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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훈 기자
등록 :
2020-02-11 07:59

몸값 최대 4조원…고개 드는 빅히트 ‘거품론’

‘엔터 대장주’ 노려…현재 기업가치 3~4조원 평가
최대 몸값 가정하면 코스피 56위·코스닥 3위 해당
시가총액 현대제철, 롯데지주, 호텔신라 보다 높아
방탄소년단 의존도 높고, 멤버 軍 입대 리스크 남아

연내 상장을 노리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몸값이 최대 4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식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세계적인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연내 상장을 목표로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는 등 본격적인 상장 준비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빅히트의 예상 기업가치가 최소 3조원에서 최대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빅히트는 지난해 매출액 5879억원, 영업이익은 97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아직 YG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등 3대 기획사가 지난해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빅히트 영업이익은 3대 기획사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합한 것보다 많다.

3대 기획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SM 461억원, JYP 399억원, YG는 ‘버닝썬 사태’ 여파로 -71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빅히트는 2018년에도 영업이익 641억원을 기록하며 SM(477억원), JYP(287억원), YG(94억원) 등을 뛰어넘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경쟁사들을 압도하며, 상장시 엔터 ‘대장주’ 자리를 예약한 빅히트는 실제 상장 과정에서 ‘BTS프리미엄’까지 더해 몸값을 더욱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BTS 외에 뚜렷한 성장 동력이 없는 빅히트가 3대 기획사의 시총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4조원의 몸값을 책정 받은 것은 다소 ‘거품’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돌발 변수가 많은 엔터 산업 특성상 빅히트에 대한 투자는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5인조 아이돌 그룹 ‘빅뱅’을 앞세워 시가총액 1조원을 엿보던 YG엔터테인먼트의 경우 빅뱅 멤버 승리가 연루된 버닝썬 사태와 대주주 양현석 대표의 성접대 의혹 등으로 하루 만에 시총 1000억원 가량이 증발한 사례가 있었다. 이 때문에 현재 YG의 시총은 한창 잘 나갈 때의 절반 수준인 5000억원 후반대로 주저앉았다.

빅히트에게 책정된 몸값은 지난 7일 종가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전체 56위에 해당된다. 이는 현대제철(3조9233억원), 한국금융지주(3조7615억원), CJ제일제당(3조6807억원), 롯데지주(3조5722억원), 호텔신라(3조5520억원), 이마트(3조1778억원) 등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시총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또한, 빅히트가 현재 몸값대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경우 셀트리온(8조8372억원), 에이치엘비(4조5004억원)에 이어 단숨에 코스닥 시총 3위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빅히트를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최대어로 분류하면서도 지나치게 높은 ‘BTS 의존도’를 리스크 요인으로 꼽고 있다. 특히 BTS는 1992년생 멤버인 진의 입영 시점이 다가왔고, 향후 나머지 6명의 멤버들도 모두 군 복무를 이행해야 한다.

BTS 멤버들의 나이는 1992년생부터 1997년생까지 분포돼있다. 즉 멤버들의 군 복무가 시작되면 현재와 같은 완전체 활동을 위해서는 최소 2년 이상의 공백기가 불가피하다. 빅히트 역시 BTS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포스트 BTS’ 발굴과 사업 다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BTS와 같은 세계적인 그룹이 단기간에 만들어질 수는 없는 실정이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BTS가 글로벌 엔터산업에서 갖는 파급력은 스튜디오드래곤의 글로벌 콘텐츠산업 파급력을 큰 폭으로 웃돈다”며 “시장에서 빅히트에 대한 주가수익률(PER)을 30배 이상에서 최대 40~50배까지도 부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예상 시가총액은 3조원에서 최대 4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상웅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의 경우 소속 아티스트 중 BTS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BTS의 군 입대 문제가 남아 있는 점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며 “보수적 시각에서 빅히트의 몸값은 2조원대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고병훈 기자 kbh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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