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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영 기자
등록 :
2020-09-21 15:37

배터리데이 D-2…테슬라 큰손 서학개미 불면의 밤

일론 머스크, 23일 오전 5시 새 2차전지 기술 공개
해외 애널 “기대에 부응하는 발표 가능성 농후하다”
롤러코스터 주가 향배 결정지을 최대 분수령 될 듯
韓 개미 4,8조원 보유, 테슬라 시가총액 0.99% 해당

그래픽=박혜수 기자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에 올라탄 서학개미들이 새로운 2차전지(배터리) 기술을 공개하는 ‘배터리 데이’를 하루 앞두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 베팅 금액만 4조8000억원으로 해외 보유 주식 중 최대 규모다. 최근 테슬라 주가가 두 자릿수 변동률을 반복하는 아찔한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배터리 데이가 주가 향배를 결정지을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오는 22일 오후 1시 30분(현지시간·한국시간 23일 오전 5시 30분) 배터리 데이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는 전 세계에 온라인 생중계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배터리 데이 행사가 미래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중요한 이벤트가 될 것으로 관측한다. 이날 테슬라 기술이 대거 공개될 것이란 시각이다. 미국 투자 및 리서치 회사 베어드 애널리스트 벤 칼로는 “배터리 데이를 통해 공개되는 배터리 성능과 배터리 사업전략은 테슬라의 사업 효율성이 현재 기대되고 있는 것보다 강력하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했다.

우선 사용 수명을 늘리고 단가를 낮춘 배터리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배터리 단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코발트를 대폭 줄이거나 없앤 배터리, 건식 전극(Dry Battery Electrode) 등 생산 단가를 낮추는 신기술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는 중국 최대 배터리업체 CATL과 제휴해 수명을 160만㎞ 수준으로 크게 늘린 ‘100만 마일 배터리’를 개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100만 마일 이상 유지되는 배터리 기술과 CATL과의 협력 강화 발표 여부도 관심사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발트 제로 배터리, 나노와이어 배터리, 단결정 양극재 배터리 등 여러 가지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며 “다만 100만 마일 배터리 제조 기술은 기술 자체 보다는 제조 원가 상승과 안전성 등이 해결 과제”라고 진단했다.

로드러너(Roadrunner) 프로젝트로 알려진 테라팩토리(Terafactory) 생산 계획도 공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테라와트 단위의 볼륨 증대의 핵심은 증설보다 생산공정 혁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실험적인 소재의 적용보다 현실적인 원가 절감 기술들을 대거 적용해 배터리 자체 생산 역량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테슬라 배터리 데이는 전세계 배터리·자동차 업계뿐 아니라 관련 종목 투자자 등 자본시장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독일 도이치뱅크 애널리스트 엠마누엘 로스너는 “미디어와 투자자들의 관심은 높은 수준에 형성됐으며, 기대에 부응하는 발표가 전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이 같은 시나리오가 전개될 시 테슬라의 기술 선두지위가 재차 강화되고 향후 확장된 밸류에이션이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는 해외 주식 직구(직접 구매)에 나선 서학개미들의 최대 관심사로 꼽힌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올해 들어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해외주식은 테슬라다. 1월부터 이달 18일까지 순매수결제액은 총 21억9298만달러(약 2조5515억원)에 달한다. 2위 애플(16억5997만달러), 3위 아마존(7억2255만달러) 등과 큰 격차로 앞선다.

지난 18일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유 규모는 40억9726만달러(약 4조7671억원)로 집계됐다. 테슬라 시가총액(4119억9900만달러)의 0.99%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 말 테슬라 주식 보유 잔액인 1억4479만달러(지분율 0.19%)에서 급격히 늘어난 수치다.

서학개미들이 이달 1~18일 순매수한 테슬라 주식만 6억4740만달러(약 7498억원)어치다. 최근 미국 대형 기술주인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과 함께 테슬라 주가가 조정 국면을 맞았지만, 배터리 데이를 앞두고 강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평가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 주식을 5637억원어치 팔아치운 것과 반대되는 행보다. 코로나19 여파로 ‘저가 매수’ 전략을 펼쳤던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18일(현지시간) 전거래일 대비 4.42% 오른 442.15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31일 역대 최고점(498.32달러)과 비교하면 11% 가량 낮은 수준이지만, 배터리 데이 행사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테슬라 주가는 8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편입 실패 등으로 하루 만에 21.06% 폭락하며 33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이날 시가총액만 820억달러나 빠졌다. 이튿날인 9일 10.92% 반등하며 롤러코스터를 탔다.

천진영 기자 c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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