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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이대훈 행장 사임에 술렁···김광수 회장 거취 ‘오리무중’

이대훈 행장, 농협중앙회에 ‘사의 표명’
이성희 중앙회장과의 ‘관계’ 고려한 듯
‘임기만료’ 김광수 회장 거취도 불투명
성과 양호하지만 연임 무산 가능성도

사진=NH농협은행 제공

이대훈 NH농협은행장의 갑작스런 사퇴에 농협금융그룹 전반이 술렁이고 있다. 새로 취임한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전임 회장의 색채를 지우고자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한 것으로 읽혀서다. 이 분위기라면 임기 만료가 임박한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도 거취를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까지 흘러나온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지난 2일 농협중앙회에 사임 의사를 밝혔으며 사표가 처리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농협금융은 이날부터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가동해 후임 행장 인선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일단 은행은 장승현 수석부행장 대행 체제로 전환한 상태다.

이대훈 행장은 이성희 중앙회장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범농협 CEO와 함께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2년 넘게 은행을 이끌었고 1조원대 순익을 남기는 등 소기의 성과도 거뒀으니 스스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전언이다.

다만 외부에선 김병원 전 중앙회장 라인으로 분류되는 이대훈 행장과 이성희 중앙회장의 매끄럽지 못한 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행장이 재임 중 은행 실적을 크게 끌어올린 데다 ‘채용비리’나 ‘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등으로 업권이 소란스러운 가운데도 구설에 오르지 않고 안정적인 경영을 이어왔기 때문이다. 연임을 결정한지 3개월도 채 지나지 않았다.

게다가 중앙회가 눈에 보일 정도로 농협금융 인사에 관여하는 것 자체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이다. 농협금융이 중앙회의 100% 자회사라고는 해도 2012년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 이후엔 독자 노선을 걸어온 바 있어서다. 그간 회사 측은 대외적으로 중앙회가 그룹 인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김병원 전 중앙회장 역시 2016년 취임 후 농협금융 계열사 CEO를 포함한 농협 임원 전원에게 사표를 받긴 했지만 당시 중앙회 측 일부만 교체했을 뿐 금융계열사엔 손을 대지 않았다. 전임 중앙회장 시절 발탁된 김용환 전 농협금융 회장마저도 2년 더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이성희 중앙회장과 이대훈 행장의 불편한 관계에 시선이 모이는 것은 바로 이러한 배경에 기인한다.

사실 이대훈 행장은 김병원 전 중앙회장의 두터운 신뢰를 받은 인물 중 하나다. 경기와 서울영업본부장 시절 실적을 대폭 끌어올려 김 회장의 눈에 들었고 상무급을 거치지 않은 채 상호금융 대표와 은행장으로 이동하며 초고속 승진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임기를 약 두 달 남겨놓은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실적개선과 디지털 전환 등 성과를 고려하면 연임엔 문제가 없을 것이란 평이 앞서나 그도 전임 중앙회장 시절 농협금융에 합류해 낙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성희 중앙회장과 선거에서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유남영 조합장(비상임이사)의 거취에 따라 임추위 구성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물론 이성희 중앙회장이 김광수 회장을 재신임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김 회장이 현 정부와 가깝고 농협 내 CEO가 한 번에 교체된다면 경영에 지장을 줄 수 있는 만큼 그에게 시간을 더 줄 수도 있다.

농협금융은 조만간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김 회장의 임기가 오는 4월말 끝나는 만큼 3월 중순께 차기 회장 선임 논의를 위한 첫 회의를 열 것으로 점쳐진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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