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9일 수요일

서울

인천

백령

춘천

강릉

청주

수원

안동

울릉도

독도

대전

전주

광주

목포

여수

대구

울산

창원

부산

제주

오피니언 노소영 관장의 여론전에 대한 불편한 시선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에디터의 눈]노소영 관장의 여론전에 대한 불편한 시선

등록 2020.04.10 15:15

수정 2020.06.08 10:28

홍은호

  기자

공유

노소영 관장의 여론전에 대한 불편한 시선 기사의 사진

“용서할테니 돌아오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 분할’ 이혼 소송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노 관장은 사흘 전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변론기일에 출석해 모두가 예상하지 않은 뜻밖의 말을 내뱉었다. “가정으로 돌아오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 동거녀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고.

가사재판은 특성상 비공개가 원칙이다. 하지만 노 관장은 재판을 마치고 언론을 통해 이같은 메시지를 외부에 공개했다. 이혼 소송을 취하하면 모든 걸 용서하고 혼외자도 품겠다는 깜짝 발언도 나왔다. 자신이 연약한 여자라는 점, 남편이 바람을 피워 어쩔 수 없이 소송을 걸었지만, 최 회장이 돌아오면 과거의 모든 잘못을 용서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말이다.

세기의 이혼소송을 지켜보고 있던 언론은 무슨 호재라도 만난 듯 노 관장의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노 관장의 발언은 현실판 사랑과 전쟁으로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신문과 방송을 타고 삽시간에 번졌다.

필자는 노 관장이 무슨 생각으로 이같은 말을 언론에 흘렸을까? 얼마나 진정성이 담겨 있을까? 그동안 노 관장의 날선 대응과는 전혀 다른 행동에 어떠한 의도가 숨겨져 있지 않을까? 는 생각을 해봤다.

최 회장은 노 관장의 토끼몰이식 여론전에 당혹해 했을 것이고, 노 관장은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는 생각에 살포시 미소를 지었을 수도 있다. 재판을 유리하게 이끄려는 고도의 계산이었다면, 노 관장의 소위 ‘피해자 코스프레(연기)’ 였다면, 전략은 일단 대 성공이다.

부부가 이혼소송까지 간 경우 다시 합치는 일은 흔하지 않다. 불가능에 가깝다. 더구나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은 일반인들과는 결이 다르다. 필자가 노 관장의 발언에 전략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도 일반인들에게 없는 막대한 재산 때문이다.

노 관장이 이혼 조건으로 요구한 것은 3억원의 위자료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중 42.29%다. 지난해 기준 지분가치만 따져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혹자는 노 관장이 이혼하기 싫어서 이같은 천문학적 재산분할을 요구한다고 한다. 이는 노 관장의 마음을 들여다 보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을 바라보는 필자 또한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점은 둘의 관계가 최 회장이 새 가정을 꾸렸다고 당당히 밝힌 오래 전 이미 끝났다는 점이다. 노 관장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모르고 있지는 않을 터이다.

‘바람 난 남편은 죽일 놈’ ‘남편에게 버려진 아내’로 보여지고 싶다면 쉽게 응원을 얻어낼 수는 있다. 하지만 가사재판의 특성상 비공개 원칙을 어겨가면서까지 여론전을 펼치는 행동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노 관장의 일련의 행동은 서로 간에 피로도만 쌓일 뿐이다. 노 관장이 바라는 소기의 목적대로 위자료를 받고 재산 분할에 집중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