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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혜린 기자
등록 :
2020-08-10 07:01

수정 :
2020-08-10 15:38

공정위, 한화 ‘일감몰아주기’ 제재 결정 초읽기

공정위, 11~12일 전원회의 열고 심의
일감 비율보다는 정상가격 산정 쟁점
한화, 공정위 상대 소송 “방어권 행사”

조성욱 공정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제공

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와 관련 제재수위를 이번 주 결정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11~12일 조성욱 위원장 등 위원 9명이 심의하는 전원회의를 열고 한화 계열사의 부당한 이익 제공혐의에 대해 심의를 진행한다. 공정위 사무처는 한화계열사 30%가 넘는 29개사를 검찰 고발해야 한다는 심사보고서를 상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 계열사들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3남이 합쳐 지분율 100%를 가지고 있던 한화S&C에 내부거래로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한화, 한화솔루션, 한화에너지, 한화건설, 한화생명보험, 한화손해보험, 한화이글스 등이 제재 대상이다.

공정위는 5년 전부터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일감몰아주기 관련 조사를 해왔다. 2018년에는 서울 중구 장교동 한화 본사 사옥에 기업집단국 직원을 보내 한화·한화S&C·에이치솔루션·한화건설·한화에너지·벨정보 등 6개사를 현장 조사했다.

한화S&C는 2018년까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50%),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25%),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25%) 지분율이 100%이던 시스템통합(SI) 업체다. 한화S&C는 내부 거래를 바탕으로 에너지 관련 업체들을 연이어 인수합병(M&A)해 사세를 확장했다.

시민사회는 그룹 차원에서 한화S&C에 일감을 몰아주면서 김 회장의 세 아들에게 경영권 승계의 발판을 마련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후계자가 소유한 비상장사에 일감을 몰아줘 승계 재원을 마련하는 재벌가의 전형적인 방식이었다.

한화는 이를 해소하기 위해 2017년 한화S&C를 에이치솔루션과 한화S&C로 쪼갠 뒤 40%가 넘는 지분을 외부에 매각했다. 공정위가 조사 대상으로 삼은 기간은 2015년부터 2017년 매각 전까지다.

공정위는 한화의 내부 일감 비율보다는 가격의 적정성을 문제 삼고 있다. 한화S&C는 그룹 계열사의 전산 시스템 관리와 전산장비 구매를 2001년부터 일괄 대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계열사들이 다른 사업자와 거래하는 것보다 높은 가격에 매입하는 방식으로 한화S&C에 이익을 몰아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다만 공정위는 김승연 회장 및 임원이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지시 및 관여를 했다는 증거는 확보하지 못했다고 알려졌다.

한화 계열사들은 지난달 서울고법에 공정위를 상대로 자료 열람·복사 거부처분 취소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올해 5월 공정위가 발송한 심사 보고서에서 빠진 부당이득 산정근거를 공개하라는 주장이다. 총수일가가 일감 몰아주기로 얻은 이익 산정 과정을 밝혀야 향후 법적 분쟁에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논리다.

공정위는 이미 방어권 보장에 필요한 사항은 전부 공개했다는 입장이다. 당사자에게 보낸 심사보고서에서 혐의 내용과 부당이익 산정 기준 등은 이미 공개했다고 주장했다. 또 외부 공개 등을 이유로 심사보고에서 빠진 내용은 관계자를 통해 열람을 허용했다고 반박했다.

한화 측은 전원회의에서 성실하게 소명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화 관계자는“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이 있어 이를 전원회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림, 금호아시아 등도 공정위 제재를 목전에 두고 있다. 공정위는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사업권을 이용,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를 부당지원한 행위에 대해 조사해왔다. 하림그룹은 총수 일가 지분율이 높은 회사와 시장 거래 가격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내부거래를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국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룹 6곳의 부당 내부거래 혐의가 확인돼 위원회에 상정했다”며 “4월부터 순차적으로 제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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