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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국적사 통합 준비 중인데…한진칼 유증 불발 우려 확산

日 총리 최측근 다케나카, ANA·JAL 통합 주장
정부 지원금 중복 방지·경쟁력 유지 위한 방안
‘1국가1국적사’ 재편 활발, 코로나 탓 통폐합도
국내 FSC 합병은 암초…KCGI, 신주발행 금지소송
늦어도 1일 결과…인용시 국가경쟁력 상실 불가피

그래픽=박혜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일본 정부가 국적항공사 통합을 고려하는 가운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대통합 무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중인 행동주의 사모펀드(PEF) KCGI가 제기한 한진칼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이 인용되면, 국내 항공산업이 도태될 것이란 지적이다.

26일 글로벌 항공 전문매체 ‘심플플라잉’(Simple flying)에 따르면 일본 항공사 통합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경제 자문 다케나카 헤이조 파소나그룹 회장이 제안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 내각 총무상(경제장관)으로 구조개혁을 이끈 헤이조 회장은 현재 스가 총리가 신설한 성장전력협의회의 전문위원을 맡고 있다.

다케나카 회장은 최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ANA(전일본공수)와 JAL(일본항공)은 하나가 돼야 한다”며 일본 항공산업의 과감한 재편을 주장했다. ANA과 JAL은 모두 1950년대 설립된 일본의 대형항공사(FSC)다.

일본 항공사 통합 구상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과 비슷한 맥락에 있다.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항공사는 정부 지원금이 필수적인데, 합병으로 자본 낭비를 방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침체된 항공산업 위기를 벗어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필수적인 조치라는 것.

일본 정부의 항공사 통합은 공식화된 사안은 아니지만, 스가 총리의 최측근이 비교적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했다는 점에서 현실성이 높게 점처지는 분위기다.

전 세계적으로 한 국가에서 2개 이상의 FSC가 운영되는 국가는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손에 꼽힌다. 인구가 1억명 이상인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이 ‘1국가 1국적사’ 체제를 구축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항공사 운영이 힘들어지자, 국가 주도의 통폐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항공산업 재편 과정은 암초를 만난 상태다. KDB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은 지주사 한진칼을 컨트롤타워로 두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항공사를 운영하는 방안을 고안했다. 산은은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여기서 확보한 현금을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으로 지원해주는 식이다.

특히 한진칼이 자회사 지분 2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주사 요건을 맞추면서, 빠른 시일 내 현금이 유입될 수 있도록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을 선택했다. 산은이 견제와 감시 기능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하지만 KCGI는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며 항공사 통합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산은이 한진칼 지분 10%를 차지하며 주주가 될 경우, 지분 전쟁에서 불리한 입지에 설 것이란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은은 “이번 인수가 무산되면 아시아나항공은 파산해야 한다”고 말했고, 한진그룹은 “항공산업과 10만명 근로자 보호를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는 이번 가처분 소송에 대한 심문이 열렸다.

KCGI 측은 “신주발행은 산은의 의도와 무관하게 조원태 회장의 경영권 방어가 주된 목적”이라며 “신주발행은 위법하고 다른 방식으로 통합을 준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한진칼 측은 “이번 딜은 국내 항공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산은의 제안으로 이뤄진 것”이라며 “산은은 백기사가 아니라 경영진의 약속 이행을 감시하는 감독자일 뿐이다. 인수대금 지원 방식도 졸속으로 결정한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신주발행 목적의 정당성과 신주발행 대안이 존재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양 측에는 오는 27일까지 반박 서면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한진칼 측에는 3자배정 유상증자 외에 다른 거래 방식이 논의된 자료를 내라고 했다.

한진칼 유상증자가 다음달 2일로 예고된 만큼 법원 판단은 이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달 1일에는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KCGI의 가처분 소송이 인용된다면 글로벌 7위 규모의 FSC 탄생은 없던 일이 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인수거래가 중단되면 아시아나항공은 자금 지원을 받을 수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 국가에서도 국가 기간산업인 항공산업을 살리기 위해 FSC간 합병을 유력하게 추진하고 있다”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실패하면 글로벌 경쟁력은 고사하고, 안방 시장에서도 외항사와의 규모나 가격 경쟁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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