며, 한국은행에 제출한 외국환거래 관련 신고가 수리되는 대로 거래계약을 맺기로 하는 합의서(LOA)를 체결했다. 거래계약은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01%를 3조4404억원에 인수한다는 내용이다. 이마트는 이번 인수를 위해 특별목적회사인 에메랄드SPV를 설립한다.

이번 인수전 초반만 해도 신세계그룹은 5조원이라는 이베이코리아의 몸값이 비싸다는 입장이었다. 그럼에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강희석 이마트·SSG닷컴 대표이사를 비롯한 경영진은 이번 인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정 부회장은 이번 인수전과 관련해 “얼마가 아니라 얼마짜리로 만들 수 있느냐가 의사결정의 기준”이라며 이베이 인수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고 그룹 측은 전했다. 정 부회장의 의지대로 신세계그룹은 이번 본입찰에서 경쟁자인 롯데그룹보다 1조원에 가까운 금액을 더 베팅하며 인수전의 승자가 됐다.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신세계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 M&A다. 일각에서는 이베이코리아의 기업가치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나,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수는 단순히 기업을 사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기회를 사는 딜”이라며 이번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국내 유통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신세계그룹은 자체 이커머스 사업을 국내 시장에서 유의미한 수준으로 키워내는 데 시간이 크게 소요된다고 판단하고, 이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거액을 들여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했다는 의미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신세계그룹은 온라인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단번에 키울 수 있는 것은 물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합한 국내 유통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된다.

우선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로 온라인 거래액이 G마켓, 옥션, SSG닷컴 등을 합쳐 24조원에 달하면서 국내 이커머스 2위 사업자로 발돋움 한다. 이는 쿠팡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2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것이다. 신세계그룹의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도 3%에서 18%까지 상승한다. 그룹 내에서 이커머스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50%에 달하게 된다. 특히 신세계그룹의 우군인 이커머스 1위 네이버쇼핑의 거래액까지 고려하면 거래액 5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이커머스 연합이 탄생하게 된다.

여기에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는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 14조2137억원에 달하는 대형마트 1위 사업자이며, 신세계화점은 별도 매출액 1조4598억원의 3위 사업자다. 여기에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까지 합치면 신세계그룹은 롯데쇼핑과의 격차를 크게 벌리게 된다.

◇이베이코리아 기업가치 4.3조원 책정…‘우군’ 네이버는 빠져 =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여러 유력 대기업 원매자들이 뛰어들었으나 최종적으로 이베이 본사는 지분 전량을 털지는 못하게 됐다.

이번 인수전에는 신세계그룹 외에도 롯데그룹, 강한 카카오, SK텔레콤,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까지 뛰어들며 큰 관심을 받았다. 이베이 본사 역시 지분 100%를 5조원 수준에 파는 것을 최상으로 봤다. 그러나 원매자들 대다수가 이베이코리아의 오픈마켓 사업 모델과 기업가치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면서 예비입찰, 본입찰을 거치며 유력 후보자들이 대거 발을 뺐다.

신세계그룹 역시 당초 ‘우군’인 네이버와 함께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100%를 사들인다는 계획이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네이버마저 빠지면서 80%만 인수하게 됐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측은 지난 본입찰 이후 프로그래시브 딜을 진행해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이 인수가를 경쟁하도록 하며 가격대를 끌어올렸다. 신세계는 본입찰 당시보다 수천억원을 추가 베팅해 최종적으로는 4조원을 훌쩍 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격의 80%는 신세계그룹이 부담하고 나머지 20%는 네이버가 담당하기로 했는데, 인수가격이 점차 상승하면서 네이버가 담당할 몫도 커지게 됐다. 결국 네이버가 최종적으로 지분 투자를 하지 않기로 하면서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만 사들이게 됐다.

결과적으로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를 3조4000억원대에 사게 되면서 이베이코리아의 전체 기업가치는 4조3000억원 수준으로 책정된 상황이다. 당초 5조원 수준의 매각가를 원했던 이베이 본사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베이 본사 입장에서도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20%를 남겨두는 것이 나쁜 결과만은 아니다. 이번 매각에서는 원하는 만큼의 가격을 받지는 못했으나 지분 대부분의 엑시트(투자 회수)에 성공했고, 신세계그룹이 이커머스 사업 확대에 의욕적인 동시에 SSG닷컴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향후 나머지 지분 처분으로 더 높은 이익을 거둘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2018년 10월 해외 투자운용사 어피니티 에쿼티파트너스, 비알브이 캐피탈 매니지먼트로부터 SSG닷컴에 대한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확정하면서 SSG닷컴의 5년 내 거래액 10조원 달성과 상장 약정을 둔 바 있다. 신세계그룹이 이번에 이베이코리아를 품은만큼 SSG닷컴의 상장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풀필먼트에 1조원 추가 투자…셀러·회원·상품 대거 확보 =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디지털 에코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기존 오프라인 유통뿐만 아니라 최근 인수한 SSG랜더스야구단, 이베이와 SSG닷컴 등 온라인 종합 플랫폼까지 갖추게 돼 신세계그룹이 언제, 어디서나 모든 고객과 만난다는 뜻이라고 그룹측은 설명했다.

무엇보다 신세계그룹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부족했던 이커머스 역량을 보완하게 된다. 거래액 증가와 함께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한 국내 최대 규모의 30만명의 셀러와 2억개의 상품을 확보할 수 있다. 또 이베이코리아가 20년간 국내에서 이커머스 사업을 하며 쌓아온 소비자 데이터, 유로멤버십 스마일클럽 회원 270만명까지 신세계그룹의 것이 된다. 네이버 멤버십 회원과 신세계그룹 멤버십을 합치면 시너지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또 이베이코리아의 숙련된 IT전문가도 품을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신세계그룹이 오프라인 운영 노하우와 물류 역량을 이베이와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장보기부터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전반에 걸친 종합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통합매입으로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향후 4년간 1조원 이상을 온라인 풀필먼트 센터에 집중 투자한다는 구상이다. 신세계그룹의 오프라인 거점을 온라인 물류 전진기지로 활용해 물류 경쟁력도 강화한다. 당일배송 등을 통해 셀러 경쟁력도 향상시키고 이베이의 대량 물량 처리 능력을 기반으로 센터 가동률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그룹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번 인수 완료 후에도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신세계그룹의 재무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이베이코리아가 보유한 물류센터가 용인, 동탄, 인천 3곳뿐으로 추가 투자가 반드시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당분간 재무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 이베이코리아 조직과 신세계그룹 조직의 화학적 융합도 과제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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