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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20-04-08 15:06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아시아나항공 매각 잡음’에 불편한 심기

항공업황 악화에 주가 하락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설 확산
재협상 원하는 HDC의 여론전?
영구채 출자전환 등 요구할수도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포기설이 확산되자 산업은행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항공업황 악화로 어느 정도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인수자 측이 여론을 앞세워 산은에 추가 지원을 압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서다.

8일 현재 금융권 전반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사자인 산업은행과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모두 부인하는 와중에도 아시아나항공 차입금 상환 유예나 납입일 조정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이 꾸준히 흘러나온다. 즉, HDC 측 요구에 따라 매각 조건이 수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로 운항중단과 취소·환불이 속출하며 항공업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에 기인한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녹록지 않다. 반등에 성공하지 못하면 연말까지 1조원 이상의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아시아나항공도 본의 아니게 ‘포기설’에 기름을 부었다. 지난달 27일 정정공시를 통해 당초 ‘이달 7일’로 기재됐던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을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로부터 10일이 경과한 날 또는 당사자들이 달리 합의하는 날’로 바꾸면서다. 원래 계약서에 포함된 내용이고, 이러한 근거를 둔 것도 다름 아닌 ‘국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절차’ 때문이지만 공교롭게도 이 시국에 그 조항을 공개하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아직까지 HDC로부터 어떠한 요청도 없었고 매각 조건 변경도 고려하지 않는다는 게 산은 측의 분명한 입장이다. 아울러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이동걸 산은 회장이 따로 만난 일도 없다고 이들은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또는 추가 지원 가능성이 수그러들지 않는 것은 산은과의 ‘줄다리기’를 원하는 HDC 측 희망사항과 맞닿은 지점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실 HDC는 현 시점에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을 끝낼 경우 상당한 부담을 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일단 지금의 시장가치보다 30% 이상 높은 가격에 회사를 사들이는 모양새가 됐고 이후 차입금도 상환해야 해서다. HDC는 계약 당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주당 4700원(총 3229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는데, 코로나19 여파에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주당 3500원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또 아시아나는 최근 3000억원의 단기차입금 증액을 결정하며 금융기관 차입금을 1조5074억원, 단기차입금을 2조3069억원으로 늘린 상태다.

따라서 외부에서는 HDC 측이 결국 산은을 다시 협상테이블에 소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인수한 영구채(5000억원)의 출자전환 등 요구사항이 벌써부터 거론된다. 이를 위해 HDC가 은연 중 인수 포기 가능성을 시사하며 여론전을 펼치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상당하다.

다만 산은은 이 모든 상황을 불편해하는 눈치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한 ‘책임’으로 인해 HDC의 요청을 들어줘야 하는 입장이라서다. 실제 아시아나 매각은 이동걸 회장의 주도로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시아나가 회계법인으로부터 ‘한정’ 감사의견을 받자 이 회장은 금호그룹을 압박했고 자구계획안을 반려하는 초강수를 두며 오너일가에게 항공업을 포기시켰다.

이 가운데 매각이 불발되면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 산은이 아시아나항공을 떠안아야 한다. 지난해 매각을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채권단은 거래 불발 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아시아나항공을 산은 자회사로 두겠다는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이와 관련 산은 관계자는 “증권가를 중심으로 여러 소문이 돌고 있는 것을 잘 알지만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따로 검토 중인 사항은 없다”고 일축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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