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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순 회장 “원스톱 시스템 바탕한 공간 스토리텔러”

[인터뷰]박진순 회장 “원스톱 시스템 바탕한 공간 스토리텔러”

등록 2020.08.31 15:36

수정 2020.08.31 17:16

이수정

  기자

분양 건물 수익률 볼륨 최대치 설계안 AI로 한 번에개인 공간 설계+자재+인테리어 모은 플랫폼 계획도대기업과 함께 MOU 등···다각적인 투자 유치 노력코로나19 후 기회 위해 부지확보·해외법인 투자 총력

박진순 한림건축그룹 회장. 사진=정영혁 한림공간콘텐츠연구소장박진순 한림건축그룹 회장. 사진=정영혁 한림공간콘텐츠연구소장

“앞으로는 건물을 짓고 싶은 사람이 간단한 수치 입력으로 최적화된 설계를 뽑아낼 수 있는 날이 올 겁니다. 해당 온라인 플랫폼 안에서 인테리어 정보는 물론 주변 상권 분석까지 가능하게끔 만드는 게 장기적인 꿈입니다. 20년간 쌓여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공간에 이야기를 입힐 수 있게 해주는 회사로 성장 시킬 겁니다. 그게 꿈이기도 합니다.”

자신감. 박진순 한림건축그룹 회장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다. 지방 건설사 입사로 건설업에 뛰어든 그는 건축 설계 회사를 운영하면서 다져온 실력에 기반한 당당함이 묻어나오는 사람이다.

흔한 사전 질문지도 필요 없다며 인터뷰의 진솔함을 강조하는 모습은 이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했다. 박 회장은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해외 사업이 중단됐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옥석이 가려진다”며 스스로 옥(玉)임을 증명하겠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런 그는 최근 국내에서 누구도 도전하지 않는 AI(인공지능) 건축 설계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1차로 분양용 건축물에 최대 수익 볼륨 설계를 단시간에 제시하는 프로그램으로 개발한 뒤, 개개인도 이를 이용해 설계부터 공간 구성까지 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뉴스웨이는 아직 국내에선 생소한 AI 건축 설계 플랫폼 구축을 진행하고 있는 박진순 한림건축그룹 회장을 만났다.

◇“손 많이 가는 설계···AI 적용할 수 없을까?”=박 회장이 인터뷰 내내 강조했던 말은 ‘뭐든지 처음에는 재미로’였다. 신봉재 제너레잇 대표와 손잡고 개발 중인 AI 설계 시스템도 시작은 그랬다. 일이 많아 스트레스를 받는 직원들의 업무를 덜어주고 싶다는 생각도 한 몫 했다.

“AI설계를 처음 생각한 건 이세돌 기사와 AI의 대결이 한창이던 2016년 쯤이었다. 설계는 건축법이 바뀔 때마다 사람이 일일이 적용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 손이 많이 가는 분야다. 당시 국내에서 할 만한 업체를 알아봤더니, 개발비 대비 수요가 적어 상품성이 떨어진다며 다들 손사래를 쳤다.”

박 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과감히 미국 실리콘벨리로 향하기도 했다. 방법을 찾던 중 국내에서 비슷한 뜻을 가진 신봉재 제너레잇 대표를 만났고, 이는 사업 윤곽 잡는 초석이 됐다. 신 대표는 건축 설계 디자이너 출신으로 설계 빅데이터와 AI를 융합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설계에 수학적인 요소를 결합해 공간 설계 빅데이터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을 신 대표를 만나면서 찾았다. AI설계는 이미 미국에서는 기숙사 및 상업용 건물을 짓는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데 이를 신 대표가 하고 있었다. 뜻이 맞는 사람을 만난 셈이다. 국내에 적용하려니 처음에는 시시각각 변하는 건축법 데이터를 입력하는 게 꽤 어려운 일이었다. 그 과정을 거쳐 현재 프로젝트 테스팅 단계까지 올랐다. 이를 이용하면 우선 분양을 목적으로 하는 건축물에 최적화된 수익 구조를 입힌 설계를 2~3일만에 뽑아낼 수 있게 된다. 구축까지 길면 3년 정도 예상한다.”

◇“공간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은 꿈···개인도 가능하도록”=박 회장이 가장 닮고 싶은 인물은 익히 알려져 있다시피 문주현 MDM 회장이다. 박 회장이 하고 싶은 일은 그의 개척 정신을 계승한 ‘공간 스토리텔러’다.

토지를 가지고 건축물로 기획을 하는 단계를 넘어 만들어진 공간에 고유의 색깔을 담아 콘텐츠화 하고 싶다는 의미다. 그는 미래에는 이런 공간이 수익성도 끌어올 수 있다고 믿는다. 박 회장은 이 꿈을 AI설계 프로그램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5개년 단위의 계획에 포함된 사업인데, AI프로그램이 시장에 알려지기 시작하면 제너레잇은 물론 건축과 관련된 인테리어 업체들과 협업해 개인도 자신의 공간을 그려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 예정이다. 별장을 짓겠다고 한다면 커텐과 유리, 가구 등을 가상의 공간에 바로 끌어와 총 예산을 뽑아볼 수도 있게 말이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투자 유치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플랫폼을 만들려면 수백억 이상의 투자비가 들어간다. 한림건축그룹 데이터베이스와 제너레잇의 기술력이 좋다는 소문이 나면 구글에서도 같이 하자고 연락이 올 수 있지 않겠나. 플랫폼 구축은 대기업과 함께 해야하는 작업이다. MOU 등 다양한 방법으로 투자 유치를 고민하고 있다.”

박진순 한림건축그룹 회장. 사진=정영혁 한림공간콘텐츠연구소장박진순 한림건축그룹 회장. 사진=정영혁 한림공간콘텐츠연구소장

◇코로나19 이후 대비 부지확보 총력=박 회장은 AI프로젝트 외에도 4년 전부터 준비해 완성한 해외 법인(베트남·캄보디아·미얀마)을 코로나19 사태 후에도 무탈히 운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행을 위한 토지도 물색하는 동시에 부동산 금융 분야에도 뛰어들고 싶은 소망도 있다.

“지금 열심히 땅을 보러 다니고 있다.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가 걸린 지금부터 내년까지가 적절한 부지를 찾을 기회라고 생각한다. 사실 2017년쯤 한 번 타이밍을 놓쳤다. 또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지금 실현 중이다. 금융은 시행을 하면서 빼 놓을 수 없이 중요한 분야다. 우리 회사가 시행을 할 때 뿐 아니라 타 디벨로퍼들이 한림건축그룹을 찾을 때 금융사도 가지고 있다면 진정한 원스톱 서비스가 될 것이다. 당대에 될 지 모르겠는데, 그런 꿈이 있는 건 사실이다.”

그는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진실함’을 꼽았다. 회사 내부부터 서로 배려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는 철학도 밝혔다.

“나는 장사꾼이 아닌 기업인이 되고 싶다. 눈 앞의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건 진실한 마음이 아니다. ‘진실-배려-콜라보레이션’을 바탕으로 모든 사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수익이 이제 막 나려고 하는 해외 사업줄이 당분간 막히겠지만, 꾸준한 해외 법인을 지원을 통해 사람과 기회에 투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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