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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노소영 관장의 여론전에 대한 불편한 시선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에디터의 눈]노소영 관장의 여론전에 대한 불편한 시선

등록 2020.04.10 15:15

수정 2020.06.08 10:28

홍은호

  기자

노소영 관장의 여론전에 대한 불편한 시선 기사의 사진

“용서할테니 돌아오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 분할’ 이혼 소송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노 관장은 사흘 전 서울가정법원에서 열린 변론기일에 출석해 모두가 예상하지 않은 뜻밖의 말을 내뱉었다. “가정으로 돌아오면 모든 것을 용서하겠다. 동거녀와의 사이에서 낳은 자녀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고.

가사재판은 특성상 비공개가 원칙이다. 하지만 노 관장은 재판을 마치고 언론을 통해 이같은 메시지를 외부에 공개했다. 이혼 소송을 취하하면 모든 걸 용서하고 혼외자도 품겠다는 깜짝 발언도 나왔다. 자신이 연약한 여자라는 점, 남편이 바람을 피워 어쩔 수 없이 소송을 걸었지만, 최 회장이 돌아오면 과거의 모든 잘못을 용서할 수 있다고 강조하면서 말이다.

세기의 이혼소송을 지켜보고 있던 언론은 무슨 호재라도 만난 듯 노 관장의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노 관장의 발언은 현실판 사랑과 전쟁으로 세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신문과 방송을 타고 삽시간에 번졌다.

필자는 노 관장이 무슨 생각으로 이같은 말을 언론에 흘렸을까? 얼마나 진정성이 담겨 있을까? 그동안 노 관장의 날선 대응과는 전혀 다른 행동에 어떠한 의도가 숨겨져 있지 않을까? 는 생각을 해봤다.

최 회장은 노 관장의 토끼몰이식 여론전에 당혹해 했을 것이고, 노 관장은 카운터 펀치를 날렸다는 생각에 살포시 미소를 지었을 수도 있다. 재판을 유리하게 이끄려는 고도의 계산이었다면, 노 관장의 소위 ‘피해자 코스프레(연기)’ 였다면, 전략은 일단 대 성공이다.

부부가 이혼소송까지 간 경우 다시 합치는 일은 흔하지 않다. 불가능에 가깝다. 더구나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은 일반인들과는 결이 다르다. 필자가 노 관장의 발언에 전략이 숨겨져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도 일반인들에게 없는 막대한 재산 때문이다.

노 관장이 이혼 조건으로 요구한 것은 3억원의 위자료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 중 42.29%다. 지난해 기준 지분가치만 따져 약 1조3000억원에 달한다. 혹자는 노 관장이 이혼하기 싫어서 이같은 천문학적 재산분할을 요구한다고 한다. 이는 노 관장의 마음을 들여다 보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단정할 수 없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을 바라보는 필자 또한 알 수 없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점은 둘의 관계가 최 회장이 새 가정을 꾸렸다고 당당히 밝힌 오래 전 이미 끝났다는 점이다. 노 관장도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모르고 있지는 않을 터이다.

‘바람 난 남편은 죽일 놈’ ‘남편에게 버려진 아내’로 보여지고 싶다면 쉽게 응원을 얻어낼 수는 있다. 하지만 가사재판의 특성상 비공개 원칙을 어겨가면서까지 여론전을 펼치는 행동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노 관장의 일련의 행동은 서로 간에 피로도만 쌓일 뿐이다. 노 관장이 바라는 소기의 목적대로 위자료를 받고 재산 분할에 집중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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