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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A·K시리즈’

[중견건설 지배구조 해부-②금호] 베일에 싸인 ‘A·K시리즈’

등록 2020.10.08 15:30

이수정

  기자

그룹 출자 비영리법인 문화재단·죽호학원→금호고속 지분 소유산하 100% 자회사 중 ‘케이에이’···오너3세 버금가는 주식 가져과거 공정위, 이들 회사가 그룹 총수家 지배력 강화 자금줄 의혹향후 그룹 재건시 일감 몰아주기 등으로 자금 마련 일조 가능성

 베일에 싸인 ‘A·K시리즈’ 기사의 사진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으로 금호산업을 비롯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행보가 주목된다. 아시아나 계열사 분리 매각이 확실시 되는 시점에서 향후 그룹 후계 구도도 관심을 받고 있다.

우선 7일 금호그룹은 분리 매각을 위한 첫 단추를 꿰기 시작했다. 이날 금호산업이 최대주주(30.8%)인 아시아나항공은 종속사인 금호리조트 매각을 위해 아시아나 IDT,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에어포트와 NH투자증권간 자문용역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의 종속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등에 대해서도 순차적 매각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웨이가 금호그룹의 지배구조도를 바탕으로 특이점을 살펴봤다.

①베일에 싸인 ‘A·K시리즈’ 용역업체와 비영리단체
금호아시나 그룹 지배구조에서 특이한 점은 그룹이 출자한 비영리법인이 가지고 있는 용업업체다.

이들은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과 죽호학원 100% 자회사로 금호산업이 짓는 아파트 관리를 하거나 아시아나항공 기내 청소를 전담하는 용역회사 들이다.

구체적으로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자회사로 ▲케이에이 ▲케이에프 ▲케이알 ▲케이오 등이 있으며, 죽호학원 산하에는 ▲케이아이 ▲케이지 등 2개가 있다. 비영리법인 산하에 관계 용역업체를 두는 이유는 그룹사와 재무상 분리를 증명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들 자회사 중 일부는 금호그룹 지주사격인 금호고속 지분을 오너2세인 박세진 금호리조트 상무만큼 가지고 있다. 금호그룹과 재무적으로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선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자회사인 케이에이는 금호고속 지분 1.6%를 소유하고 있다. 이는 박 상무(1.7%) 지분과 단 0.1%p밖에 차이나지 않는 수치다. 나머지 자회사인 케이아이(1.0%), 케이에프(0.6%)도 금호고속 지분을 각각 소량 소유하고 있다.

특히 이들 용역업체를 소유한 아시아나문화재단(박삼구 이사장)은 금호고속 최대주주(총 12.8%/보통주 7.2%·우선주 57.1%) 중 하나다. 이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박 전 회장의 주식 비율 32.51%, 그의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대표이사 21.17%를 이어 세 번째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또한 금호고속 나머지 우선주 지분은 금호그룹이 출자한 또 다른 비영리 단체인 죽호학원(42.9%)를 소유하고 있다. 우선주 지분 전량을 금호그룹과 특수관계인 비영리법인이 가지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지난 2016년 공정위는 금호문화재단과 죽호학원이 박삼구 회장 지배권 확보를 위한 자금 마련 수단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당시 죽호학원 법인회계 조사 결과 150억원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사에 출자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비교적 최근인 지난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아시아나항공 일감을 몰아 받고, 그 자금으로 총수 일가를 지원해 왔다.

②부동산 용업업체 통한 승계 구도 새판짜기 가능할까
같은 맥락으로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매각 되더라도, 남은 계열사인 금호산업 등의 일감을 같은 방법으로 몰아 받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비영리단체와 산하 용역업체들이 아시아나 매각 절차 이후 그룹 재건 및 승계 자금 마련에 일조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증권가는 아시아나 매각이 불발됐지만 이 자체가 금호산업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며, 실적 역시 2021년부터 증가세에 접어들 것으로 점치고 있다.

실적 증가세를 이끄는 것으로 금호산업이 LH 등 관급 물량 아파트 분양에 강세를 띈다는 점이 꼽혔다. 앞으로 3기신도시 등 신규 LH 발주 물량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는 설명이다.

김승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레포트를 통해 “금호산업은 매각 외 자산으로 분류돼 지분법 손익으로 잡히지 않고, 재무제표 역시 주식 평가 손실 정도의 영향에 그칠 것‘이라며 ”아시아나 회상에 대해서도 금호산업이 지원해야 할 의무는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금호산업의 실적이 개선된다는 전제하에 이후 승계 및 지배구도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익명을 요구한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금호그룹 상황이 좋지 않은 만큼 자금 마련 통로는 극히 제한적이다. 개중 가장 유력한 방법은 비영리법인 산하 용역회사를 통한 자금 마련으로 보인다”며 “비영리 단체를 내세운 일감몰아주기식 지배력 강화는 가장 대표적인 규제 회피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리조트 매각을 결정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리조트 매각을 결정했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③금호리조트 매각 검토로 수습 시작···오너3세 거취는?
7일 아시아나항공은 “금호리조트 매각 검토를 위해 지난달 29일 아시아나IDT·금호티앤아이·아시아나세이버·아시아나에어포트와 NH투자증권 간 자문용역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HDC현대산업개발에 통매각이 무산되면서 KDB산업은행 주도 채권단 관리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매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호리조트는 아시아나항공의 손자회사로 박삼구 전 회장의 딸인 박세진씨가 상무로 재직하고 있는 회사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금호리조트 매각 이후 향후 박 상무의 거쳐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격인 아시아나DIT 박세창 사장의 행보도 주목된다. 금호그룹에서 아시아나 계열사를 덜어낸 뒤 사실상 남은 계열사는 금호고속과 금호산업 두 곳이다. 때문에 오너3세들의 거취 역시 이들 두 회사 내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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