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의 계절, 예방접종은 필수, 감기에 비해 전신 몸살과 근육통, 고열이 심한 것이 특징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감염내과 홍효림 교수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결국 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기에 예방접종을 하고, 손 씻기를 철저히 하며 독감 유행기에는 가급적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의 방문을 줄이고, 증상이 있을 경우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독감과 감기는 어떻게 다른가?
감기는 대부분 감기바이러스, 예를 들면 리노바이러스, 아데노바이러스 등에 대한 상기도 감염이고,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원인균이 서로 다르다. 감기는 원인 바이러스가 다양하고, 간혹 세균이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감기와 독감은 같은 호흡기 감염증으로 증상이 비슷해 구별하기 쉽지 않지만 독감은 감기에 비해 전신 몸살과 근육통, 고열이 심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감기는 연중 발병하지만 대개 독감은 11월에서 다음해 3~4월까지 겨울에서 초봄까지가 유행기다. 늦은 봄, 여름, 가을에는 독감이 흔하지 않다. 독감이 겨울에 유행하는 이유는 겨울에는 실내생활이 많아서 한정된 실내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일 경우가 많고, 난방 등으로 호흡기가 건조해지며, 바이러스가 저온에서 장기생존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독감 유행기에 감기증상이 있고 전신 몸살과 고열증상이 심하다면 독감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진료를 받아야 한다.
▷독감예방접종은 언제, 어떤 접종을 해야 하나?
독감항체는 백신을 맞은 후 2주~4주 정도 지나야 항체가 생긴다. 따라서 매년 10월 중순에서 11월 초에는 독감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독감은 부비동염, 중이염 또는 폐렴 등의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특히, 65세 이상의 어르신이나, 6세 이상의 영유아들은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건복지부는 매년 생후 6개월~12세 어린이와 65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무료 예방접종을 지원하고 있고, 특히 올해부터는 태아와 출생 6개월 미만의 영아를 보호하기 위해 임신부까지 무료 접종이 확대되었다. 만 13세 이상 18세 소아청소년은 독감 우선 접종 권장대상이기는 하나, 무료접종 대상자는 아니다.
또한 임신부와 당뇨대사질환이나 만성폐질환, 만성심장질환자, 만성 간 질환자, 만성 신 질환자, 신경-근육 질환자, 혈액-종양 질환자, 당뇨환자, 면역저하자 등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독감예방접종이 필요하다.
또한 이들 환자들을 진료하는 의료진과 함께 거주하는 가족, 6개월 미만의 영아를 돌보는 자들도 우선접종 권장 대상이다.
특히, 60세 이상 어르신이나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독감예방접종 시에 폐구균접종을 함께 하기를 권한다. 독감에 걸린 후에 2차로 세균성 폐렴이 오는 경우가 많고, 폐구균접종을 통해 이를 어느 정도 줄이고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감예방접종과 마찬가지로 65세 이상은 관할 보건소에서 무료 접종할 수 있다.
▷ 독감예방접종은 누구나 똑같은 주사를 맞아야 하나?
매년 WHO(세계보건기구)에서는 그 해에 유행이 예상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고려하여 A형 인플루엔자 2가지와 B형 인플루엔자 항원형을 포함한 인플루엔자 백신제조를 권고한다. 이 권고에 따라 백신제조회사에서 백신을 생산하게 되는데, 백신에는 주사로 맞는 사백신과 코에 분무하는 생백신이 있다.
사백신과 생백신은 둘 다 효과는 비슷하다. 예방효과는 70~90%정도인데 대개 80%정도이면 매우 효과가 좋은 백신에 속한다. 사백신은 부작용이 적어 일반적으로는 주사로 맞는 사백신을 접종한다. 주사로 맞는 사백신은 생후 6개월 이후부터 가능하고 코에 분무하는 생백신은 2세 이후부터 가능하다. 생후 첫 예방접종일 경우 1달 간격으로 2회 접종해야 하며, 코에 분무하는 생백신의 경우, 천식이 있는 어린이에게는 사용하지 않도록 권한다.
사백신은 다시 3가백신과 4가백신으로 구분되는데, 3가백신에는 A형 인플루엔자2개 B형 인플루엔자 1개가 들어있고, 4가백신에는 A형 인플루엔자 2개, B형 인플루엔자 2개가 들어있다. 효과나 방어력은 비슷하지만 4가백신의 경우 B형 인플루엔자 커버력이 좀 더 넓은 편이다. 대체로 초겨울에는 A형 인플루엔자가, 초봄에는 B형 인플루엔자가 많이 나타난다. 대부분 3가백신을 접종하지만, 때로 ‘좀 더 비싸지만 좋은 백신’이라고 제안하는 경우가 있다면 4가백신일 것이다.
▷ A형 인플루엔자와 B형 인플루엔자는 무엇인가?
독감에는 A,B,C 세 종류의 인플루엔자가 있다. 사람에게 문제가 되는 인플루엔자는 A와 B형이다. A형 인플루엔자는 바이러스 표면의 H항원과 N항원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아형으로 다시 나뉜다. HA는 바이러스가 감염시키는 사람 세포에 부착하는 역할을 하며 H1~H16가지 16개 아형이 있다. NA는 이미 감염시킨 세포에서 다른 세포로 이동하기 위해 바이러스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하는 기전을 갖는다. N1~9까지 9가지 아형이 있다.
예를 들어 조류독감은 H5N1, 2009년에 대유행을 한 신종인플루엔자는 H1N1으로 모두 A형 인플루엔자의 아형이다. 만약, 바이러스 변이로 인해 그동안 발생했던 아형이 아닌, 새로운 바이러스가 탄생하게 되면 대유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대변이가 자주 일어나지는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현재의 항바이러스제로 치료가 가능하다.
▷ A형인지 B형인지는 어떤 검사로 알 수 있나?
독감을 진단하는 검사방법으로는 신속항원검사, 세포배양검사, 유전자검사 3가지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검사는 면봉으로 코 안이나 입 안 인두부의 분비물을 채취하는 신속항원검사이다. 검사시간이 15분~30분 이내이며 결과를 빨리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인플루엔자 감염이 있다는 것만 알 수 있고 구체적으로 어떤 아형의 바이러스인지 구분할 수는 없다.
인플루엔자 PCR법은 유전자 검사로 어떤 아형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인지 정확히 알 수 있지만 검사 시간이 오래 걸리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세포배양검사는 수 일이 걸리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주로 사용되며 실제 진단에서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 독감에 걸리면 어떻게 치료하나 ?
독감치료를 위해서는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야 한다. 경구용으로 복용하는 타미플루와 주사로 투여하는 페라미플루, 호흡기로 흡입하는 리렌자 같은 것이다. 대개 임상에서는 타미플루와 페라미플루를 많이 쓴다.
두 약제는 열이 떨어지는 시기나 증상이 좋아지는 시기는 비슷하지만 타미플루는 5일간 복용해야 하며, 주사제는 1번만 투여하면 된다. 페라미플루가 위장장애와 같은 약제투여로 인한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지만 가격이 좀 비싸다.
이러한 항바이러스제는 증상이 생기기 시작해서 48시간 이내에 투여를 해야 발열과 전신증상의 기간을 단축시키는 효과를 빠르게 볼 수 있으므로, 증상이 있을 경우 가능한 빨리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10세 이상 소아청소년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했을 때 이상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보고되기도 했다. 작년부터 10세 이상 소아나 청소년들이 항바이러스제를 복용할 때는 적어도 이틀간은 보호자와 함께하면서 이상행동을 관찰하라는 보호자 주의사항이 명시된다. 때로 건강한 젊은이라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지 않고 보존적 치료만으로 회복되기도 한다.
▷ 감기는 대개 동네 병원에서 치료하는데 어떤 경우에 상급종합병원으로 가야 하나?
독감 유행기에는 질병관리본부에서 전국적으로 관리하기 때문에 대부분 1차병원에서 진료 받으면 된다. 다만, 당뇨대사질환이나 만성폐질환, 심장, 신장 질환 등의 기저질환이 심한 사람이나 암환자, 이식환자 등 면역저하가 심한 환자의 경우, 증상이 오래 지속되면 상급종합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대부분 환자의 상태를 파악해 1차병원에서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권고하기 때문에 의사권고에 따르면 된다.
▷ 독감예방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적절한 시기에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나 노약자, 고위험군 대상자인 경우에 더욱 필요하다. 그리고 너무 기본적이지만 손 씻기는 매우 중요하다. 가능한 비누나 손소독제를 사용해서 씻는 것이 좋다.
면역이 약한 사람은 가능한 사람 많은 곳 방문을 피하고 기침을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다. 겨울철에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자주 휴식하며 따뜻한 물과 차를 마시는 것도 좋다. 모든 병은 면역성과의 싸움이므로 평소에 적당한 운동으로 몸의 면역성을 키우는 노력도 필요하다.
홍효림 교수는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내과 전공의,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전임의를 거쳐 현재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감염내과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 대한화학요법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대한백신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대구 홍성철 기자 newswaydg@naver.com
뉴스웨이 강정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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