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4월 17일 수요일

  • 서울 9℃

  • 인천 8℃

  • 백령 10℃

  • 춘천 7℃

  • 강릉 12℃

  • 청주 9℃

  • 수원 9℃

  • 안동 8℃

  • 울릉도 16℃

  • 독도 16℃

  • 대전 10℃

  • 전주 11℃

  • 광주 8℃

  • 목포 8℃

  • 여수 12℃

  • 대구 11℃

  • 울산 14℃

  • 창원 12℃

  • 부산 12℃

  • 제주 13℃

방송매출 절반이 송출수수료···홈쇼핑업계 ‘부글부글’

방송매출 절반이 송출수수료···홈쇼핑업계 ‘부글부글’

등록 2020.07.15 16:28

정혜인

  기자

작년 홈쇼핑방송사업매출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 49.6%IPTV 5년간 연평균 39.1% 올려···올해 1조 돌파 확실협의체 실효성 떨어진다는 지적···판매수수료 상승 압력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TV홈쇼핑업체들이 유료방송사업자에게 내는 송출수수료가 해마다 급증하면서 지난해 홈쇼핑 방송 매출의 절반을 송출수수료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TV홈쇼핑 시장이 수년째 정체된 상황에서 송출수수료가 급등하면서 홈쇼핑업체들의 수익성도 크게 훼손되고 있다.

홈쇼핑업체들의 집단행동이나 유료방송사업자 자정만을 기대하기 어려운만큼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5일 방송통신위원회의 2019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공표집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7개 (GS·CJ·현대·롯데·NS·홈앤쇼핑·공영)와 T커머스 5개사(KTH·SK스토아·신세계티비쇼핑·더블유쇼핑·쇼핑엔티)가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불한 송출수수료는 1조839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6% 늘어났다. 지난해 TV홈쇼핑·T커머스의 홈쇼핑방송사업매출이 3조7111억원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매출의 49.6%를 송출수수료로 지급한 것이다.

홈쇼핑방송사업매출은 상품소개와 판매에 관련 전문편성을 행하는 홈쇼핑방송사업자가 방송을 통해 판매한 상품수익을 의미하는데, 이 수치는 수년째 사실상 정체돼 있다. 홈쇼핑방송사업매출은 2015년 3조2504억원에서 지난해 3조7111억원까지 늘어나긴 했으나 이 기간 신장과 역신장을 거듭했고 증가한 해에도 증가율이 한자릿수에 그쳤다.

반면 송출수수료는 매년 급증하는 추세다. 송출수수료는 2015년 1조1445억원에서 지난해 1조8394억원으로 6494억원 늘어났는데, 단순하게 계산해보더라도 홈쇼핑방송사업매출 증가분보다 더 크다.

특히 IPTV의 송출수수료 증가세가 뚜렷하다. 케이블TV(SO)의 경우 홈쇼핑 송출수수료로 벌어들인 매출이 2015년 7714억원에서 2019년 7468억원으로 역신장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평균 상승률도 연 6.1%에 그쳤다.

그러나 IPTV의 송출수수료는 2015년 이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IPTV가 벌어들인 홈쇼핑 송출수수료는 2015년 2404억원에서 지난해 9064억원까지 늘어나며 케이블TV를 제쳤다. 송출수수료의 전년 대비 증가율도 2015년 37.1%, 2016년 40.1%, 2017년 45.2%, 2018년 45.7%, 지난해 27.2%로 상당히 높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간 평균 상승률은 연 39.1%에 달한다.

IPTV가 인수합병을 통해 유료방송시장을 장악하면서 송출수수료가 더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올해 IPTV가 벌어들일 송출수수료가 1조원을 넘을 것이 확실시 되는 가운데, 이미 홈쇼핑과 협상을 마친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20% 가량 송출수수료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고 다른 IPTV들도 비슷한 수준에서 협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유료방송업계에서는 방송산업이 모두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홈쇼핑만 호황인 만큼 송출수수료 인상이 합리적인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실제로 방통위의 같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의 방송사업매출은 4조953억원, 영업이익은 7704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6.1%, 11.9% 성장했다. T커머스 역시 지난해 매출액이 5617억원을 기록해 32.3% 늘었고 영업이익 206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홈쇼핑업계에서는 방송사업 이익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방통위 자료의 방송사업매출액 수치에는 PB상품과 직매입이 포함돼 있어 이에 따른 외형 확대가 반영된 것이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방송사업을 포함한 전사 영업이익으로 산정한 수치이기 때문에 방송 외에 모바일, 신사업 등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따라서 직매입 확대로 인한 비용 증가와 송출수수료 상승을 반영하면 실제 방송사업 이익은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홈쇼핑업체와 IPTV 사이의 갈등도 끊이지 않고 있어 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중재를 하겠다고 나서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통위는 2017년 말 유료방송사, 홈쇼핑사,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유료방송 홈쇼핑 상생 협의체’를 구성해 송출수수료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2019년에는 TV홈쇼핑, IPTV가 참여하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협의체’도 구성됐다. 올해부터는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대가산정 협의체’도 운영 중이다.

그러나 ‘적극 개입’보다는 어느 정도 시장 상황과 자정에 맡기는 형식이기 떄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2017년에도 관련 협의체가 구성되는 등 비슷한 시도는 많았으나 전혀 개선이 없다”며 “정부에서 면피용으로 협의체를 운영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협의체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는 소극적 관여보다 실제로 숫자로 실효성이 드러나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유료방송사업자가 홈쇼핑으로부터 거둬들이는 송출수수료 인상 때문에 홈쇼핑이 협력사로부터 거둬들이는 판매수수료를 낮출 수 없는 악순환을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홈쇼핑이 협력사에게 받는 판매수수료율은 매년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이 때문에 정부에서 홈쇼핑 재승인 심사에 판매수수료율 관련 심사를 강화, 판매수수료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송출수수료 부담이 매년 급증하는 상황에서 홈쇼핑이 판매수수료를 낮출 여력을 마련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IPTV 송출수수료가 매년 20~30%씩 오르지만 홈쇼핑 업계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송출수수료가 과도하게 오르게 되면 협력사의 부담도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결국 홈쇼핑 입점 협력사 수수료 증가, 소비자가 가격 인상으로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홈쇼핑 사업자뿐 아니라 입점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