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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계자 낙점 윤새봄, 그룹 되살리기 숙제

[웅진은 지금②]후계자 낙점 윤새봄, 그룹 되살리기 숙제

등록 2020.10.29 08:30

수정 2020.10.30 03:16

변상이

  기자

코웨이 무리한 인수 남은 사업 다 팔고 ‘교육’ 하나 남아씽크빅 하나로 웅진 연명하기 힘들어 돌파구 마련 시급형 제치고 최대주주 오른 차남 윤새봄 신사업 진두지휘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 유통업의 정체, 정부의 규제, 일본과의 무역갈등,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이미 요동치던 유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당장의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이 후폭풍이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갈지도 미지수다. 오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내놨던 처방들이 더 이상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각 유통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등 또 다시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그룹사를 중심으로 최근 현안과 경영 상황 등 현주소를 통해 짚어본다.[편집자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웅진그룹은 최근 몇 년 동안 다사다난한 해를 보내왔다. 윤석금 회장이 무리하게 펼친 신사업들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며 재무구조가 악화됐기 때문. 웅진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식품·렌털·캐미칼 등 주요 계열사들의 매각을 번복했다. 그룹을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과정에서 윤석금 회장의 차남 윤새봄 대표의 공이 컸다.

그는 지난해 코웨이 매각 이후 신성장 사업이 부재한 상황에서 과감하게 신사업을 주도해 그룹의 캐시카우를 탄생시키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의 장자승계의 원칙은 옛말이 된지 오래. 웅진 역시 회사의 미래를 이끌 최종 후계자로 경영 성과가 뚜렷한 자식에게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윤 대표는 이미 업계 내 ‘형 만한 아우’ 타이틀을 지닌 경영인으로 꼽히는 만큼 그의 경영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윤새봄 주요 M&A 등 그룹 내 굵직한 살림 직접 챙겨= 윤새봄 대표는 기업 재무구조가 크게 흔들렸을 당시 계열사 조조정에 직접 나서며 아버지 윤석금 회장으로부터 경영 신뢰도를 구축해왔다. 특히 코웨이의 재인수와 매각작업을 순조롭게 주도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했다.

앞서 2012년에는 웅진케미칼 매각을 성공적으로 성사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웅진케미칼은 당초 2500억원을 받고 매각하기로 돼있었다가 실제 매각에선 4300억원을 받아 목표가격을 훌쩍 넘겼다.

또한 윤 대표는 형과 달리 지주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전략, 재무파트 등을 책임진 ‘기획 전문가’라는 점에서 후계자에 한발 더 가까웠다는 평이다. 윤 대표의 리더십을 높게 평가한 윤 회장은 2016년 웅진씽크빅 대표에 앉히며 본격적인 교육 사업을 이끌도록 했다. 그는 2년간 최고경영자로 활동한 뒤 2018년부터 웅진에서 사업운영부문 임원을 지냈다.

윤 대표의 경영 행보는 아버지와 묘하게 닮았다. 과거 윤 회장이 그랬 듯 그룹의 성장을 이끌 사업이라고 판단되면 곧장 실행에 옮겼다. 대표적인 게 지난해 설립한 키즈플랫폼 ‘놀이의발견’이다. 국내 유일의 키즈플랫폼으로 자리잡은 놀이의발견은 전국의 놀이, 체험학습, 키즈카페 등을 고객과 연결하는 서비스다.

현재 자본금 40억 원에 매출액 2억원에 불과한 소규모이지만 확장 속도가 가파르다는 평가다. 타깃고객이 명확하다는 점과 그룹의 모태인 교육사업과 맞닥들인다는 점에서도 안정성도 갖췄다. 그룹 내부에서도 언택트 시대에 발맞춘 자체 모바일플랫폼 기능까지 완성된다면 성장세는 더욱 가파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웅진씽크빅 재임 시절 사내 벤처사업이었던 놀이의발견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 씽크빅 산하의 자회사로 독립시키는 데에도 성공했다. 윤 대표가 직업 이 사업의 지휘봉을 잡은 만큼 또 한번 자신의 능력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로 떠오른 셈이다. 놀이의발견이 그룹 내 캐시카우로 떠오름과 동시에 윤 대표는 지분 확보에도 속도를 높였다.

윤 대표는 놀이의발견 분사 시기였던 지난 5월 주식 274만9065주를 장내 매수하면서 지분율 14.14%에서 16.41%로 높아졌다. 이로써 윤 대표는 형 윤형덕 대표의 지분 12.97%를 넘어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업계 안팎에서는 윤 대표가 후계 구도에서 우위를 차지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윤석금 회장의 두 아들은 비슷한 지분율을 유지하며 그룹 내 위상도 비슷한 상태였다.

◇형 윤형덕 이끄는 화장품 사업, 뚜렷한 수익성 확보 부족= 윤 대표가 새롭게 홀로서기에 나서면서 시선은 자연스레 형 윤형덕과의 ‘형제 경영’ 구도에 쏠린다. 형 윤 대표는 현재 화장품과 건강 기능 식품 회사인 웅진투투럽을 책임지고 있다. 일각에선 아직까지 두 형제간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것과 윤 회장이 동등한 경영 환경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종 후계를 논하기엔 이르다는 시선도 나온다.

말 그대로 형 윤 대표의 경영 실적도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 윤 대표가 이끌고 있는 화장품 사업 등은 신사업 교육에 비해 전망이 좋지 않다. 또한 화장품 사업이 2014년부터 시작된 만큼 지금의 신성장동력으로 보기엔 애매한 상태다. 더욱이 화장품은 과거 코리아나화장품 신설한 1980년 대부터 이어왔기 때문에 오로지 윤 대표만의 경영 성과라기엔 애매한 실정이다.

웅진투투럽은 현재 미국 화장품 브랜드 8더말로지카’의 독점 판매권을 토대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매출액은 약 80억 원으로 순이익은 5억 원 안팎 수준이다. 사업 시작 5년이 지났지만 적자만 면하는 수준으로 눈에 띄는 수익을 확보하진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지난해부터는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브랜드를 론칭했지만 홍보·마케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수준이다. 또한 이미 국내 화장품·건기식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것을 감안하면 웅진투투럽 보다 교육 신사업에 대한 기대가 큰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웅진은 코웨이 매각 이후 교육사업이 다시 신사업으로 떠오르 상태다”며 “차남 윤새봄 대표가 신사업 지휘봉을 잡은데 이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이 승계의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아직까지 화장품 사업을 이끄는 형보다 그룹의 미래를 이끌 긍정적 사업을 전개한다는 점에서도 최종 승계 무게추가 차남에 쏠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뉴스웨이 변상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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