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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은 지금①]윤석금 회장의 무너진 꿈…무리한 사업 확장 ‘독’

정수기 ‘렌털’ 흥행성공 그룹 캐쉬카우 자리잡았으나
에너지 사업 적자난 심각해지며 주력사업 줄줄이 매각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유례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전통적 유통업의 정체, 정부의 규제, 일본과의 무역갈등, 중국의 한한령 등으로 이미 요동치던 유통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한치 앞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렸다. 당장의 실적뿐만 아니라 향후 이 후폭풍이 어떤 식으로, 어디까지 갈지도 미지수다. 오랜 불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그간 내놨던 처방들이 더 이상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각 유통사들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는 한편 사업 전략을 재편하는 등 또 다시 새로운 자구책을 모색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유통업계 그룹사를 중심으로 최근 현안과 경영 상황 등 현주소를 통해 짚어본다.[편집자주]

그래픽=박혜수 기자

웅진그룹은 백과사전 영업 사원 출신인 윤석금 회장이 일궈낸 기업이다. 윤 회장은 모태 ‘교육’ 사업으로 시작해 식품·화장품·정수기 등 유통 사업을 걸쳐 나아가 에너지·저축은행 사업까지 손을 뻐쳤다. 한때는 매출 그룹 매출 ‘6조 원’을 달성하며 국내 30대 그룹 반열에 올랐지만 그 명성은 오래가지 못했다. 무리한 사업 확장이 독이 돼 돌아온 탓이다.

윤 회장은 한차례 그룹 해체 위기를 목전에 두고 주력 사업들을 줄줄이 매각하면서 그룹을 살려냈다. 이제 그에게 남은 미래사업은 돌고 돌아 다시 ‘교육’ 뿐이다. 올해 또 다시 새로운 출발선에 선 만큼 남은 사업을 필두로 수십년 간 경영 노하우를 동원해 빠르게 웅진그룹의 재도약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자식’ 같은 코웨이가 이제는 웅진의 역사 뒤안길로 사라진 가운데 파란만장한 웅진그룹의 역사를 되짚어 본다.

◇‘샐러리맨 신화’ 윤석금의 무리한 사업 부메랑= 윤 회장은 1971년 한국브리태니커 백과사전 외판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전 세계 판매왕에 오르는 등 뛰어난 영업 능력을 입증하면서 자신만의 회사 생활을 이어나갔다. 이후 1980년 직원 7명과 자본금 7000만 원으로 교재 사업과 어린이용 서적 출판 사업을 하는 ‘헤임인터내셔널’(현 웅진씽크빅)을 세워 독립했다.

그는 곧장 출판사업을 발판삼아 신규 사업으로 사세를 확장했다. 1987년에는 동일삼업을 인수해 ‘웅진식품’으로 회사이름을 바꿨으며, 1988년 코리아나화장품 및 1989년 한국코웨이 설립 후 화장품, 정수기 등을 방문판매 형태로 선보이며 사업을 키워나갔다. 국내 최초의 렌탈사업이었던 ‘코웨이’는 웅진을 대기업 반열에 올려놓는 발판이 됐다.

렌털 사업에 자신감은 얻은 윤 회장은 2006년부터 웅진에너지와 웅진폴리실리콘을 설립하며 태양광 사업에도 진출했다. 태양광 사업이 그룹의 미래 먹거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2010년에는 서울저축은행을 통해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이 사업들은 기존 웅진그룹의 사업과는 성격이 너무나 달랐던 탓에 그룹 전체에 되레 독이 됐다. 글로벌 태양광 시장이 침체를 보이면서 웅진의 태양광 사업에서부터 적자 기조가 이어졌다. 결국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진 가운데 결국 윤 회장은 웅진식품과 웅진폴리실리콘 등에 이어 자식 같은 웅진코웨이 마저 매각했다.

윤 회장의 빠른 결단으로 2014년 빠르게 회생절차를 종결한 후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재무구조 안정화를 꾀했다. 그 결과 지난해 웅진 코웨이 재인수까지 마무리하면서 그룹의 재도약을 준비했다. 당시 윤 회장은 “웅진은 코웨이를 통해 가정에서의 사업을 더욱 확장하고, 서비스와 시스템을 혁신해 무한 성장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동안 내 전공이 아닌 곳에서 헤매다가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제는 잘 할 수 있는 일, 내가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만든 일을 통해 웅진룹의 미래의 새로운 큰 원동력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웅진에너지의 기업회생절차 신청에 따른 회사채 신용등급이 하락되면서 다시 사세가 기울기 시작했다. 한차례 그룹 해체 위기를 겪었던 윤 회장의 최종 결단은 결국 코웨이 재매각이었다. 자신있게 진출한 태양광 미래 사업이 웅진의 발목을 두번이나 잡은 셈이다.

◇코웨이 새 청사진 ‘실패’에 교육 모태 사업 주력= 어떤 사업보다도 애정이 각별했던 코웨이를 떠나보낸 윤 회장의 남은 과제는 웅진의 재건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그룹 산하에는 국내 계열사 11개, 해외 계열사 2개 등 모두 13개의 회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말 국내 계열사만 30여 곳 가까이 보유하고 있던 것과 비교하면 몸집이 절반 이하로 줄은 셈이다. 그룹의 호황기와 달리 현재 경영 환경이 흡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의미다.

이에 윤 회장의 고민은 깊다. 앞서 2013년 사모펀드에 매각했던 웅진코웨이를 다시 사들이는 과정에서 무리한 차입금이 그룹 전체의 재무적 위기를 불러왔다. 지난해 3월 윤 회장은 코웨이를 매각한 지 6년 만에 다시 품에 안으며 업계를 놀라게 했다. 윤 회장에게 코웨이는 ‘자식’같은 회사였다. 하지만 당시 코웨이를 되찾고 싶어도 인수자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 그는 ‘빚’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하며 겨우 코웨이를 사들였다. 코웨이 인수자금 2조 원 가운데 웅진그룹의 자체 자금은 4000억원이었다. 나머지 1조6000억원이 모두 빚이었다. 일각에선 무리한 코웨이 재인수·매각으로 인한 피로감이 경영 환경을 크게 흔들었다는 평이 나온다. 현재 웅진의 핵심 계열사로는 웅진씽크빅과 더불어 웅진투투럽, 놀이의발견 등으로 주로 교육 사업이 캐시카우로 떠올랐다.

이 같은 핵심 사업을 윤 회장의 두 아들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만큼 자식들에게 거는 기대감도 큰 상황이다. 그동안 윤 회장은 두 아들에게 공평한 경영 기회를 부여해왔다. 최근까지 두 아들이 보유한 지분 역시 동일했다. 그러나 지난 5월 차남 윤 대표가 자사주 매입으로 형보다 2%대로 소폭 앞서면서 후계 무게추가 동생에게 기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웅진 측은 후계자 구도 관련해 일각의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는 상태다. 아직 최종 승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 향후 웅진의 재건을 이끌 주역이 어디로 향할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변상이 기자 bse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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