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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재서 기자
등록 :
2019-11-20 16:11

“인센티브까지 걸었는데”…KDB생명 매각 난항에 난감해진 이동걸

참여 저조해 예비입찰 일정 못 잡아
KDB생명 경영 체질 개선에는 성공
역마진 우려·증자 부담 매각 걸림돌
회사 향한 부정적 전망도 난항 요소

그래픽=강기영 기자

산업은행의 KDB생명 매각 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으로 감지됐다. 보험 업황이 좋지 않은데다 회사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지 않은 탓이다. 이동걸 회장으로서는 경영진에게 최대 45억원의 매각 인센티브를 약속하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현 시점엔 목표 달성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 예비입찰 일정을 잡지 못해 고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의 참여가 저조한 가운데 인수 의향을 내비친 잠재 후보자마저도 시간을 더 달라며 확답을 미루고 있어서다.

특히 산업은행은 금융지주와 사모펀드를 비롯한 인수 후보군에 투자설명서(IM)를 배포했으나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곳은 사모펀드 등 일부에 불과하다는 후문이다.

이로 인해 일정도 소폭 미뤄졌다. 당초 산업은행은 11월초 투자의향서 접수와 숏리스트(입찰적격자) 압축 등 절차를 거쳐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이대로라면 지연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짙다.

그래도 산은 측은 이달말까지 예비입찰을 받은 뒤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발표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KDB생명 보통주 8800만주와 함께 경영권을 넘기는 조건이다.

산은의 KDB생명 매각 시도는 이번이 네 번째다. 산은은 지난 2010년 3월 금호그룹을 지원하고자 6500억원에 KDB생명(당시 금호생명)을 사들였고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등 3회에 걸쳐 매각을 추진했지만 실패한 바 있다. 낮은 입찰가격 등이 원인이었다.

이에 산은은 매각 계획을 잠시 접은 채 KDB생명의 체질 개선에 주력해왔으며 올 들어 다시 매각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작년엔 이례적으로 외부 출신의 정재욱 사장을 투입해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그 결과 KDB생명은 2018년 64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도 발행해 지급여력(RBC)비율도을 2017년 12월말 108.5%에서 올 2분기 232.7%로 대폭 끌어올린 상태다. 상반기엔 3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여기에 이동걸 회장은 매각 성사 시 정재욱 사장 등에게 가격에 따라 최대 45억원의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경영진을 독려하기도 했다.

하지만 우호적이지 않은 외부 환경에 산은의 이 같은 노력이 빛을 발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역마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따라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것 역시 업계가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부분이다.

KDB생명을 향한 의구심도 완전히 걷히지 않았다. 나이스신용평가의 경우 지난 5월 이 회사의 장기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로 낮췄다. 지난해의 흑자는 일회성 이익에 따른 결과라는 진단에서다. 구조조정 여파에 직원이 줄고 보장성보험의 신규 계약 규모가 지난 2년간 전년 대비 역성장한 것도 이유였다.

다만 산은으로서는 공적자금을 회수하고 KDB생명에 대한 추가 자본 확충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매각을 성사시켜야 하는 입장이라 어떤 방식으로 난관을 풀어나갈지 시선이 모이고 있다.

국정감사 중 이동걸 회장은 “두 차례 유상증자를 포함해 KDB생명에 산업은행 자금 8000억원 정도가 투입됐다”면서 “조금 더 받으려 안고 있는 것보다 원매수자가 나왔을 때 파는 게 비용을 최소화하고 시장에도 좋다고 판단해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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