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 빼고 중저가·폴더블 강화” 삼성, 갤럭시 전략 바꾼다

“노트 빼고 중저가·폴더블 강화” 삼성, 갤럭시 전략 바꾼다

등록 2021.03.18 15:49

이지숙

  기자

삼성 “올해 하반기 갤럭시노트 출시 어렵다” 공식 발표가성비 높인 ‘갤럭시A’ 시리즈 첫 언팩 열며 힘 실어줘20%대 무너진 시장점유율···중저가·폴더블 강화로 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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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올해 갤럭시노트 출시를 포기하고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마케팅에 힘을 싣는 등 변화된 스마트폰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경쟁사들과 점유율 경쟁이 거센 가운데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사수’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은 전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갤럭시노트 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포트폴리오 중 가장 하이엔드 제품”이라며 “1년에 플래그십 모델을 2번 출시하는 것이 어려워 올해 하반기 노트 제품 출시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단 갤럭시노트 단종설에 대해서는 “출시 시기가 다를 수 있어도 내년에는 갤럭시노트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노트 단종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이 지난해 연말 자사 뉴스룸을 통해 갤럭시노트의 S펜을 다른 기기로 확대할 것을 공식화하면 단종설에 더 힘이 실렸다.

삼성전자는 당시 올해 갤럭시노트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며 단종설을 잠재웠지만 3개월이 지난 뒤 결국 올해 갤럭시노트 출시가 어렵다고 시인한 것이다. 2011년 첫 출시된 이후 매년 하반기 플래그십 라인을 책임졌던 갤럭시노트는 10년만인 올해 처음으로 라인업에서 지워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 시리즈의 크기가 커지고 올해 출시된 제품에는 S펜이 호환되는 등 노트와 S제품 사이에 차이점이 많이 없어진 만큼 삼성 내부에서도 하반기 갤럭시노트 출시가 큰 의미가 없어진 것으로 결론내린 듯 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갤럭시S 시리즈 최상위 모델과 갤럭시Z폴드에 S펜이 탑재되며 결국 갤럭시노트는 단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제품의 라인업을 조정하는 대신 중저가 제품에는 좀 더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전일 삼성전자는 온라인을 통해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을 열고, 갤럭시A52·갤럭시A52 5G·갤럭시A72 등 갤럭시A 시리즈 스마트폰 3종을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보급형 모델을 내세워 스마트폰 신제품을 공개하는 언팩 행사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번에 출시한 중저가 제품에는 그동안 플래그십 모델에만 채택됐던 고급 기능들이 대거 포함돼 ‘가성비’를 대폭 높였다. 세 제품 모드 6400만 화소 기본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4K 동영상을 촬영한 후 캡쳐를 통해 800만 화소의 선명한 사진으로도 남길 수 있다.

광학식 손떨림 방지(OIS) 기능도 추가됐다. 야간 모드를 이용하면 12개의 이미지를 하나로 병합하는 멀티 프레임 프로세싱 기술을 활용해 저조도 환경에서도 또렷한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라인까지 5G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라인업을 운영하고 상용화 시장과 거래선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독보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는 폴더블의 경우 올해 대중화에 힘을 쏟는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클램셸 타입의 새로운 폴더블 폼팩터인 갤럭시 Z 플립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다변화했고, 전작 모델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완성도를 한층 더 높인 갤럭시 Z 폴드2를 선보이는 등 폴더블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삼성전자는 전일 열린 주총을 통해 “올해의 경우 갤럭시 Z 폴드는 슈퍼 프리미엄 포지셔닝을 공고히 하고 Z 플립은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밀레니얼 세대와 여성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면서, 폴더블 카테고리의 대중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략 변화는 지속적으로 떨어지는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가 발표한 마켓 모니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9%로 1위 자리를 지켰으나 20%선이 무너졌다. 반대로 애플은 2019년 13%에서 2020년 15%로 점유율이 상승했다.

4분기의 경우에는 첫 5G 스마트폰인 아이폰12를 출시한 애플의 시장점유율이 21%까지 오르며 16%를 기록한 삼성이 2위로 밀려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S시리즈 판매량이 줄고 있는 만큼 무리하게 경쟁을 하는 것보다는 낮은 가격에 물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판단”이라며 “중저가 경쟁까지 치열해진 만큼 삼성만이 갖고 있는 폴더블 라인은 더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는 플래그십 전략의 포지셔닝을 잘 해야하는 시기”라며 “S시리즈와 중저가라인, 폴더블폰 등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찾는 노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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