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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기자
등록 :
2020-02-26 08:17

수정 :
2020-02-26 15:39

신동빈 회장, 롯데건설 사내이사 물러난 세가지 이유

실형 면했지만 집행유예 처벌
부동산법상 금고이상 사업불가
지분도 0.59% 불과 도덕성고려
일감 몰아주기 비난 고려관측도

그래픽=박혜수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건설 사내이사에서 스스로 물러난 배경에 업계 관심이 모아진다.

신 회장이 직접 입장을 밝히지 않은데다 롯데건설은 물론 롯데그룹에서도 납득할만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의구심이 증폭된다.

업계 해석은 다양하다.

지난해 10월 대법원 판결에서 최종적으로 집행유예(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만큼 건설사업 결격사유 등 법적인 문제부터 독립경영과 전문성 강화라는 시대적 트렌드까지 감안한 다중포석이라는 것이다.

뉴스웨이가 그의 현주소와 행보를 토대로 롯데건설 사내이사에서 자진사임한 이유를 조목조목 짚어봤다.

① 집행유예 받아 부동산업 불가

신 회장이 롯데건설 임원명부에 이름을 올린건 2009년 그룹 부회장 시절부터다.

당시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등기임원으로 올라있는 상황에서 신 회장이 비상근 미등기 임원으로 등극했다.

2년 뒤인 2011년 신 회장이 회장직에 취임했지만 수년간 이 상태는 유지됐다. 그러다 2014년 신동주 전 부회장이 등기임원에서 내려오고 2017년 신격호 명예회장까지 사임하면서 신 회장이 등기임원 및 사내이사로 등극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정기주총에서 임기 2년의 사내이사로 재선임 됐다. 임기만료가 2021년 3월로, 아직 1년여 남은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사임한 데는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횡령 등 대법원 판결이 직격탄이 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신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70억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최종 확정했다.

실형은 면했지만 횡령 및 배임의 죄목이 인정되며 처벌이 이뤄진 셈이다.

실제 부동산개발업법을 보면 부동산개발업을 영위할 수 없는 결격사유로 배임 등의 명목으로 죄를 범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아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거나 그 유예기간 중에 있는 경우를 꼽고 있다.

신 회장은 부동산개발업을 영위할 수 없는 결격 사유가 생긴데다 집행유예 기간이기 때문에 부동산개발업 등을 영위하는 롯데건설의 사내이사로 등기할 수 없게 됐다는 뜻이다.

②롯데건설 지분 0.59% 불과

롯데건설의 그룹내 위치도 그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이 롯데지주의 완전한 지배력 아래 있지 않는 계열사라는 것이 그것이다.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이 43.79%, 호텔롯데가 43.07%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이 사내이사로 겸직하고 있는 계열사 가운데 롯데건설이 유일하게 롯데지주가 최대주주 지위가 아닌 계열사다.

더욱이 신 회장이 보유한 지분은 0.59%가 전부다.

그룹 측면에서도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과 호텔롯데 양대주주의 재무회계상 종속기업이 아닌 관계기업으로 분류돼 있다. 물론 롯데지주의 지배력 하에 있지만 재무회계상으로는 완전한 종속기업으로서의 지배력을 가졌다고 보긴 어렵다.

실제로 신 회장은 현재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계열사를 제외하고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는 곳은 롯데건설을 비롯해 롯데칠성음료, 캐논코리아비즈니스솔루션 총 세곳이다.

롯데건설을 제외하고 모두 롯데지주가 최대주주이다.

③신 회장 주특기는 유통·호텔

건설은 신 회장의 전문분야아 아니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관측된다. 그의 주특기가 유통이나 호텔과 같은 소비재인만큼 건설사업은 전문경영인에 맡길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란 의미.

더욱이 롯데건설은 신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 측면에서 보면 작은 계열사에 불과하다. 굳이 신 회장이 롯데건설 사내이사에 목숨걸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내부 일감 몰아주기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이 기록한 지난 3분기 누적 기준 전체 매출 3조9500억원 중 약 16%인 6400억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회장 개인이 보유한 롯데건설의 지분이 극히 적어 공정거래법상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김성배 기자 ks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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