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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경영권 분쟁②]박철완 상무가 구상한 ‘승리’ 시나리오

임기 만료 사외이사 자리 진입이 목적
3%룰 적용시 박찬구 회장 측이 소폭 앞서
외부세력 결탁에 무게···처가 등 우호세력 관측
주총후 갈등 첨예, 정관변경시 박 회장 해임 가능

그래픽=박혜수 기자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박찬구 금호석화그룹 회장 일가를 향해 칼날을 꺼내들었다. 재계에서는 박철완 상무가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경영권 분쟁을 준비해왔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만큼, 철저한 시나리오를 짜놨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영권 분쟁의 시작은 박철완 상무가 사외이사와 감사 추천 및 배당 확대 등을 골자로 한 주주제안서를 발송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지난달 27일 박찬구 회장과의 주식 공동보유관계를 해소하며 경영권 분쟁에 쐐기를 박았다.

박철완 상무는 고(故) 박인천 금호그룹 창업주 차남인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이다. 박찬구 회장은 박인천 창업주의 막내아들이다. 즉, 조카인 박철완 상무가 작은 아버지인 박찬구 회장에 맞서는 것이다.

박철완 상무는 오는 3월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후보를 추천했다. 금호석화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7명 총 10명으로 구성돼 있다. 사외이사 4인의 임기가 곧 만료되는데, 이 중 2명은 감사위원이기도 하다.

기존 경영진 해임은 특별결의 사항으로 조건이 까다롭다. 또 사외이사 4석을 모두 차지하더라도, 이사회 과반을 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단기간 내 승부를 내기보다는, 자신의 우군을 회사 내부에 진입시켜 서서히 영향력을 확대하는 구상을 그렸을 가능성이 크다. 박철완 상무는 부친 측근들이 이미 퇴진하면서 내부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 선임은 이른바 ‘3%룰’을 적용 받는다. 3%룰은 최대주주와 특별관계인 의결권을 각 3%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재 금호석화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박찬구 회장 측 우호지분은 박찬구 회장 6.69%, 아들 박준경 전무 7.17%, 딸 박주형 상무 0.98%, 문동준 사장 등 임원 0.03% 총 14.87%다.

반면 개인 최대주주인 박철완 상무는 10.00%를 들고 있다. 여기에 국민연금 8.16%, 자사주 18.35%,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등 45% 수준으로 파악된다.

박철완 상무는 권민석 IS동서 대표이사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권민석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호석화 주식을 대량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IS동서 측은 “권민석 대표가 개인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매수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대부분 매도한 상황”이라며 “박철완 상무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이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고 해명했다.

3%룰에 따라 박찬구 회장과 박준경 전무, 박철완 상무, 국민연금은 각각 91만4030주(전체 상장주식수의 3%)만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 자사주를 제외한 유효주식수 기준 개별 지분율은 4.8%이다.

이에 따라 박찬구 회장 측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은 10.61%이다. 아직까지 수면위로 부상한 백기사는 없다. 박철완 상무와 권민석 대표의 지분율 합은 7.8~8.8%(추정치)다.

박찬구 회장이 앞서고는 있지만 주총 결과는 쉽게 예단할 수 없다. 박철완 상무가 국민연금을 자기 편으로 끌어온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 있다. 국민연금은 2019년 3월 주총 당시 박찬구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배임 혐의가 유죄판결을 받았고, 회사에 손실을 끼칠뻔한 위험을 초래했다는 이유다.

만약 국민연금이 똑같은 이유로 박찬구 회장에 반대표를 던진다면, 박철완 상무 측 우호 지분이 13%를 넘기면서 유리하게 판을 가져갈 수 있다.

박철완 상무가 자금력이 풍부한 누나들과 처가를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첫째 매형은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차남인 김선협 아도니스 부회장이다. 둘째와 셋째 매형은 장세홍 한국철강 대표, 허재명 일진머티리얼스 대표다. 처가는 GS그룹 방계인 코스모그룹이다.

경영권 공격 계획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공시 기준인 5%를 넘지 않고, 3%를 넘기지 않는 선에서 지분 매입을 부탁했을 것이란 추론이 가능하다.

박철완 상무는 주주제안에서 배당확대를 요구했다. 어느 한 쪽이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만큼,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작업 성격이 짙다. 소액주주 명단을 확보해 직접 접촉도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계 안팎에서는 금호석화의 경영권 분쟁이 3월 주총 이후 더욱 첨예해질 것이라고 내다본다. 박철완 상무 측 우호세력이 지분을 대거 매입한 뒤 임시 주총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사 자격을 제한하는 정관변경도 박철완 상무가 꺼낼 수 있는 좋은 카드다. 국민연금은 이사 자격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 횡령·배임이나 부당지원, 경영진의 사익편취 등으로 기업가치가 훼손되거나 주주권익이 침해받는다고 판단할 경우, 이사 해임을 요구할 수 있다는 내부 지침도 가지고 있다.

박철완 상무가 이사 자격 제한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하면, 국민연금의 찬성표를 얻을 확률이 높다. 또 안건이 가결될 경우 박찬구 회장이 등기임원에서 내려와야 한다.

한편, 금호석화는 박철완 상무의 주주제안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회사는 “주주제안 내용을 면밀히 검토한 뒤 관계 법령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면서 “주주제안을 명분으로 사전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현재 경영진의 변경과 과다배당을 요구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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