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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를 만져보며 먹고 즐기는 ‘상하농원’···생산~유통 ‘원스톱’

[르포]자연 그대로를 만져보며 먹고 즐기는 ‘상하농원’···생산~유통 ‘원스톱’

등록 2020.09.29 16:34

수정 2020.09.29 16:35

김민지

  기자

사방이 초록초록 농원 곳곳에 젖소 양 토끼 동화 속 풍경 눈 앞에공방서 뽑아낸 신선 재료로 소시지·빵· 김치 만들기 체험 인기농원 한가운데 수영장 노천스파까지 이국적 분위기 파머스 빌리지

자연 그대로를 만져보며 먹고 즐기는 ‘상하농원’···생산~유통 ‘원스톱’ 기사의 사진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1시간 반, 또 정읍역에서 차를 타고 50여분을 달려 전라북도 고창군 상하면 상하농원에 도착했다. 이곳은 9만9173㎡(약 3만 평) 대지에 자연과 사람이 공생할 수 있는 건강한 농촌을 꿈꾸며 조성된 농어촌 테마파크로, 2016년 공식 개장한 지 4년이 지났다.

26일 찾은 상하농원은 주말을 맞아 아이들의 손을 잡고 농원을 찾은 방문객들이 보였다. 가장 먼저 보인 곳은 매표소 옆의 ‘파머스 마켓’이다. 이곳에서는 상하농원 공방에서 생산된 잼·소시지·빵 등 제품은 물론, 고창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신선한 농축산물과 각종 특산물을 판매한다.

파머스 마켓을 둘러보고 상하농원 입구로 들어서니 일반 배추보다 베타카로틴 함유량이 높은 베타 배추들이 길게 늘여져 있었다. 한쪽에는 각종 허브가 종류별로 나뉘어 자리 잡았다.

상하농원 관계자는 “밭에서 자라고 있는 베타 배추들은 김장 체험 행사 때 방문객들이 직접 수확해서 김치를 담글 수 있다”면서 “배추뿐만 아니라 상하농원에서 자라는 작물들은 수확철 아이들과 함께 수확하는 친환경 농법 교육을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농원 전체적으로는 유럽식 건축물과 한국식 건축물이 조화를 이뤘다. 상하농원은 설치미술가인 김범 작가가 건축과 디자인 총괄을 맡았다. 건물 색깔과 재질까지 자연과 어울리게끔 구성한 세세함이 눈에 띄었다.

자연 그대로를 만져보며 먹고 즐기는 ‘상하농원’···생산~유통 ‘원스톱’ 기사의 사진

텃밭을 지나 걷다 보니 ‘과일 공방’이 나타났다. 지역에서 나는 각종 과일들로 수제 잼, 청 등 수제 과일 가공품을 생산하는 공간이다. 보존료, 색소, 향 등을 넣지 않은 과일을 4개의 ‘스페인 전통 수제 황동 솥’에서 전통방식으로 끓여, 철저한 가공 및 관리를 통해 생산한다.

상하농원 관계자는 “보통 잼 등을 만들 때는 낙과를 이용하지만, 상하농원에서는 최상품의 과일 재료를 선정한다”면서 “첨가물이 거의 들어가지 않아 유통기한이 짧고 원재료 등을 감안하면 가격은 높은 편이나 집에서 만든 잼 수준의 제품을 맛볼 수 있다”고 말했다.

‘빵 공방’으로 이동하자 고소한 빵 냄새가 풍겼다. 빵 공방에서는 인공색소와 감미료는 넣지 않고 상하목장의 저온살균우유와 순백색의 동물복지유정란을 사용해 빵을 만든다.

빵 공방을 지나자 ‘발효 공방’이 나타났다. 바깥에는 장독대들이 모여있고 공방 안쪽에는 메주가 걸려 있는 모습이 보였다. 이곳에서는 유기농 콩으로 3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 등 100% 국내산 원재료를 사용하고 전통 재래방식 그대로 자연 건조와 청정 소나무 숲에서 자연 발효시킨다.

자연 그대로를 만져보며 먹고 즐기는 ‘상하농원’···생산~유통 ‘원스톱’ 기사의 사진

발효 공방은 전통한옥 방식을 적용했는데, 특히 내부에 천연 형태의 소나무가 건물을 떠받치고 있는 듯한 구조가 인상적이었다. 또 건물 지붕은 3층 구조로 만들어 작은 장독대들을 지붕에 올려 발효시킬 수 있게 설계됐다.

‘햄 공방’에서는 소시지를 생산하기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고창에서 자라고 HACCP(해썹) 인증을 받은 순 돈육을 사용해 햄과 소시지를 생산하는 시설이며 통유리창 너머로 제조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상하농원에서는 공방을 둘러보고 난 후 체험교실에서 약 1시간 동안 소시지, 찹쌀케이크, 유기농 아이스크림 등을 선택해 직접 만들어볼 수 있다. 이날 ‘소시지 만들기’를 체험해봤다. 미리 만들어진 소를 충진기에 넣고 충진기를 눌러 돈장에 가득 채운다. 비엔나 소시지 모양으로 만들어 묶으면 소시지가 완성된다.

자연 그대로를 만져보며 먹고 즐기는 ‘상하농원’···생산~유통 ‘원스톱’ 기사의 사진

이날 아이와 함께 소시지 만들기에 참여한 한 방문객은 “군산에서 차를 타고 한 시간 반을 달려왔다”면서 “상하농원은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인데, 소시지 만들기 등 이곳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아 지인들에게도 많이 추천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는 ‘유기농 목장’을 방문했다. 이곳은 최적의 환경에서 키워진 젖소로부터 유기농 우유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쾌적한 환경 조성을 위해 건축재료를 목재로 사용하고 벽체는 직사광선을 차단하지만, 통풍이 가능하게 설계했다.

상하농원에서는 동물 교감 체험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상하농원에 사는 미니 돼지, 면양, 산양, 송아지는 물론 자유롭게 지내는 젖소들에게 직접 다가가 만져볼 수 있으며, 동물들에게 여물주기·우유주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동물 농장에서는 아이들이 간식을 내밀며 동물들과 교감하고 있었다.

자연 그대로를 만져보며 먹고 즐기는 ‘상하농원’···생산~유통 ‘원스톱’ 기사의 사진

상하농원을 돌아본 후 방문객들이 머무를 수 있는 숙소인 ‘파머스 빌리지’에 도착했다. 상하농원이 2018년 7월 개관한 자연 속 다목적 호텔이다. 총 3층 높이에 41개의 객실을 보유했다. 외관은 나무 외벽과 크고 작은 자연석 석벽, 곧은 지붕의 건축미가 돋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객실은 전망이 좋은 언덕 위 경사면을 따라 배치하고 ‘농부의 숙소’를 모티브로 지어졌다. 레스토랑은 농원과 저수지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층고를 높게 해 쾌적한 실내공간을 만들었다. 각종 세미나, 농원과 연계된 체험학습 등이 이뤄질 수 있는 충분한 모임 공간을 갖추고 있다. 농원을 배경으로 결혼식을 진행할 수도 있다.

상하농원 관계자는 “파머스 빌리지는 연휴 기간 한두 달 전에는 예약해야 투숙이 가능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면서 “올해 7월 개장한 야외수영장과 10월 개장을 목표로 준비 중인 스파까지 갖춰지면 투숙객들의 만족도를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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