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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은 기자
등록 :
2020-10-28 16:20

수정 :
2020-10-28 16:54

[허지은의 주식잡담]코스닥서 뺨맞고 홍남기에 화풀이하는 빚투 개미

코스닥 급락에 증권사 반대매매 ‘코앞’
‘3억 대주주’ 규제 시행 앞두고 반발↑
홍남기 해임 靑 국민청원 20만명 넘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코스닥 상승장을 이끌던 개미들이 패닉에 빠졌습니다. 2주새 코스닥이 8% 넘게 급락하자 대량 매수에 나서던 개미들도 매도로 돌아섰는데요. 가뜩이나 연말 ‘3억 대주주’ 시행을 앞두고 성난 개미들의 불똥이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로 옮겨붙고 있습니다.

28일 코스닥 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들은 1210억원 어치를 매도했습니다. 전날 2274억원을 매도한 데 이어 이틀째 대량 매도입니다. 최근 코스닥 시장이 800선 밑으로 붕괴하며 공포 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그동안 빚투(빚을 내 주식투자)로 투자한데 따른 반대매매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대매매란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려 투자한 주식 가격이 급락할 경우 이를 강제로 매도하는 제도입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은 지난 5일 5.1%에서 27일 7.8%까지 뛰었습니다. 개미가 2274억원을 매도한 26일의 비중은 8.3%로 이달 들어 가장 높았습니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빚투자 규모 역시 꺾이고 있습니다. 금투협에 따르면 신용공여 잔고는 지난 9월 17일 17조9023억원까지 늘며 연중 최고점을 찍었지만 이달 들어 16조8000억원대로 줄었습니다. 일평균 반대매매 계좌 수가 지난 3월 최대치를 찍은 뒤 하락하다가 6월 이후 다시 증가하고 있어 금융감독원이 투자 유의를 당부하고 나설 정도입니다.

증시 하락과 반대매매 위험 속 개미들은 ‘3억 대주주’ 규제 시행도 목전에 두고 있습니다. 현행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여부를 판단하는 종목당 주식 보유액 기준은 기존 10억원에서 내년부터 3억원으로 낮아집니다. 올해 연말 기준 대주주는 내년 4월부터 보유 종목을 팔아 수익을 내면 22~33%의 양도세(지방세 포함)를 내야 합니다.

뿔난 개미들은 홍 부총리의 해임 건의를 부르짖고 있습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홍남기 기재부 장관 해임을 강력히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은 21만6948명의 동의를 받았습니다. 정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전날 오전 넘어선 지 하루 반나절만에 1만6000명이 추가로 동의했습니다.

청원인은 “국민의 여론과 대통령의 개미투자자들의 주식참여 열의를 꺾지 말라는 당부에도 홍 부총리는 얼토당토 않는 대주주 3억 원 규정을 고수하려고 하고 있다”며 “더불어 기관과 외인들과의 불평등한 과세를 기반으로 개미투자자들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대주주 3억 원이 시행된다면 미들의 엄청난 매도에 기관과 외인들의 배만 채울 것이며 또한 주식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이 되어 부동산정책에 부정적인 영향이 명약관화(明若觀火·더 말할 나위 없이 명백함)한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주식 투자는 개인의 영역인 만큼 투자자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동학개미운동으로 신규 개미들의 유입이 늘어난 건 긍정적이지만 일부 코스닥 종목이나 공모주 열풍이 이상 과열 조짐을 보이면서 선별적인 투자가 필요했다는 지적입니다.

코스닥 신용공여 상위 종목에 대거 포진한 바이오주가 대표적입니다. 코스닥 신용금액 1위 씨젠의 신용금액은 3983억원, 신용공여율은 17.27%입니다. 씨젠 투자의 17%는 신용융자를 끼고 이뤄졌다는 얘기입니다. 신용공여율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바이오주는 바디텍메드, CMG제약, 삼천당제약, 바이넥스, 씨젠, 메드팩토 등 6개에 달합니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신용융자는 시중은행 대비 고금리인데도 잔고가 너무 빠르게 늘었던 것 같다. 처음 빌릴 때는 ‘단기간만 빌려야지’라고 생각하지만 한번 물리면 쉽게 빠져나올 수도 없다”며 “주식은 고위험 고수익 수단인데다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하는 건 리스크를 더 높인다. 신용융자를 끌어올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홍 부총리 해임 청원 역시 ‘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앞서 정부가 가족합산을 개인별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며 한 발 물러선데다, 3억 대주주 요건은 이미 2년 전인 2018년 개정된 사안이어서 정책 일관성 차원에서도 시행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또다른 금투업계 관계자는 “빚투자는 본인 책임인데 너무 과하게 여론에 기대는 모습”이라고 일침했습니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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