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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판’ 된 원유ETN, 결국 상장폐지 수순

괴리율 6% 초과일수 20거래일 넘어
LP 교체 어려워, 7월에 최종 결과 나와
당국 “조기청산·자진상폐 필요”
투자자 “유가 오르니 상폐라니” 분통

원유 연계 레버리지 상장지수증권(ETN)의 괴리율이 좀처럼 잡히지 않으며 이들 종목이 무더기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4개 종목 중 2분기 들어 미래에셋 원유ETN의 괴리율 6% 초과일수가 20거래일은 넘은 가운데 나머지 종목들도 20거래일에 근접해 가고 있는 상황. 투자자들 사이에선 괴리율로 인한 첫 강제 상장폐지 사례가 나올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H)’은 올해 2분기 들어 괴리율 6%를 넘은 일수가 20거래일이 됐다. 괴리율 6%는 거래소가 정한 의무 괴리율로, 초과일수가 한 분기 내 20거래일을 넘으면 거래소는 해당 종목을 상장한 유동성공급자(LP) 평가등급 등을 고려해 LP 교체를 요구할 수 있다.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H)’ 역시 2분기 들어 17거래일동안 괴리율이 6%를 넘었고 ‘삼성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과 ‘QV 레버리지 WTI 원유선물 ETN(H)’도 각각 16거래일째 괴리율이 안정화되지 않고 있다. 나머지 3종목 역시 20거래일에 근접해가는 상황이다.

거래소는 지난달 원유ETN 괴리율이 치솟자 이들 4개 종목을 단일가매매로 전환하고 ▲5거래일 연속 30%를 초과하면 다음 1일간 매매거래 정지(4월10일 조치) ▲괴리율 20% 이상 모든 종목은 단일가매매 전환(4월24일 조치) ▲단일가매매 상태에서 괴리율이 30% 넘으면 3매매일간 거래 정지(4월24일 조치) 등 추가 조치를 단행했다.

미래에셋 원유ETN의 경우 4월 1일부터 22일까지 평균 괴리율이 44.21%에 달했으나 타 종목에 비해 일일 괴리율은 낮은 편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3개 종목이 단일가매매로 전환(4월 16·20일)하거나 거래정지가 된 날(5월12일)에도 거래가 이뤄지며 괴리율 6%를 초과한 날이 더 많아졌다는 설명이다.

현행 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ETN 종목이 한 분기 내 20거래일 이상 괴리율 6%를 초과하거나 2개 분기 연속 20거래일(합산 40거래일) 이상 괴리율을 초과하고 해당 LP가 분기평가에서 F등급을 받게 되면 LP를 교체하는 제재를 받게 된다.

LP 교체를 요구받게 되면 해당 증권사는 1개월 이내에 LP를 교체해야 한다. 그런데 국내의 경우 통상 ETN 발행사가 운용까지 담당하고 있어 LP교체란 사실상 상장폐지를 의미한다. 국내 상장 ETN 종목 대부분이 특정 증권사의 브랜드를 종목명에 담고 있다는 점도 LP 교체의 어려움을 높이고 있다.

물론 괴리율 6% 초과일수가 20거래일이 넘은 미래에셋의 경우 당장 상장폐지에 내몰리는 것은 아니다. LP평가는 분기별로 이뤄지는 만큼 빨라야 7월에나 상장폐지 여부가 가려지는 셈이다.

이마저도 거래소의 LP평가에서 F등급이 잘 나오지 않고 있어 무용론도 제기된다. 거래소는 LP 평가를 분기마다 A, B, C, F 등 4등급으로 나누는데 최근 5년간 F등급을 맞은 증권사는 한자릿수에 그친다.

금융당국은 레버리지 ETN에 1000만원의 예탁금 제도를 도입하고 LP들의 조기 청산 및 자진상장폐지를 유도하고 있지만 이를 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조기 청산이란 ETN 가격이 비상식적으로 형성되는 경우 ETN의 내재가치에 해당하는 금액만 투자자에게 상환한 후 청산되는 것으로 조기 청산이 된다 해도 어느정도의 손실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원유 ETN 투자자 A씨는 “유가가 급락할 땐 안전판도 없이 손실을 키우더니 유가가 다시 오르기 시작하니 투자자 보호라면서 조기 청산이나 상장폐지를 꺼내들고 있다”며 “늑장대처한 증권사와 금융감독원, 거래소가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지은 기자 h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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