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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홍 기자
등록 :
2020-02-05 11:09

수정 :
2020-02-05 11:32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 별세로 IPO 빨라질까

박 회장, 지분 55% 보유한 최대주주
지분 승계 마무리 못하고 지난달 별세
아들 박주환 부사장, 지분 40%에 달해
추가 상속 없이도 최대주주 등극 가능

사진=태광실업 홈페이지

태광실업이 창업주인 박연차 회장의 별세로 2세 체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미뤘던 기업공개(IPO)를 서두를지 주목된다. IPO가 진행되면 박연차 회장 지분을 구주매출로 처분할 수 있기 때문이다.

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태광실업은 당초 올해 계획했던 IPO를 내년 이후로 연기했다. 태광실업은 지난해 8월 한국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선정하고 IPO를 준비해왔지만 내부적인 준비가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연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박연차 회장이 지병인 폐암으로 별세하면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태광실업은 나이키 등 유명 신발 업체의 OEM(주문자상표부착) 생산 업체로 연매출은 2조원에 달한다. 기업규모는 대기업 수준이지만 지분 100%를 오너일가가 보유하고 있다. 박연차 회장 지분이 55.39%로 가장 많고, 장남인 박주환 부사장도 39.46%를 보유하고 있다. 이박에 박선영(1.41%), 박주영(0.83%), 박소현(1.28%)을 비롯해 정산장학재단(1.63%) 등 가족들이 나머지 지분을 보유 중이다.

박주환 부사장이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는 것은 확실한 상황이다. 박연차 회장은 지난달 초 자신의 병세가 악화되자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뒤 박 부사장을 대표이사에 앉혔다. 박 부사장은 아직 30대로 젊은 나이지만 전문경영인의 도움을 받으며 회사 경영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실업이 IPO를 실행하게 되면 경영권 승계의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박연차 회장 보유 지분을 구주매출 방식으로 처분하면 박 부사장이 자연스럽게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다. 지분율도 40%에 달하는 만큼 경영권을 행사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상속세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연차 회장의 건강악화로 상장을 늦추게 됐지만 이제는 서둘러야 하는 처지가 됐다. 현행법에 따라 상속인은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부터 6개월 내 상속세의 과세가액과 과세표준을 관할세무서장에게 신고해야 한다. 상속세 규모를 투명하게 산정하기 위해서라도 IPO를 통해 명확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필요도 있어 보인다.

태광실업 상장이 성사된다면 올해 IPO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고 있다. 태광실업은 연매출 2조원에 2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는 알짜 기업으로 꼽힌다. 또한 태광실업은 국내에서 휴켐스, 정산애강 등 상장사 2곳과 정산개발, 정산컴퍼니 등 비상장사 6곳을 계열회사로 두고 있다. 해외계열사를 포함하면 24개의 계열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태광실업은 이들 회사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 역할도 하고 있다.

다만 박주환 부사장 체제가 안정되기 전까지 상장을 미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태광실업이 당장 대규모 자금 조달이 필요한 입장이 아니라는 점도 IPO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관측이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당초 상장은 내년에 창립 5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준비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잠정적으로 일정이 연기된 상황이지만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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