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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공백 삼성전자···사업지원 TF 역할 커졌다

글로벌 삼성, ‘총수 공백’ 경영 로드맵 실행
사업지원TF 주도 ‘비상경영’ 전격 전환 가능성
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방 주축 비상 체제도

삼성전자는 2021년 정기 인사를 거쳐 주요 부문별 사장단을 강화했다.
DS부문 CTO를 신설했고 생활가전사업은 사장급이 총괄하는 사업부로 승격시켰다.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법정구속 여파로 당장 비상경영 채비에 돌입했다. 삼성 내부에서 우려한 총수 부재 상황이 현실화하면서 정현호 사장이 이끄는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총수 공백’ 사태를 맞은 삼성전자는 당분간 이재용 부회장이 옥중에서 현안을 보고 받고, 정현호 사업지원TF장 사장이 전자 계열사를 포함한 각 부문별 사업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경영 전략을 실행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총수 부재 상황에 대비한 내부 비상경영 로드맵에 맞쳐 이번주 사장단 긴급회의 등을 거쳐 대응 마련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은 대법원이 국정농단 관련 최종 선고에서 이 부회장에게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직후 곧바로 사업지원TF 주도로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에게 보고될 의사결정이 필요한 현안들은 정현호 사장이 각 부문별 경영진과 조율하며 실행에 옮길 거란 관측이 제기된다.

사업지원TF는 삼성전자와 삼성전기, 삼성SDI 등 전자 계열사 간 사업 현안 및 이슈 등을 챙기고 시너지를 끌어내는 사실상 컨트롤타워 조직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정현호 사장과 안중현·김홍경·이승욱 부사장 등 40여명 안팎의 인력으로 꾸려졌다.

삼성은 지난 2017년 국정농단 사건 뇌물 혐의로 이 부회장이 수감 생활을 할 때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뒤, 삼성전자 내에 사업지원TF 조직을 꾸리고 CEO를 보좌하는 자리에 정현호 사장을 선임했다. 정 사장 역할은 사실상 이재용 부회장 공백기엔 사업실행 책임자나 다름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선 국정농단 재판 과정에서 사업지원TF가 ‘미전실 부활’이란 지적을 받은 만큼, 전면에 나서긴 쉽지 않을 거란 해석도 내놓는다. 그러나 한편에선 또 다시 총수 구속 사태를 맞은 삼성이 정상적인 경영 시스템을 작동시키기 위해 사업지원TF가 중심이 돼 각 부문별 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거란 시각이 적지 않다.

당장 삼성전자는 반도체, 가전, 무선 등 주요 사업부문을 총괄하는 김기남·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 3인방이 각 사업부장 사장과 소통을 강화하며 현장을 포함한 경영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삼성생명·화재·카드 등 금융 계열사는 CEO와 이사회가 주도하는 자율 경영에 당분간 의존해야 할 판이다.

앞서 2017년 이 부회장이 구속됐을 땐 계열사별 CEO 중심으로 일상의 경영을 이어갔고 주요 현안은 이 부회장이 직접 보고받았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연말 사장단이 머리를 맞댄 글로벌전략회의 안건들은 속속 차질없이 실행해 성과를 내야 하는 게 과제가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 공백에도 시스템에 강한 삼성이 총수 부재를 잘 이겨낼 거란 관측도 나온다.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투자 관련 의사결정은 올해는 완전히 멈췄다는 삼성 안팎의 분위기인데, 이미 투자가 예정된 사업은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삼성은 총수 구속 때인 2017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냈고, 글로벌 기업 삼성은 총수 리스크에 대비한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면서 “외부에서 우려하는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삼성은 경영권 승계 혐의 재판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경영 불확실성 부담이 상당히 크다. 이 부회장은 내년 7월 출소까지 수감생활을 해야 하고, 만일 연내 가석방된다고 해도 승계 재판도 임해야 해 앞으로 수년간 재판 준비로 경영활동이 위축될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삼성 내에서 '잃어버린 10년'이란 말들이 반복되고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글로벌 경영 흐름은 총수들이 직접 만나는 대면적 경영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삼성은 총수 구속으로 경영 관리 및 전략적 추진이 원활해질 수 없고 최고경영자의 글로벌 대면 기회를 상실하게 되니 전략적 접근이 미약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삼성 총수 구속은 국제사회에서 보는 한국 경제와 기업 환경이 좋지 않다는 나쁜 신호를 주는 것”이라면서 “삼성 입장에선 추후 경영권 승계 재판도 받아야 해 경영 불확실성은 가장 큰 우려 요인”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len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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