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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자리 잃은 일본 맥주···수입액 90% 폭락· 반품에 퇴출까지

[일본 불매 1년]설 자리 잃은 일본 맥주···수입액 90% 폭락· 반품에 퇴출까지

등록 2020.07.09 15:36

김민지

  기자

롯데아사히 가장 큰 타격 매출 반토막 영업적자충성도 높은 담배 수입액은 오히려 늘어

설 자리 잃은 일본 맥주···수입액 90% 폭락· 반품에 퇴출까지 기사의 사진

일본이 지난해 7월 반도체 핵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 규제와 함께 한국을 수출절차 우대국,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면서 촉발된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이달로 1년을 맞았다. 지난 10년 동안 국내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켜왔던 일본 맥주는 설 자리를 잃었다.

9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일본 맥주 수입액은 29억2558만원(약 244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322억5700만원(약 2689만 달러)보다 9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또 지난해 전체 맥주 수입액 감소는 2880만 달러 수준인데, 일본 맥주 수입액은 6361만 달러나 줄었다.

이는 일본 맥주 유통 기업에 큰 타격을 줬다. 특히 롯데아사히주류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폭락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아사히주류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50% 감소한 623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98억원에 달해 적자 전환했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12월 근로계약이 끝나는 계약직 영업사원들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 올 초에는 정규직 직원 희망퇴직, 타 계열사로의 전보를 진행하는 등 인력 감축에 착수했다. 이 외에도 삿포로 맥주를 판매하는 엠즈베버리지도 지난해 매출액이 198억원으로 전년 대비 절반 이상 줄었고 영업손실도 49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엠즈베버리지는 전 직원 주 4일 근무 체계로 운영 중이다.

이처럼 일본 맥주의 경쟁력이 뚝 떨어지자 편의점 CU는 지난달 18일부터 24일까지 유통기한 종료가 임박한 일본 맥주 ▲아사히 ▲코젤라거 ▲산토리 ▲오티나와 등 12종에 대한 본사 반품 처리를 진행했다. 이어 미니스톱도 9일부터 유통기한이 임박한 일본 캔맥주 14종에 대한 반품을 진행한다. 앞서 편의점 업계는 지난해 7월 이후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이 거세지자 일본 맥주에 대한 ‘4캔 1만원’ 행사를 중단했다. 그러나 본사와 제조사가 재고로 쌓인 일본 맥주의 반품을 받아주지 않아 점주들에게 재고 부담이 전가되기도 했다.

반면 충성도 높은 담배는 건재한 모습으로 대조를 이뤘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필리핀에서 국내로 들여온 담배 수입액은 256억23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60억583만원)과 비교했을 때 약 60%가 늘었다. 불매 운동이 거세던 지난해 7~8월의 수입액도 119억1853만원에 달했다.

국내 담배 사업자 중 필리핀에서 수입해 국내에 유통하는 업체는 JTI코리아 뿐이다. KT&G와 한국필립모리스, BAT코리아는 모두 국내에 생산 공장 설비를 두고 있다. JTI코리아는 KT&G 공장에서 국내 물량을 위탁 생산하다가 2017년부터 필리핀 공장으로 생산물량을 옮겼다.

관세청 통계를 보았을 때 JTI코리아는 일본 제품 불매 운동의 여파 속에서도 같은 소비재인 맥주와 달리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실제로 JTI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액은 1869억원으로 전년(1878억원) 대비 0.5% 정도 감소했을 뿐이다. 영업이익은 14% 줄어든 4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담배 매출액으로 볼 수 있는 상품매출액 부문은 1874억원에서 1869억원으로 감소 폭이 미미했다.

업계 관계자는 “담배는 기호식품으로 소비자 충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사실 담배도 맥주와 같이 선택지가 많으나, 소비자들이 마음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에 일본 제품 불매 운동에서의 타격을 피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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