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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등록 :
2021-01-20 18:03

수정 :
2021-01-20 18:03

선장 잃은 삼성 전장사업, 신규투자 시계제로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장·하만 전장부문장 나란히 교체
이재용 실형에 전장사업 M&A·투자 기대감 가라앉아
LG전자, 전장부문 투자 활발…삼성은 4년간 ‘제자리’

삼성전자는 전장사업팀장을 이승욱 부사장으로 교체하고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전장부문장을 새로 영입하는 등 전장사업 재정비에 나섰다.

삼성전자가 최근 국내외 전장사업 책임자를 물갈이하며 재정비에 나섰으나 성장 계획이 다소 차질을 빚을 판이다. 이재용 부회장의 실형 선고로 전장부문의 인수합병(M&A)과 신규 투자에 대한 의사결정이 상당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장부품을 담당하는 국내 전장사업팀장과 해외 자회사 하만의 전장부문장을 나란히 교체했다. 올해 전장사업에 속도를 낼 거란 관측이 나오던 시점에서 이 부회장 구속은 투자 기대감을 떨어뜨린 요인이 돼 버렸다.

삼성전자는 지난 연말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담당 이승욱 부사장을 전장사업팀장으로 임명했다. 삼성 전장사업 수장 교체는 2015년 말 조직을 신설한지 5년 만이다. 그동안 전장사업을 총괄해 온 박종환 부사장은 물러났다.

이승욱 부사장은 삼성 임원진 중 하만 인수 주역으로 꼽힌다. 삼성 미래전략실 임원과 사업지원TF 담당 부사장 등을 거친 그는 올해부터 삼성전자 전장사업 체질 개선을 지휘하게 됐다.

삼성은 또 하만 전장부문장에 크리스천 소봇카 부사장을 독일 보쉬그룹에서 영입했다. 소봇카 신임 전장부문장은 이달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그는 보쉬 최고기술책임자(CTO) 및 최고경영자(CEO) 등을 역임하며 전장산업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 삼성 전장사업 성장을 이끌 거란 기대감을 높였다.

삼성전자는 2016년 11월 이재용 부회장 주도로 9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전장회사 하만을 인수했다. 하만 사업부는 삼성전자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에도 독립 경영 개념으로 외국인 경영진 체제로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회사 내에 있는 전장사업팀은 삼성전자와 하만 간 사업 조율 역할을 한다”며 “각 사업부가 제품 등 협업을 진행할 때 업무를 지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신성장 분야로 보고 5G, AI, 바이오 등과 함께 미래 먹거리로 삼은 신사업이다. 그러나 하만 인수 이후 지난해 처음 적자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위기감이 커지자 이 부회장은 조직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에선 전장사업 책임자 교체는 삼성이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성장 엔진을 아직 정상적으로 작동시키지 못하고 있는 전장사업의 체질 개선 의지로 보고 있다.

경쟁사인 LG전자가 최근 전장사업에서 잇달아 공격적인 투자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삼성이 견제 대상이다. 삼성은 하만 인수 이후 전장 분야에선 지난 4년간 후속 투자 없이 제자리에 멈춰있다.

LG전자는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 ‘룩소프트’와 기술 제휴로 이달 27일 조인트벤처 ‘알루토(Alluto)’를 설립하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인 캐나다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손잡고 올 7월께 ‘LG마그나’ 합작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삼성전자도 국정농단 재판에서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 선고로 일단락되면 반도체 파운드리 부문과 함께 전장사업 신규 투자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이 부회장이 전장사업 강화를 위해 해외 차량용 반도체 업체를 상대로 M&A, 또는 전략적 제휴 등을 타진할 거란 관측도 흘러나왔다.

전장사업은 삼성전자 각 사업부 중 수익성이 가장 낮아 변화가 필요했다. 지난해 3분기 매출액 2조6200억원, 영업이익 1500억원을 거뒀다. 다만 연간으로는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하만 인수 이후 사상 첫 적자 가능성도 제기된다.

디스플레이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텔레매틱스, 소프트웨어 등 자동차 전장 산업은 전기차 대중화와 자율주행 기능 강화로 시장 성장세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는 자동차용 전장 시장 규모가 급성장해 오는 2024년에는 4000억 달러(약 46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장은 “기업들이 전장사업에서 수익이 크지 않은 것은 미래차 핵심인 전기차 시장이 아직 이익을 창출하는 시점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부품 업체들이 현 단계에선 미래를 위한 투자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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