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진영 기자
등록 :
2020-03-24 11:14

[코로나19 돈맥경화]더 심각한 코스닥 자금 경색 위기

코스닥 기업, 메자닌 조기상환 시점 도래
자금 조달 여건 악화로 차환 발행 적신호
금융당국 차원 ‘코스닥 메자닌 대책’ 계획

그래픽=박혜수 기자

코로나19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금융 시장이 경색된 가운데 코스닥 기업들이 자금 경색 위기에 내몰렸다. 이들 기업이 발행한 메자닌의 조기상환(풋옵션) 행사기간이 도래하지만 자금조달 환경 악화로 차환 발행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을 제외한 코스닥시장 상장 중소기업이 발행한 메자닌 규모는 4조4838억원이다. 지난 2018년 4월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이후 급격히 늘어나면서 2년간 발행액은 총 8조7862억원에 달한다.

메자닌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같이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신주를 인수할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을 의미한다. 신용등급이 낮아 회사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코스닥시장 상장사가 많이 활용하는 자금조달 수단이다.

코스닥 기업들이 발행한 메자닌 대부분이 2년 뒤 조기상환이 가능한 권리(풋옵션)가 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라임 사태’가 터지며 메자닌에 투자했던 사모펀드들은 펀드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상당수가 풋옵션을 행사할 예정으로 전해진다.

이르면 내달부터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청구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스닥 기업의 상황은 녹록치 않은 편이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 환매조건부채권(RP), 회사채, 메자닌 증권 등 크레딧시장이 경색되면서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임형준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초부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주가 급락과 기업 업황 악화로 메자닌 증권의 풋옵션 행사가 증가하고 있다”며 “2분기 이후 풋옵션 행사기간이 도래하는 메자닌 증권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진 만큼 다수 발행기업들이 상환 위기에 봉착할 위험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임 연구위원은 “코스닥 기업을 중심으로 한 메자닌 증권 발행기업의 지급불능 사태는 코스닥 주가 폭락, 메자닌 증권 발행시장 마비, 연이은 풋옵션 행사, 관련 투자펀드 환매사태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코스닥 기업들이 유동성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에 한창이다.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늦어도 내달까지 ‘코스닥 메자닌 조기상환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융위는 코스닥 기업들이 발행하는 메자닌을 한데 묶어 신용보증기금이 보증하는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으로 유동화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이나 성장사다리펀드 등 정책금융을 활용해 메자닌을 인수하는 별도 펀드를 만드는 것도 검토 중으로 전해진다.

천진영 기자 cjy@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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