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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정 기자
등록 :
2020-02-20 07:52

수정 :
2020-02-20 08:24

조원태 회장, KCGI 안만난다…대응 자제에 회동 불발 예상

20일까지 공개토론 여부 답변 요구
한진그룹 측 “공식입장 없다”…무대응
작년 7월 만남 요청, 자연스럽게 불발
KCGI, 조 회장에 기우는 여론 반전 노려

그래픽=박혜수 기자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KCGI의 회동이 또다시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KCGI는 경영권 분쟁 명분 약화로 수세에 몰리자 분위기 반전시키기 위해 만남을 제안했다. 하지만 조 회장 측은 여론이 유리하게 기운 만큼, 이들의 계략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일종의 ‘무시 전략’을 쓸 것으로 보인다.

20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KCGI의 재만남 요청에 대해 답변을 보내지 않을 계획이다. KCGI는 지난 17일 조 회장과 석태수 대표이사 등 한진그룹 경영진을 대상으로 공개토론을 제안하며 이날까지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KCGI는 지난해 7월 조 회장과 조현민 한진칼 전무를 대상으로 낙후된 지배구조 개선, 저평가된 기업가치 제고, 고객 만족 개선과 사회적 신뢰 제고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자며 회동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한진그룹은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고, 양측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불발됐다.

KCGI는 두번재 공개토론을 제안하며 “현재의 위기상황에 대한 입장을 듣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개발 3자 동맹의 주주제안 수용 여부 등에 대해 공개적으로 논의하자”고 표면적인 이유를 들었다.

한진그룹은 이번에도 “공식 입장이 없다”고 답하고 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만남 요청에 대응하지 않고, 회동이 무산되도록 한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KCGI의 공개토론 제안을 두고 불리해진 여론을 바꾸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상대방의 ‘불통’ 이미지를 앞세워 전문경영인 체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려 한다는 것.

KCGI는 조 전 부사장, 반도개발과 3자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조 회장을 경영퇴진 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분 공동보유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전문경영인 추천과 정관 변경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도 마쳤다.

하지만 3자 연합이 추천한 전문경영인 후보가 자진 사퇴하면서 경영권 분쟁 명분이 퇴색된 상태다. 더욱이 한진그룹 3사 노조가 조 회장 체제를 지지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잇달아 발표하면서, 대내외적 공감도 얻지 못하고 있다.

3자 연합이 회동 요청 시한인 이날 ‘한진그룹의 위기 진단과 미래 방향, 전문경영인의 역할’을 주제로 공식 기자회견을 여는 것도 여론몰이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자신들의 분쟁 당위성을 피력하는 동시에, 조 회장 측을 깎아내리겠다는 전략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의 무게추가 조 회장 쪽으로 기우는 상황에서 KCGI가 여론 반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하지만 조 회장 측에서는 KCGI 요구에 대응하는 것이 전력낭비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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