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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임박했는데··· 증권가 “씨젠 사세요” 왜?

[리포트 탐구]백신 임박했는데··· 증권가 “씨젠 사세요” 왜?

등록 2020.11.13 15:36

조은비

  기자

“시약 다각화··· 실적 상승 지속될 것”“멀티플 고민 필요··· 단기 매매 추천”

백신 임박했는데··· 증권가 “씨젠 사세요” 왜? 기사의 사진

이번주 글로벌 증시 화두는 코로나19 백신이었습니다. 9일 화이자(Pfizer)와 바이오엔테크(BioNTech)가 긍정적인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하자마자 시장은 반응했습니다. 그간 힘을 못 썼던 전통 산업 주식 위주의 다우지수는 급등했고, 코로나19 유행으로 언택트 수혜를 입은 빅테크 주식이 포진한 나스닥은 하락했습니다.

◇진단키트주 급락했는데··· 씨젠은 매수해도 되나?=한국도 증시 상승을 이끄는 주도주가 10일 기점으로 크게 뒤바뀌었습니다. 언택트주와 진단키트주는 급락했고, 경기 민감주로 분류되는 항공주와 정유주는 급등했습니다. 이는 시장별 지수 추이로도 나타납니다. 코스피는 지난 10일과 11일 이틀간 2447.20포인트에서 2485.87포인트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갱신했습니다.

반면 코스닥은 이틀 동안 851.21포인트에서 839.90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특히 ‘씨젠’의 낙폭이 컸습니다. 씨젠은 대표적 진단키트주로 올해 초 주가 3만원에서 지난 8월 31만원까지 오르며 시가총액 2등 자리에 안착하는 등 코로나19 수혜를 가장 크게 입었는데요. 백신랠리 이틀간 27만5100원에서 23만800원까지 떨어지며 19.19%(4만4300원) 폭락했습니다.

증권가에는 화이자 백신에 이어 지난 11일 모더나(Moderna)가 만든 백신 효과 공개가 임박했고, 이 결과 또한 긍정적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입니다. 이쯤 되니 ‘진단키트주는 더 이상 힘을 못 쓰게 되나’ 하는 생각이 드는 찰나에 씨젠 매수를 추천하는 증권가 리포트가 쏟아져 흥미롭습니다. 화이자 백신 소식 이후 현재까지 총 6곳 증권사에서 씨젠을 다뤘습니다.

◇증권사 4곳 “실적 상승 지속될 것”=SK증권·한화투자증권·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는 ‘매수(Buy)’를 권고했습니다. 이들은 씨젠의 견조한 실적과 진단키트 기술 그리고 거시적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종식의 어려움에 주목했습니다. 총 6단계 투자 의견 분류에 따르면 Buy는 향후 6개월간 시장 수익률 대비 10%포인트 이상 주가 상승이 예상될 경우 씁니다.

실제로 씨젠의 실적은 좋습니다. 지난 11일 씨젠은 최악의 폭락을 경험하면서도 장 마감 이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 3269억원, 영업이익 2099억원을 기록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5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5배 증가했습니다. 씨젠 관계자는 “3분기 대규모 채용과 생산 연구 투자에도 불구하고 예상을 뛰어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습니다.

하나금융투자는 씨젠 12개월 목표 주가를 37만원으로 책정하며 Buy를 권고했습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전자 증폭기기와 추출장비 매출과 함께 기타 시약 매출도 증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무증상 감염과 빠른 전파력을 보유해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재유행이 시작되는 등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종식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습니다.

SK증권은 기존 목표 주가 33만원과 투자 의견 Buy를 유지하면서 내년에는 코로나19 이외의 진단키트에서 실적 증가를 기대하며 긍정적으로 바라봤습니다. 이달미 SK증권 연구원은 “독감과 코로나19를 동시에 진단할 수 있는 신제품의 유럽 출시가 기대되고, 코로나19 진단키트 뿐만 아니라 장비 판매 매출에서 수요 증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습니다.

한화투자증권은 목표 주가를 무려 43만원으로 책정하며 투자 의견을 Buy로 유지했습니다. 신재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더라도 진단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일 것으로 전망하며, 시약 매출 감소는 우려되지 않는다”며 “4분기는 호흡기 질환이 많은 계절적 성수기로 3분기보다 매출액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신한금융투자는 목표 주가를 35만원으로 유지하면서 투자 의견을 Buy로 내놓았습니다. 윤창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질적인 백신 개발은 내년 상반기 이후 완료될 가능성이 높으며, 글로벌 2차 팬데믹 영향으로 진단키트 부족은 지속되고 있다”며 “씨젠은 다른 업체 대비 기술력, 유통채널, 생산력 모든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춰 차별화를 나타내는 업체”라고 밝혔습니다.

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진=씨젠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진=씨젠

◇증권사 2곳 “멀티플 고민 필요, 단기 매매 추천”=미래에셋대우와 KTB투자증권은 앞선 4곳과 달리 또 다른 투자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미래에셋대우는 기존 투자 의견인 ‘단기매수(Trading Buy)’를 유지하되 목표 주가는 27만5800원으로 하향했으며 KTB투자증권은 기존 의견인 ‘Hold’를 유지하되 목표 주가는 23만원에서 26만원으로 상향했습니다.

Trading Buy는 매수보다 한 단계 아래의 매수 권고로 시장 수익률을 능가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사용합니다. 김충현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화이자의 코로나 백신 데이터 발표 후 씨젠의 주된 매출을 이루고 있는 체외 진단 모멘텀이 급격히 악화했다”며 “씨젠 주가가 연초 대비 단기간에 급등한 점 역시 주가 변동성을 크게 하는 요소”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 하방 리스크는 크지 않아 보이나, 시장 분위기를 고려할 때는 적극 매수 관점보다는 Trading 관점이 유효하다”고 밝혔습니다. 주가 상방 시나리오는 화이자 백신 FDA 승인 실패, 크리스마스 이후 코로나 확진자 폭증, 코로나19 진단키트 외 제품 및 사업 다각화 시도 등입니다. 하방 시나리오는 백신 FDA 승인, 유럽 확진자 감소 등입니다.

Hold는 통상 향후 6개월간 시장수익률 대비 –10%에서 10%포인트 사이 주가 변동이 예상될 경우 비중 확대보다 낮은 강도로 추천할 때 쓰입니다. 강하영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재확산세를 반영해 매출액은 상향 조정했으나, 피어그룹 밸류에이션 하락에 따라 멀티플을 7.5에서 6.9로 하향하며 목표 주가 상향이 13%에 그쳤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씨젠은 올해 9월말 기준 신용융자 잔고가 총 3653억원으로 전체 주식시장에서 2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중 올해 거래 체결된 신규 신용 융자 비율이 97.9%에 달합니다. 올해 1월 2일 시가총액 8119억원에서 8월 7일 8조1902억원으로 최고치를 찍을 동안 신용 융자 비중 역시 크게 늘어난 것입니다. 이번 폭락으로 곤란해진 투자자도 많을 겁니다.

씨젠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진단키트 시약 매출의 76%가 코로나19 관련입니다. 지역별 매출 비중은 유럽 66%, 남미 9%, 북미 7%, 아시아 7%, 국내 6%, 중동‧아프리카 5%입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과연 씨젠은 로봇으로 또 다른 질병의 시약을 재빨리 만들어 성장성을 이어나가며 코스닥 대장주로 계속 남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뉴스웨이 조은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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