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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주째’ 기업은행장 출근 저지 사태, 文대통령이 기름 부었나

윤종원 행장, 본사 출근 3차시도 또 실패
15일께 진행되던 정기 임원 인사도 차질
첫 경영회의선 ‘혁신’ 강조하며 경영 의지
노조 “정부 사과·후속 대처 없으면 투쟁 지속”
문 대통령 “인사권은 정부에”…갈등에 기름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취임 첫 날인 지난 3일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에 막혀 출근에 실패했다.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세 번째 출근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이미 국책금융기관 CEO 출근 실패 최장기록을 넘어섰다.

특히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인사권은 정부에게 있다며 윤 행장은 ‘낙하산 인사’가 아니라고 논란에 대해 언급하자 기업은행 노동조합의 반발은 더욱 심해진 모습이다. 노조는 정부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후속 대처가 없다면 오는 4월 총선까지 투쟁을 장기화할 계획이어서 기업은행의 경영 차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윤 행장이 이날 오전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점 집무실 정상 출근을 시도했지만 노조의 저지로 성사되지 못했다. 지난 3일과 7일에 이어 이날 세 번째 출근 시도 역시 무산됐다. 지난 3일 임기를 시작해 이날 임명 14일째를 맞았지만 여전히 임시 사무실 신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윤 행장은 기자들과 만나 “일반 국민도 그렇고, 직원도 그렇고, 중소기업 고객도 그렇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제는 은행을 위해서라도 풀려야 할 텐데”라며 “(노조와의) 대화 채널은 계속 열어두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윤 행장은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받으며 정상 경영을 위해 노력 중이다. 지난 13일엔 첫 경영현안점검회의를 열고 ‘혁신’을 강조했다. 제도 개혁을 통한 혁신 금융 선도, 조직 문화 혁신 등을 강조하면서 ‘혁신 추진 태스크포스(TF)’ 신설도 주문했다.

15일에는 상반기 정기인사를 실시하기에 앞서 출산 등 휴·복직자만을 대상으로 1월 중 인사발령을 실시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통상 1월 중순께 정기 인사를 실시하지만 노조와의 갈등 장기화로 인사 지연은 예상된 문제였다. 이달 20일 임상현 수석부행장(전무이사), 배용덕·김창호·오혁수 부행장의 임기가 만료되고 다음달 20일에는 최현숙 부행장의 임기가 끝이 난다.

이번 인사발령은 정기인사의 불가피한 지연에 직원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라는 윤종원 행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게 은행 측의 설명이다.

노조 측은 윤 행장이 ‘낙하산 인사’라며 출근 저지 투쟁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대화의 상대는 윤 행장이 아닌 정부와 여당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인사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열린 노조 조합원 대토론회에서 행장 저지 투쟁 기조를 이어가는 것에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윤 행장과 노조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갈등이 길어질수록 경영 차질은 불가피하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 노조의 투쟁에 불을 지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며 “변화가 필요하면 외부에서, 안정이 필요하면 내부에서 발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종원 행장은)경력 면에서 전혀 미달하는 바가 없다”면서 “내부 출신이 아니라고 비판해선 안된다.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기업은행의 발전과 기업은행이 해야 할 중소기업 지원이랄지 그런 역할을 활발히 할 수 있을지는 보는 관점에서 이번 인사를 봐달라”고 말했다.

이에 노조 측은 즉각 성명서를 내고 “내부 출신이 아니라고 반대하는 것이라는 대통령의 말씀은 그 전제부터 틀렸다”며 “금융을 정치에 편입시키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윤 행장은 은행업과 금융업 근무 경력이 전혀 없기 때문에 낙하산 인사라고 규정한다”고 밝혔다.

노조의 투쟁이 장기화돼 오는 4월 총선까지 지속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과 직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중소기업 지원과 혁신 금융 선도 등의 국책은행의 역할에도 구멍이 뚫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투쟁이 장기화 되는 것은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는 결과가 아니다”라며 “윤 행장과 노조, 정부 모두 갈등 해결을 위한 출구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한재희 기자 han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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