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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재개 2개월 앞으로...금지 연장은 득보다 실?

개인은 공매도 폐지 주장...“주가 떨어지고 기관·외인만 이득”
증시과열 막는 순기능...선진국은 코로나 사태에도 공매도 유지
전문가들 “불법 막는 제도적 개선으로 개인투자자 납득 시켜야”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쓴 가운데, 공매도 금지 연장을 둘러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공매도를 놓고 ‘주가 급락’과 ‘시장 제어’라는 상반된 시각이 치열하게 대립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주가 변동성 감소, 유동성 공급 등 공매도의 순기능을 살리는 데 무게를 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일 코스피지수는 개장 직후 급등하며 사상 최초로 3000p를 돌파했다. 지난해 3월 코로나19의 충격으로 1400선까지 떨어졌던 코스피지수는 연말부터 급격한 상승곡선을 그려왔다. 국내 증시의 급등 배경은 주요 기업의 실적 호조, 개인투자자들의 수급 확대, 그리고 공매도 금지에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공매도 폐지 요구하는 개미...“필연적으로 주가 떨어질 것”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금지 덕분에 코스피 3000 시대를 맞았다며 금융당국에 ‘공매도 금지 연장’을 압박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대규모 공매도로 주가 하락을 부추기고, 이에 대한 손해는 개인의 몫이었다는 주장이다.

공매도란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주식을 빌려 매도하는 것을 뜻한다. 없는 주식을 대거 매도하면 기업은 호실적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왜곡 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신용도가 낮은 개인은 접근하기 힘들기 때문에 대표적인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지적돼 왔다.

이에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금융위원회에 공매도 재개 재검토를 주문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영원한 공매도 금지'를 청원하는 게시글이 올라와 현재 2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모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은 제도 개선 없이 공매도가 재개된다면 폐지운동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지난해 3월 코스피지수가 11년 전 수준으로 되돌아간 건 공매도 세력 때문”이라며 “모처럼 자본시장에 봄이 왔는데 공매도가 재개되면 필연적으로 지수는 다시 떨어지게 되고 공매도 세력만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스피 3000p 돌파하며 과열 우려...공매도 재개 필요성 제기

금융위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금융시장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해왔다. 당초 지난해 9월 15일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올해 3월 15일까지 연장된 상태다. 국내에서 공매도가 금지된 건 2008년 금융위기,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 때에 이어 3번째다.

문제는 앞서 두 차례 모두 지수를 상당 수준으로 회복하자 공매도가 재개됐다는 점이다. 현재는 6개월 연장에 이어 3000p를 돌파한 현재까지도 해제되지 않고 있고, 3월 재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1456.64p까지 떨어졌던 코스피가 지난 10개월간 거둔 수익률은 무려 73.1%에 달한다.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증권가 일각에선 예정대로 공매도를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공매도 금지를 하지 않은 금융 선진국들처럼 공매도의 부정적 영향보다 순기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논리다.

◇美·英 등 금융 선진국은 코로나에도 공매도 유지...순기능에 초점

실제로 공매도는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 글로벌 주식시장의 최상위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들도 운영하는 일반적인 제도다. 지난해 영국은 공매도와 주가 하락이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내놨고, 코로나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도 공매도 금지를 하지 않았다.

특히 이탈리아·스페인 등 공매도를 금지했던 주요 유럽국가들도 지난해 5월 18일 일제히 해제한 상태다. 공매도 재개 당시 유럽증시는 3~5%대의 급등 양상을 보이며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기도 했다.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단기간 과도하게 올랐을 때 공매에 의한 매도 증가로 과열을 막는 순기능이 있다. 과열된 증시를 바로잡는 것은 물론,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해 유동성을 확대하는 기능도 한다.

◇전문가들 공매도 재개에 공감...“무차입 적발 등 제도개선 선행돼야”

공원배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만 강세를 보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가 상승을 공매도 금지 조치만으로 설명하기는 힘들다”며 “공매도는 헬스케어 등 일부 업종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금지 조치 이후 가격 발견 기능 저하로 주가가 과열된 사례들이 존재했다”고 진단했다.

공매도 금지가 장기화될 경우 외국인 자금의 헷지 수단을 제한하게 되는 것도 부담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증시 회복을 주도한 개인 수급의 하방 리스크”라면서도 “공매도 금지 연장은 대거 빠져나간 외국인 자금의 유입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시장만 놓고 보면 공매도 금지를 연장할 근거가 별로 없지만 정치적 이슈로 번지는 모양새”라며 “금융당국 입장에선 코로나 사태 속에서 시장 유동성의 핵심으로 떠오른 개인투자자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해엔 미국 대선과 코로나 사태로 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됐으나 현재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며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 등 기울어진 운동장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면 공매도를 반대하는 개인투자자들도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공매도는 폐지가 답이라고 보지만 어렵다면 최소 6개월은 더 연장한 뒤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며 “재개에 앞서 공매도가 국가 경제와 투자자들에게 어떤 악영향을 미쳤는지 따져보는 사회적 논의가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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