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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1.4조원 ‘팔자’···외국인, 현대차 ‘매도폭탄’ 이유는

1년새 1.4조원 ‘팔자’···외국인, 현대차 ‘매도폭탄’ 이유는

등록 2019.12.26 07:30

허지은

  기자

이달 들어 2425억원 추가 매도신용등급 강등 등 불안요인 상존“포트폴리오 재편vs내년 부진 예상”

현대차가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 공세에 몸살을 앓고 있다. 3분기 실적 쇼크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4분기 예정 중이던 신차 출시마저 지연되며 단기 실적 모멘텀이 사라졌다는 점이 매도세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6년만의 신용등급 강등 굴욕까지 맞은 현대차가 2020년 반등에 성공할지,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는 전일대비 0.41%(500원) 내린 12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초 11만4000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지난 6월 11일(14만3500원) 연고점을 찍은 뒤 하반기 들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일에는 장중 11만7500원까지 밀리며 연중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1년새 1.4조원 ‘팔자’···외국인, 현대차 ‘매도폭탄’ 이유는 기사의 사진

주가 하락세는 외국인이 견인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23일까지 현대차에 2425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 중이다. 올해 외국인이 팔아치운 현대차 주식은 1조3879억원 어치에 육박한다. 팔자 행진이 지속되며 외국인의 현대차 지분율은 지난해 연말 45.8%에서 이달들어 40%로 8년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매도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단기 실적 악화가 꼽힌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3785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예상치(1조664억원)를 크게 밑돌았다. ‘세타2' 엔진 결함에 따른 충당금 9000억원이 비용으로 반영된 결과다. 작년 최악의 어닝쇼크에 따른 낮은 기저로 영업익은 전년동기대비로는 31% 늘었지만 전분기대비로는 69.4% 둔화됐다.

현대차가 지난주 중장기 로드맵을 통해 공격적인 실적 목표치를 제시했지만 외인 매도세는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경상투자 및 신차개발에 41조원, 미래차 투자에 20조원 등 61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담은 ‘2025 전략’을 밝혔다. 향후 5년간 34조5000억원의 원가 절감을 통해 영업이익률도 8%까지 올린다는 계획이다.

외국인은 이같은 로드맵에 공감을 보이면서도 불확실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산업이 변혁기에 있고 규제 강화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시기임에는 동감하지만 회수시기가 불투명한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투자가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강화된 주주환원정책 및 본업의 수익성 향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4분기 전망도 녹록지는 않다. 현대차는 당초 지난달 말 공개 에정이던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 출시를 연기했다. 그랜저의 부분 변경 모델인 ‘더뉴그랜저’의 출시와 겹치며 생긴 일정 조율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일각에서는 초기 품질 문제로 양산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4분기는 기말 환율 상승에 따른 외화 충당부채 부담이 늘어났고 지난 9월 타결된 임단협 합의와 관련한 잔여 비용 인식이 남아있다”며 “GV80 출시 지연과 관련된 노이즈도 겹치며 시장예상치보다 부진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1년새 1.4조원 ‘팔자’···외국인, 현대차 ‘매도폭탄’ 이유는 기사의 사진

설상가상으로 현대차는 최고 신용등급 ‘AAA’ 지위마저 잃게 됐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25일 수시평가를 통해 현대차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AAA(부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11월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꾸며 강등 가능성을 시사한 지 1년 만이다.

한신평은 글로벌 시장에서 완성차 수요가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시장 부진이 치명적이라고 지적했다. 김호섭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중국내 점유율이 오랫동안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실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 등이 더해지며 등급 하방 압력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매도세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국 판매 실적 부진과 세타2 엔진 결함 문제 등 비용 문제가 있었지만 완성차 업계의 실적 모멘텀 척도로 불리는 신차 출시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팰리세이드를 시작으로 신형쏘나타(3월), 베뉴(7월), 더뉴그랜저(11월) 등 올해 출시작들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는 설명이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현대차와 기아차가 엔진 품질 비용으로 인해 실적이 크게 부진했던만큼 4분기에 어느 만큼의 실적을 보이느냐에 따라 신차 싸이클에 대한 기대치가 다시 되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용진 연구원은 “2020년 출시될 신차인 아반떼, G80, GV70 성과에 따라 주가 모멘텀이 반영될 것”이라며 “2019년 실적 개선을 견인한 SUV 비중 확대 추세도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허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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